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암 이덕무(1741) 70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柴門有見(시문유견) 사립문에서 보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柴門有見(시문유견) 사립문에서 보다 短策誰家僕박(단책수가복)누구네 집 종이 짧은 채찍으로 駒驢小雨中(구려소우중)가랑비 속에 나귀를 모는가 問從那裡到(문종나리도)어디에서 왔느냐고 물으니 手指南山楓(수지남산풍)손으로 남산의 단풍을 가리키는 구나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塞下曲(새하곡) 변방의 노래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塞下曲(새하곡) 변방의 노래  都尉平明出(도위평명출)도위가 첫새벽에 나와서 手控滿月弓(수공만월궁)손수 보름달처럼 활을 당기네 翻身鳴鐵鏑(번신명철적)몸을 날쌔게 돌려 쇠촉을 울리니 一鴈落邊風(일안락변풍)기러기 한 마리다 변방의 바람에 떨어지는 구나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鴨綠江(압록강) 압록강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鴨綠江(압록강) 압록강 蘆筍尖尖燕學飛(로순첨첨연학비)갈대의 새싹은 뽀족하고 제비는 날기를 배우는데 江波縐綠染征衣(강파추록염정의)연푸른 강물결은 먼길 떠나는 사람의 옷을 물들이네 送人官妓多怊悵(송인관기다초창)사람을 배웅한 관기는 너무도 슬픈지 自拾汀花貼額歸(자습정화첩액귀)물가의 꽃을 손수 주워서 이마에 붙이고 돌아가는 구나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遼陽蔚遲塔(요양울지탑) 요양의 울지탑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遼陽蔚遲塔(요양울지탑) 요양의 울지탑  風鈴四百響郞當(풍령사백향랑당)수많은 풍경에서 뎅그렁뎅그렁 소리 울려퍼지는데 白塔千年奇夕陽(백탑천년기석양)오랜 세월이 지난 흰 탑은 저무는 해에 기대고 있네 原草尙餘當代綠(원초상여당대록)언덕의 풀에는 당나라의 푸른빛이 여전히 남아 있으니 行人立馬話文皇(행인립마화문황)길가는 사람이 말을 세우고 당나라 태종을 이야기 하는구나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十三山(십삼산) 13 산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十三山(십삼산) 13 산  田中盡日一山無(전중진일일산무)밭 가운데로 온종일 산 하나 없더니 忽得姸峯馬首孤(홀득연봉마수고)갑자기 아름다운 봉우리가 말의 머리 앞에 나타나네 去去揮鞭如欲拾(거거휘편여욕습)채찍을 휘두르며 줄곧 가면서 무엇을 주우려 하니 颯然平地落花跗(삽연평지락화부)가볍고 시원한 바람에 꽃이 평지에 떨어지는구나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偶 題 1(우 제 1) 우연히 쓰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偶 題 1(우 제 1) 우연히 쓰다 浮生鮮得刹那安(부생선득찰나안) 덧없는 인생이라 잠시의 편암함도 얻기 힘들어서 淹殺辛醎又苦酸(엄살신함우고산) 맵고 짠 것이 사라지니 또 쓰고 시네 任運騰騰皆順境(임운등등개순경)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고 오르고 또 오르면 모두 순조로울 것이니 何難八十一番難(하난팔십일번난) 여든한 번의 어려움이 무엇이 어렵다 하겠는가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星州途中(성주도중)성주로 가는 도중에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星州途中(성주도중) 성주로 가는 도중에 駿馬春風千里餘(준마춘풍천리여) 봄바람 속에 준마타고 머나먼 길을 가니 輕裝臈藥奚囊儲(경장납약해낭저) 납육과 약을 가볍게 꾸려서 종이 자루에 넣었네 世人爭道飛仙好(세인쟁도비선호) 세상 사람들은 찰방을 날아다니는 신선이라고 다투어 말한는데 不識兼銜是檢書(불식겸함시검서) 내가 겸직한 것이 검서 임을 모르는 구나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燈夕飮尹仁之宅(등석음윤인지택) 4월 초파일에 윤인지 댁에서 술을 마시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燈夕飮尹仁之宅(등석음윤인지택) 4월 초파일에 윤인지 댁에서 술을 마시다 丹鳳門西萬柳枝(단봉문서만유지) 단봉문 서쪽에 수많은 버들가지 늘어지고 城高北斗閃朱旗(성고북두섬주기) 성은 북두칠성처럼 높아 붉은 깃발이 나부끼네 君家易識復難忘(군가역식복난망) 그대의 집은 알기는 쉬워도 다시 잊기는 어려우니 來把盈盈燈夕巵(래파영영등석치) 찾아와서 초파일의 가득 찬 술잔을 쥐었구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桂山夜話(계산야화) 계산에서 밤에 나눈 가벼운 이야기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桂山夜話(계산야화) 계산에서 밤에 나눈 가벼운 이야기 百年甘作信天翁(백년감작신천옹) 한평생 달갑게 신천옹이 되었으니 飮啄無關雨與風(음탁무관우여풍)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마시고 쪼는 데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네 各氣一分消未得(각기일분소미득) 객쩍게 부리는 하찮은 혈기도 삭이지 못해 有時來往酒人中(유시래왕주인중) 이따금 주당들 사이를 오가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