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암 김창협(1651) 80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摩訶衍(마하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摩訶衍(마하연) 내금강에 있는 유점사(楡岾寺)의말사(末寺) 何限藤蘿外(하한등라외) 무성한 넝쿨 속을 벗어나니 諸天在上頭(제천재상두) 신선사는 하늘 머리 우에 드러나고 吾窮萬瀑到(오궁만폭도) 만폭동 근원 찾아오르니 僧閑一庵幽(승한일암유) 문 닫힌 암자에 중은 보이지 않아라 赤日香城雪(적일향성설) 붉은 해 중향성에 눈빛 뿌리는데 靑林桂樹秋(청림계수추) 숲속의 계수나무 가을빛 짙어小 遊貧爽氣(소유빈상기) 길지 않은 유람에 장쾌한 기운 탐내여 風鬢臥颼颼(풍빈와수수) 머리칼 흩날리며 누워서 바람소리 듣노라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陽智途中(양지도중) 양지를 지나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陽智途中(양지도중) 양지를 지나며 客行履秋晩 川途感蕭瑟 (객행이추만 천도감소슬 ) 熒熒遠岸菊 芃芃野田實 (형형원안국 봉봉야전실 ) 高原被夕風 衆響起非一 (고원피석풍 중향기비일 ) 以我靡及懷 薄此將頹日 (이아미급회 박차장퇴일 ) 前瞻杳難窮 却顧悵如失 (전첨묘난궁 각고창여실 ) 悠哉征夫勞 去去何時畢 (유재정부노 거거하시필 ) 나그네 늦은 가을 길을 가자니 강과 길에 느낌이 쓸쓸해라 반짝이네 먼 언덕의 국화 무성하네 들판의 과실들 높은 언덕은 저녁 바람에 헤쳐지니 여러 소리가 일어 하나가 아니네 나는 일정에 닿지 못할까 걱정 뿐인데 날은 흐려지고장차 해가 지려하네 앞을 보면 묘연히 어렵고 곤란하고 돌아보면 서글픔에 길 잃은듯 아득해라 길 떠난 사람의 고달픔 가고 또 가니 언제 끝날까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獨歸(독귀) 혼자 돌아오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獨歸(독귀) 혼자 돌아오며 樓中難作別(루중난작별) 누대에서 이별은 너무 어려워 江上復同舟(강상부동주) 강가 나와 다시 함께 배에 올랐소 及爾分攜處(급이분휴처) 그대와 헤어질 곳 에 이르니 彌深返棹愁(미심반도수) 물 깊을수록 돌아오는 노젓기 슬프기만 하여라 遙空雙鳥沒(요공쌍조몰) 아득히 빈 하늘에 한쌍의 새 물에 잠기고 荒峽片雲留(황협편운류) 거친 골짜기에 조각구름 머물러 있도다 長笛無情思(장적무정사) 길게 피리불며 우득커니 생각하며 嗚嗚遡晩流(오오소만류) 소리쳐 노래하고 저녁물살 거스러 올라 온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歸來亭疊前韻 1-2(귀래정첩전운 1-2)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歸來亭疊前韻 1-2(귀래정첩전운 1-2) 귀래정 첩전운 [ 제1수 ] 只道江湖勝(지도강호승) : 단지 강호가 아름답다 말하지만 誰知林壑幽(수지림학유) : 누가 숲 속 골짜기의 그윽함을 알리오 鷗來每不去(구래매불거) : 갈매기는 와서는 가지 않고 鶴立逈無愁(학입형무수) : 멀리 선 학은 근심도 없는 듯 賀老稽山宅(하노계산택) : 은 계산에 집짓고 살았고 玄眞霅水游(현진삽수유) : 는 삽수에서 놀았다 하네 從公願結社(종공원결사) : 그대와 함께 결사를 원하여 吾已具扁舟(오이구편주) : 내 이미 조각배를 준비해 두었지 [ 제2수 ] 不怪宦情少(불괴환정소) : 벼슬에 뜻 적음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 有玆江榭幽(유자강사유) : 강가 정자에 이러한 그윽한 멋이 있도다. 