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牧隱 李穡(목은 이색) 123

牧隱 李穡(목은 이색). 차매화시(借梅花詩)시로써 매화를 빌리다

牧隱 李穡(목은 이색). 차매화시(借梅花詩)시로써 매화를 빌리다 春來病骨轉辛酸 (춘래병골전신산)봄이 오니 허약한 몸이 더욱더 힘들고 고생스러워 尙怯東風料峭寒 (상겁동풍료초한)아직도 봄바람이 겁이 나는 것은 살을 찌르는 듯한 추위가 생각나서라네. 淸興自知餘少許 (청흥자지여소허)맑은 흥취興趣가 조금 남은 것을 스스로 알아서 吟成一絶借梅看 (음성일절차매간)절구絶句 한 수 읊으며 매화를 빌려 바라보네.

牧隱 李穡(목은 이색). 절 구 2(絶 句 2) 절구

牧隱 李穡(목은 이색). 절 구 2(絶 句 2) 절구 一燈危坐五更闌 (일등위좌오경란) 등불 하나 켜고 새벽녘까지 몸을 바르게 하고 앉아 四句長吟一字難 (사구장음일자난) 네 구절 길게 읊으니 글자마다 어렵네.莫道詩工無所用 (막도시공무소용) 시 짓는 일이 쓸데없다고 말하지 말게.却勝鍊藥欲乘鸞 (각승연약욕승란) 단약丹藥 지어 신선神仙이 되려는 것보다는 도리어 낫네.

牧隱 李穡(목은 이색). 絶 句 1( 절 구 1 ) 절구

牧隱 李穡(목은 이색). 絶 句 1( 절 구 1 ) 절구 山寺暝鐘鳴出雲 (산사명종명출운)산속에 있는 절의 저녁 종소리는 구름 밖에서 울리고 山前僧影帶斜曛 (산전승영대사훈)산 앞쪽에 서 있는 스님의 그림자는 저녁 햇빛을 띠었네. 依然當日讀書處 (의연당일독서처)전과 다름없이 그날 책을 읽던 곳처럼 萬壑松風終夜聞 (만학송풍종야문)첩첩이 겹쳐진 많은 골짜기에 솔바람 부는 소리 밤새도록 들리네.

牧隱 李穡(목은 이색). 제상천암(題霜泉菴) 상천암 에 쓰다

牧隱 李穡(목은 이색). 제상천암(題霜泉菴) 상천암 에 쓰다 自分山中衲子嘗 (자분산중납자상)내 몸소 산속에서 승려처럼 살았을 때 甘如崖蜜冷如霜 (감여애밀랭여상)달기는 낭떠러지의 꿀 같았고 차기는 서리 같았네. 夜深嗚咽非無意 (야심오인비무의)깊은 밤에 목메어 우는 것은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政是人間沸火湯 (정시인간불화탕)정말로 인간 세상에서는 불에 끓인 물을 또 끓여대기 때문이네.

牧隱 李穡(목은 이색). 자 영(自 詠) 스스로 읊다

牧隱 李穡(목은 이색). 자 영(自 詠) 스스로 읊다 憂病相仍已七年 (우병상잉이칠년)근심과 병이 서로 따른 지 이미 7년이나 지났으니 自憐殘喘尙綿綿 (자련잔천상면면)거의 죽게 된 목숨 아직도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 스스로 불쌍하네. 端知不蓄終身艾 (단지불축종신애)죽을 때까지 약쑥 쌓아 두지 못할 것을 제대로 알기에 爲讀鄒書講浩然 (위독추서강호연)맹자孟子』를 읽으면서 호연지기浩然之氣나 배우네.

牧隱 李穡(목은 이색). 중 구(重 九) 중양절重陽節

牧隱 李穡(목은 이색). 중 구(重 九) 중양절重陽節 與客携壺杜紫微 (여객휴호두자미)손님과 함께 술병 들고 오르던 두목杜牧은 風流文彩照當時 (풍류문채조당시)풍류風流와 문장의 아름다운 광채가 그때를 환하게 밝혔네. 誰知牧隱登高處 (수지수은증고처)누가 알까, 내가 오르는 높은 곳에는 只有黃花一兩枝 (지유황화일양지)겨우 누런 국화꽃 한두 가지만 있을 줄을….

