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4 10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己未人日吟(기미인일음) 기미년 인일에 읊다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己未人日吟(기미인일음) 기미년 인일에 읊다 人日初暾天氣勁(인일초돈천기경)인일이 아침 해와 하늘에 나타난 조짐이 굳세면 人言其驗下民殃(인언기험하민앙)사람들은 그 기미가 백성의 재앙이라고 말하네 願言聖上回災沴(원언성상회재려)바라건대 임금께서는 재앙을 돌리시어 甘雨和風遍四方(감우화풍편사방)단비와 화창한 바람이 사방에 두루 미치게 해 주소서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隋城夜聞笛(수성야문적) 수원성에서 한밤중에 피리 소리를 들으며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隋城夜聞笛(수성야문적)수원성에서 한밤중에 피리 소리를 들으며 隋城春夜月輪孤 (수성춘야월수고)봄밤 수원성水原城 위에 둥근 달이 외롭게 떠 있는데 橫笛驚飛城上烏 (횡적경비성상오)피리를 불자 성城 위에 있던 새들이 놀라서 날아가네. 一自關山胡馬後 (일자관산호마후)변경邊境의 산에서 오랑캐의 말을 타다 한 번 돌아온 뒤로는 曲中猶恐奏單于 (곡중유공주단우)곡조曲調 속에 아직도 흉노匈奴의 노래를 불까 두렵구나.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送勉夫之勉叔謫所 4(송면부지면숙적소 4)면숙의 유배지로 가는 면부를 배웅하며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送勉夫之勉叔謫所 4(송면부지면숙적소 4)면숙의 유배지로 가는 면부를 배웅하며  去年分手悲何奈 (거년분수비하내)지난해 헤어지는 슬픔에 어찌하였을까. 此日相逢樂更加 (차일상봉락경가)오늘 서로 만나면 즐거움이 더욱 더하리라. 夜雨寒燈蕭瑟處 (야우한등소슬처)밤비 내리고 쓸쓸히 비치는 등불 아래 으스스하고 스산한 곳이지만 還應忘却在長沙 (환응망각재장사)유배지流配地에 있다는 것도 마땅히 잊겠구려.

澤堂 李植( 택당 이식). 龍 井(용 정) 용 우물

澤堂 李植( 택당 이식).   龍 井(용 정) 용 우물 高陵迤中野(고능이중야) : 높은 언덕 비탈져 들판까지其下龍所宅(기하룡소댁) : 그 아래에 용이 사는 곳有冽百丈泉(유렬백장천) : 백 길도 넘는 차가운 샘물瀦爲千畝澤(저위천무택) : 웅덩이가 천 이랑의 못이 되었다旁有仇池穴(방유구지혈) : 곁에는 높은 샘, 구지혈이 있도다分流兩不隔(분류량부격) : 갈라진 물줄기 나란히 흘러내려津津溢溝澮(진진일구회) : 찰랑찰랑 도랑을 넘쳐흐른다.渺渺開阡陌(묘묘개천맥) : 아득히 넓은 들판 열어나가湯憂不爲減(탕우부위감) : 탕우의 가뭄에도 줄어들지 않았다.鯀汨不爲逆(곤골부위역) : 곤골의 홍수에도 범람하지 않았도다.嗟龍之所爲(차룡지소위) : 아 그런데 용이 행한 일 보면爻象同太易(효상동태역) : 그 자취 어쩌면 태허의 ..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雪後偶吟(설후우음) 눈내린 위에 우연히 읊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雪後偶吟(설후우음) 눈내린 위에 우연히 읊다 雪後陰雲擁四方(설후음운옹사방)눈 내린 뒤에 먹구름이 사방을 에워싸니 老夫心況不平康(노부삼황불평강)늙은이 마음이 평안하지가 안하네 遙憐炙手朱門客(요연자수주문객)권문세가의 사람들을 멀리서 가엾게 여기니 自擬繁華天上郞(자의번화천상랑)스스로 번성하고 화려한 하늘 위 사내에 비기노라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除 夜 (제 야) 섣달 그믐날 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除 夜 (제 야) 섣달 그믐날 밤 寒燈一點伴人明(한등일점반인명)쓸쓸히 비치는 등불 하나가 사람을 짝 삼아 환한데 黙坐三更盡五更(묵좌삼경진오경)말없이 앉아 있으니 한밤중이 다하고 이른 새벽이 되었네 骨肉流離鄕國遠(골육유리향국원)부모 형제 이곳저곳으로 떠돌아다니고 고향은 멀기만 하니 天涯垂淚獨傷情(천애수루독산정)아득히 떨어진 타향에서 눈물 흘리며 홀로 마음 상하네

蛟山 許筠(교산 허균). 郭山東廂(곽산동상) 곽산의 동편 행랑

蛟山 許筠(교산 허균).   郭山東廂(곽산동상) 곽산의 동편 행랑 錦席奏哀絲(금삭주애사)비단 방석에 들려오는 애진한 거문고 소리胡姬復在玆(호희부재자)고운 오랑캐 계집 또다시 여기 있구나秋雲平海盡(추운평해진)가을구름 잔잔한 바다에 끝없이 깔리고瞑色赴杯遲(명색부배지)어둔 빛은 술잔에 더디 드는구나見慣人情熟(견관인정숙)익히 바라보니 인정이 친숙해지고驩終客意悲(환종객의비)즐거움이 다하니 나그네 마음 서글퍼 지는구나寒巖桂花在(한암계화재)차가운 골짜기에 계화가 피어 있으니招隱有新詩(초은유신시)숨어 사는 선비 불러 새로운 시나 지어보세

石洲 權韠(석주 권필). 宿高禪庵(숙고선암)고선암高禪庵 에서 묵으며

石洲 權韠(석주 권필).   宿高禪庵(숙고선암)고선암高禪庵 에서 묵으며 夕投巖寺近靑空 (석두암사근청공)저녁에 암자庵子에 묵으니 푸른 하늘과 가깝고 枕底蕭蕭落木風 (침저소소락목풍)바람 부니 베개 밑으로 쓸쓸하게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 들리네. 老釋不關塵土夢 (노석불관진토몽)노승老僧은 티끌세상의 꿈에 관계하지 않고 獨敲秋磬月明中 (독고추경월명중)홀로 밝은 달빛 속에 가을 경쇠를 두드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