2024/11 282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幽 懷 (유 회) 마음속 깊이 품은 생각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幽 懷 (유 회) 마음속 깊이 품은 생각 危鬢千莖白雪(위빈천경백설)듬성듬성한 귀밑털 천 올은 흰 눈이 내린 듯 하고 寬心一曲玄琴(관심일곡현금)마음을 너그럽게 해주는 것은 거문고 한곡조 라네 樂事花前獨酌(악사환전독작)즐거운 일은 꽃 앞에서 홀로 술 마시는 것이니 幽懷月下孤吟(유회월하고음)마음속 깊이 품은 생각을 달빛 아래 홀로 읊는 구나

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西磵草堂偶吟(서간초당우음) 서쪽 시냇가에 있는 초가집에서 언뜻 떠올라 읊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西磵草堂偶吟(서간초당우음)서쪽 시냇가에 있는 초가집에서 언뜻 떠올라 읊다 石室先生一角巾(석실선생일각건)석실 선생이 머리에 일각건을 쓰고는 暮年猿鶴與爲羣(모년원학여위군)늘그막에 원숭이 학과 더불어 무리를 짓네 秋風落葉無行跡(추풍낙엽무행적)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들로 발자취도 남지 않으니 獨上中臺臥白雲(독상중대와백운)홀로 중대사에 올라 흰 구름 속에 드러눕네

蛟山 許筠(교산 허균). 杏山(행산) 행산에서

蛟山 許筠(교산 허균).   杏山(행산)  행산에서 遠客愁無睡(원객수무수)먼 길 나그네 시름겨워 잠도 오지 않고新凉入鬢絲(신량입빈사)올 해의 차가운 바람은 귀밑머리 찾아든다雁聲天外遠(안성천외원)기러기 소리 하늘 밖에 멀어지고蟲魚夜深悲(충어야심비)밤 깊어 벌레소리 처량하게 들려온다勳業時裝晩(훈업시장만)공업을 세우기에는 때 장차 늦어지고魚樵計亦遲(어초계역지)어부와 나뭇꾼으로 돌아갈 계획도 늦어진다起看河漢轉(기간하한전)일어나 바라보니 은하수는 돌아가고曉角動城埤(효각동성비)새벽 고동소리는 성벽에 요동치는 구나

교산 허균(1569) 2024.11.29

石洲 權韠(석주 권필). 夜雨雜詠 3(야우잡영 3) 내리는 밤비에 이것저것 읊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夜雨雜詠 3(야우잡영 3)내리는 밤비에 이것저것 읊다 昨日喧喧歌舞場 (작일훤훤가무장)지난날 떠들썩하게 노래와 춤을 즐기던 곳 只今荊棘露沾裳 (지금형극로첨상)지금은 가시나무만 무성해 이슬이 바지를 적시네. 世間萬事皆如此 (세간만사개여차)인간 세상의 온갖 일이 모두 이와 같으니 莫怪書生鬢髮蒼 (막괴서생빈발창)이 선비의 귀밑털과 머리털이 센 것을 괴이怪異하게 여길 것 없네.

象村 申欽(상촌 신흠). 江陰縣獨坐(강음현독좌) 강음현에 홀로 앉아

象村 申欽(상촌 신흠).    江陰縣獨坐(강음현독좌) 강음현에 홀로 앉아 世道有如此(세도유여차)세상 도리는 이러함이 있는데 天心知若何(천심지약하) 하늘의 마음은 대체 어떠한지 알겠는가才雖慙報主(재수참보주) 재주는 임금님께 보답 못함 부끄러워도國耳敢言家(국이감언가) 국사에 전념할 뿐 가사를 감히 말하리오古縣人烟盡(고현인연진) 옛 고을에는 사람의 자취 다하였고空林鬼火多(공림귀화다) 빈숲에는 도깨비불 자주 나타나는구나危途無限意(위도무한의) 위험한 세상 길 무한한 생각에獨立望京華(독립망경화) 나 홀로 서서 서울을 바라보고 있노라

상촌 신흠(1566) 2024.11.29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湖亭夕照卽事(호정석조즉사) 호숫가 정자에서 저녁 햇빛 비칠 때 보이는 대로 짓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湖亭夕照卽事(호정석조즉사)호숫가 정자에서 저녁 햇빛 비칠 때 보이는 대로 짓다 落日亭亭掛浦樹(낙일정정괘포수)저무는 해가 우뚝하게 물가 나무에 걸려 있으니 銀波萬里橫金柱(은파만리횡금주)은물결 아득히 굼실거리는데 금빛 기둥이 가로지르네 餘霞散盡紅霧消(여하산진홍무소)남은 노을도 다 사라지고 붉은 안개마저 걷히니 天際輕陰漸薄暮(천제경음점박모)하늘 끝 엷게 낀 구름도 점점 어둑어둑해지네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七夕日送人(칠석일송인) 칠석날에 사람을 배웅하며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七夕日送人(칠석일송인) 칠석날에 사람을 배웅하며 立馬都亭共一巵(입마도정공일치)객사에 말 세우고 술 한 잔 나누는데 疏桐葉落早秋時(소동엽락조추시)듬성듬성한 오동잎 떨어지는 이른 가을이로다 人生莫作臨岐恨(인생막작임기한)세상 살아가면서 갈림길에서 한 스러워 하지 말아야 하니 天上今朝亦別離(천상금조역별리)하늘 위에서도 오늘 아침에 또한 헤어졌다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漾碧亭八詠 2[양벽정팔영 2] 양벽정 8가지 경치. 淸溪夕照[청계석조] : 맑은 시내의 저녁 햇빛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漾碧亭八詠 2[양벽정팔영 2] 양벽정 8가지 경치淸溪夕照[청계석조] : 맑은 시내의 저녁 햇빛 天畔離離紫翠堆[천반리리자취퇴] : 하늘 가에 또렷하게 자주와 비취빛 쌓이고 回頭已失半邊赤[회두이실반변적] : 머리 돌리니 이미 가의 절반이 붉게 바뀌네. 高峯定有閒道人[고봉정유한도인] : 높은 봉우리엔 한가한 도인이 편안히 지내며 日日無心點周易[일일무심점주역] : 매일 매일 생각 마음 없이 주역을 검사하네.  夕照[석조] : 저녁 때 넘어가는 불그레한 햇빛.離離[이리] : 여럿의 구별이 또렷한 모양.周易[주역] : 유교경전인 삼경의 하나로,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인 동시에 가장 난해한 글로 일컬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