牧隱 李穡(목은 이색). 卽事(즉사) 본대로 느낀대로

牧隱 李穡(목은 이색). 卽事(즉사) 본대로 느낀대로 幽居野興老彌淸(유거야흥노미청) : 호젓이 사는 시골 흥취 늙을수록 맑아져恰得新詩眼底生(흡득신시안저생) : 흡사 새로운 시가 눈앞에서 생겨나는구나.風定餘花猶自落(풍정여화유자락) : 바람은 잦아도 남은 꽃은 저절로 떨어지고雲移小雨未全晴(운이소우미전청) : 구름 옮겨가도 가랑비 남아 개이지 않는구나.墻頭粉蝶別枝去(장두분접별지거) : 담장 위의 흰나비는 나뭇가지 떠나 사라지고屋角錦鳩深樹鳴(옥각금구심수명) : 처맛가 산비둘기 우거진 나무속에서 울어댄다.齊物逍遙非我事(제물소요비아사) : 과 는 내 일이 아니니鏡中形色甚分明(경중형색심분명) : 거울 속 내 형색이 매우 분명해 보이는구나.

牧隱 李穡(목은 이색). 정사동(丁巳冬) 정사년丁巳年 겨울에

牧隱 李穡(목은 이색). 정사동(丁巳冬) 정사년丁巳年 겨울에 寸寸强弓不易彎 (촌촌강궁불이만)탄력이 센 활은 한 치 한 치 당기기가 쉽지 않고 行年半百轉辛酸 (행년반백전신산)먹은 나이가 50이 되니 더욱더 힘들고 고생스럽네. 南窓坐擁紬衾煖 (남창좌옹주금난)남쪽으로 난 창 아래 앉아 따뜻한 명주 이불 덮었는데 今夜寒於昨夜寒 (금야한어작야한)오늘 밤 추위는 어젯밤 추위보다 더하네.

牧隱 李穡(목은 이색). 견 ( 犬 ) 개

牧隱 李穡(목은 이색). 견 ( 犬 ) 개 馬健牛豪各有施 (마건우호각유시)튼튼한 말과 기운 센 소는 각각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만 守門防盜犬爲宜 (수문방도견위의)문을 지키고 도둑을 막는 데는 개가 제격이네. 傳書救火知仁義 (전서구화지인의)편지를 전하고 불을 꺼 어짊과 의로움도 알았거니와 弊蓋遺謨萬古垂(폐개유모만고수)해진 덮개의 가르침은 아주 오랜 세월 전해지리라.

牧隱 李穡(목은 이색). 견주도중(見州途中) 견주로 가는 도중에

牧隱 李穡(목은 이색). 견주도중(見州途中) 견주로 가는 도중에 截然三嶺揷靑天 (절연삼령삽청천)깎은 듯이 우뚝우뚝 솟은 세 봉우리는 푸른 하늘을 찌르는데 峻路長氷馬不前 (준로장빙마불전)험준한 길이 온통 얼어붙어서 말도 나아가지 못하네. 落日孤村烟火絶 (락일고촌연화절)해 저무는데 외딴 마을에는 저녁연기도 나지 않으니 箇中情興有誰傳 (개중정흥유수전)이 가운데 생겨나는 흥취興趣는 누구에게 전해야 하나

牧隱 李穡(목은 이색). 再過浮碧樓 (재과부벽루 ) 다시 한 번 부벽루浮碧樓에 들르다

牧隱 李穡(목은 이색). 再過浮碧樓 (재과부벽루 )다시 한 번 부벽루浮碧樓에 들르다 驎去白雲窟 (린거백운굴)하루에 천 리를 달린다는 말은 흰 구름이 피어나오는 굴에서 떠났고 龍歸芳草洲 (룡귀방초주)용龍은 향기롭고 꽃다운 풀이 우거진 모래사장으로 돌아갔네. 江山如昨日 (강산여작일)대자연大自然은 어제와 같은데 有客獨登樓 (유객독등루)나그네 홀로 누대樓臺에 올랐네.

牧隱 李穡(목은 이색). 남 창(南 窓) 남쪽으로 난 창

牧隱 李穡(목은 이색). 남 창(南 窓) 남쪽으로 난 창 誰云北牖風 (수운불유풍)그 누가 북쪽으로 난 창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말했던가. 我愛南窓日 (아애남창일)나는 남쪽으로 난 창으로 비치는 햇빛을 사랑하네. 天道自循環 (천도자순환)하늘이 낸 도리道理는 스스로 잇따라 돌고 人情亦因物 (인정역인물)사람의 마음 또한 만물萬物 따라 변하네.