閉門深五柳(폐문심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詠田中羣鴈(영전중군안)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詠田中羣鴈(영전중군안) 밭 가운데 기러기 떼 萬里隨陽鴈(만리수양안) 만리 먼 길을 남으로 날아온 기러기 先霜發北邊(선상발북변) : 서리 내리기 전에 북쪽으로 떠나가리라 含蘆愁遠道(함로수원도) : 갈대를 머금고 먼 길 떠날 근심하며 啄穗下寒天(탁수하한천) : 이삭을 쪼으려 찬 하늘을 내려왔구나 顧影頻疑綱(고영빈의강) : 그림자 돌아보고 자주 그물인가 의심하고 聞聲誤怯弦(문성오겁현) : 소리 듣고 시위로 잘못 알아 겁내는구나 冥冥九霄意(명명구소의) : 아득히 먼 하늘에 마음 두고서도 終被稻梁牽(종피도양견) : 끝내 곡식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구나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曉發公州(효발공주)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曉發公州(효발공주) 새벽에 공주로 떠나며 層城含宿霧(층성함숙무) 겹겹한성에 묵은 안개자욱하고 曙色隱高樓(서색은고루) 새벽 햇살은 높은 누각에 숨어있다 水急長橋底(수급장교저) 물은 빠르게 긴 다리 아래로 흘러가고 人稀古渡頭(인희고도두) 옛 나룻터에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烏鴉初起堞(오아초기첩) 처음으로 까마귀가 막 성같퀴 에서 나오니 鸛鶴亂鳴洲(관학란명주) 모래톱에 황새와 학이 소란하게 울어 댄다 浩蕩悲吾道(호탕비오도) 분방하게 내길을 슬퍼 하면서도 長年只遠游(장년지원유) 장년이 되어 이제 멀리서 돌아다닐 뿐이로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敬次伯父下示韻 1-2 (경차백부하시운 1-2)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敬次伯父下示韻 1(경차백부하시운 1) 백부님이 내린 운으로 시 지어 終古難明去就眞(종고난명거취진) 예부터 나가고 물러나기 정말 어려워 權時處義孰停均(권시처의숙정균) 때 맟쳐 의로움에 처하는일 누가 공평했던가 餘生只覺深藏是(여생지각심장시) 남은 삶 깊은 곳에 은둔함이 옳음을 알았음이 達節還須是聖人(달절환수시성인) 절개를 아는 것이 바로 성인 이도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敬次伯父下示韻 2(경차백부하시운 2) 백부님이 내린 운으로 시 지어 數椽茅屋白雲中(수연모옥백운중) 몇 개의 서까래로 지은 띠집 흰 구름 속에 있는데 夢裏歸來四壁空(몽리귀래사벽공) 꿈속의 고향에 돌아오니 사방 텅 비어 있구나 回首東峰舊隱處(회수동봉구은처) 고개 돌린 동봉의 옛 은거한곳 바라보니 百年心事愧斯翁..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碧澗亭(벽간정) 벽간정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碧澗亭(벽간정) 벽간정 南崖多楓樹(남애다풍수) 남쪽 언덕에 단풍나무 울창한데 北崖多竹林(북애다죽림) 북쪽 언덕에는 대숲이 빽빽 하다 淸陰一澗合(청음일간합) 맑은 계곡 온 그늘을 덮고 中見綠潭深(중견록담심) 못 가운데 바라보니 물은 깊어라 植杖跂幽石(식장기유석) 지팡이 세우고 그윽한 돌에 걸터 앉으니 飛泉灑素襟(비천쇄소금) 폭포수 물은 흰 옷깃에 뿌려 진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江行(강행) 강을 걸으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江行(강행) 강을 걸으며 ​ 蒹葭片片露華盈(겸가편편로화영) 갈대 줄기줄기 이슬꽃 가득하고 蓬屋秋風一夜生(봉옥추풍일야생 초가집에 밤새껏 부는 가을바람 臥遡淸江三千里(와소청강삼천리) 맑은 강 삼천리 길을 누워서 오르니 月明柔櫓夢中聲(월명유노몽중성) 꿈결에 듣는 밝은 달빛, 노젓는 소리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竹林亭 十詠 1(죽림정 십영 1)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竹林亭 十詠 1(죽림정 십영 1) [ 제 1 수 ] 東嶺霽月(동령제월) 동쪽 고개 개인 달 夕霽臥遙帷(석제와요유) 저녁비 개여 기다란 장막 누우니 東峰綠煙歇(동봉록연헐) 동쪽 산 봉우리에 푸른 연기 사라진다 開簾滿地霜(개렴만지상) 주렴을 여니 땅에 가득히 서리 내려 竹上已明月(죽상이명월) 대나무 숲위엔 달이 이미 밝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