牧隱 李穡(목은 이색). 하일만제 3(夏日謾題 3) 여름날 생각나는 대로 쓰다

牧隱 李穡(목은 이색).   하일만제 3(夏日謾題 3)여름날 생각나는 대로 쓰다 雪灑石矼上 (설쇄석강상)징검다리 위에는 눈발이 떨어지고 氷懸巖竇中 (빙현암두중)바위 굴 속에는 고드름이 달렸네. 謾誇雙脚在 (만과쌍각재)함부로 두 다리 있다고 자랑하지만 誰解踏空濛 (수해답공몽)안개가 몹시 끼어 뽀얗고 자욱한 곳을 밟을 줄 누가 알까.

牧隱 李穡(목은 이색). 하일만제 2(夏日謾題 2) 여름날 생각나는 대로 쓰다

牧隱 李穡(목은 이색).    하일만제 2(夏日謾題 2)여름날 생각나는 대로 쓰다 麟出作春秋 (린출작춘추)기린麒麟이 나와서『춘추春秋』를 지었을까. 文成致麟至 (문성치린지) 춘추』가 이루어져서 기린이 왔을까. 聖人自爲麟 (성인자위린)성인聖人이 스스로 기린이 되었을까. 紛紛竟誰是 (분분견수시)추측이 많아 갈피를 잡을 수 없는데 결국 무엇이 옳을까.

牧隱 李穡(목은 이색). 하일만제 1(夏日謾題 1) 여름날 생각나는 대로 쓰다

牧隱 李穡(목은 이색).   하일만제 1(夏日謾題 1) 여름날 생각나는 대로 쓰다 時哉井底蛙 (시재정저와)때를 만난 것은 우물 안 개구리고 晚矣雲間鶴 (만의운간학)늦은 것은 구름 사이 학이네. 丹穴有鳳雛 (단혈유봉추)단사丹沙가 나오는 구멍에 봉황의 새끼가 있어야 하는데 何曾巢阿閣 (하증소아각)어찌 일찍이 아름다운 누각樓閣에 깃들였나.

牧隱 李穡(목은 이색). 절 구 (絶 句) 절 구

牧隱 李穡(목은 이색).    절 구 (絶 句) 절 구 ​雨氣涼生骨 (우기량생골)비가 올 듯한 기운이 서늘한 것은 뼈에서 나오고 泉聲爽入肝 (천성상입간)샘물이 흐르는 소리가 시원한 것은 간肝에 드네. 天公用意甚 (천공용의심)하느님의 마음먹음이 깊고 두터우니 萬事不相干 (만사불상간)여러 가지 온갖 일이 서로 참견하지 않네.

牧隱 李穡(목은 이색). 과김이상청암장 2(過金二相靑巖莊 2) 金二相(김이상)의 靑巖莊(청암장)에 들르다

牧隱 李穡(목은 이색).   과김이상청암장 2(過金二相靑巖莊 2)金二相(김이상)의 靑巖莊(청암장)에 들르다  明月愁聞笛 (명월수문적)밝은 달 아래 들려오는 피리 소리에 시름에 잠겨 靑山懶上樓 (청산라상루)느릿느릿 푸른 산속 누각樓閣에 오르네. 草深江路永 (초심강로영)풀은 무성하고 강변길은 길게 이어졌는데 誰繼昔人游 (수계석인유)그 누가 옛사람의 놀이를 이어 나갈 것인가.

牧隱 李穡(목은 이색). 過金二相靑巖莊 1( 과김이상청암장 1 ) 金二相의 靑巖莊에 들르다

牧隱 李穡(목은 이색).   過金二相靑巖莊 1( 과김이상청암장 1 )金二相의 靑巖莊(청암장)에 들르다  山暗欲來雨 (산암욕래우)산은 어두워져 비가 올 듯하고 江明初捲煙 (강명초권연)강은 밝아지니 비로소 연기가 걷히고 있네. 野莊猶昨日 (야장유작일)시골 별장은 여전히 어제 그대로인데 人意自茫然 (인의자망연)사람의 뜻은 저절로 아무 생각이 없이 멍하기만 하네.

牧隱 李穡(목은 이색). 呈省郞諸賢(정성랑제현) 성랑제현에게

牧隱 李穡(목은 이색).   呈省郞諸賢(정성랑제현) 성랑제현에게 宦途今古足危機(환도금고족위기) : 옛부터 벼슬길은 위태한 계기 되기에 충분하나니 何怪衰年惹是非(하괴쇠년야시비) : 늙으막에 시비에 얽힌 것 무엇이 이상하리오 再拜聖恩天地大(재배성은천지대) : 하늘과 땅처럼 큰 임금의 은혜에 두 번 절하고 萬山殘雪掩柴扉(만산잔설엄시비) : 온 산에는 잔설이 가득한데 사립문을 닫아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