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109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申判官子久來訪(신판관자구래방) 판관 신이우가 찾아와서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申判官子久來訪(신판관자구래방)판관 신이우가 찾아와서 一別十年音問疎(일별십년음문소)한 번 헤어진 뒤 10년 동안 소식이 뜸했는데 忽逢今夕但欷戱(홀봉금석단희희)갑자기 오늘 저녁에 만나니 다만 탄식할 뿐이네 吾門强近幾人在(오문강근기인재)우리 집안에 촌수가 가까운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況子遠栖湖右居(황자원서호우거)하물며 그대는 멀리 충청도에 살고 있으니...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草堂夜吟 2(초당야음 2) 초가집에서 밤에 읊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草堂夜吟 2(초당야음 2)초가집에서 밤에 읊다 數株松樹看西嶺(수주송수간서령)서쪽 고개 위에 몇 그루 소나무가 보이고 三兩歸鴉見暮岑(삼량귀아견모잠)잘 저무는 봉우리로 돌아가는 까마귀 두세 마리가 보이는 구나 明月忽生雲首白(명월홀생운우백)밝은 달이 갑자기 솟아올라 구름머리가 밝아지더니 滿川銀色眼中沈(만천은색안중침)내에 가득한 은빛이 눈 속에 잠기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草堂夜吟 1(초당야음 1) 초가집에서 밤에 읊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草堂夜吟 1(초당야음 1) 초가집에서 밤에 읊다 蟋蟀高低雨後聲(실솔고저우후성)비가 온 위 귀뚜라미 울음소리 높고 낮은데 星辰出沒雲頭明(성신출몰운두명)별들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니 구름머리가 환하게 밝네 夜深徙倚碧窓下(야심사의벽창하)밤 깊은데 푸른 창가에 기대어 撚斷吟髭今古情(연단음자금고정)시 읊느라 윗수염을 손끝으로 비벼서 끊는 것은 옛날과 지금의 정이로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種 竹(종 죽) 대나무를 심으며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種 竹(종 죽) 대나무를 심으며 吾生碌碌厠人生(오생록록측인생)내 삶이 평범하고 보잘것없어 다른 사람들 곁에서 맴돌아 每事因人成不成(매사인인성불성)모든 일을 딴 사람에게 의지해서 이루기도 했고 못 이루기도 했네 看竹獨忘人笑癖(간죽독망인소벽)대나무를 바라보니 남들이 비웃는 버릇을 홀로 잊을수 있어 倩人多種滿前庭(청인다종만전정)사람을 시켜 앞뜰 가득 많이 심게 하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田家雨中卽事(전가우중즉사) 농가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보이는 대로 바로짓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田家雨中卽事(전가우중즉사)농가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보이는 대로 바로짓다 積雨山家農口虧(적우산가농구휴)산집에 장마가 드니 농사일이 어긋나서 田中刈麥急朝炊(전중예맥급조취)밭에서 보리를 베어 서둘러 아침밥을 짓네 生薪帶濕靑烟起(생신대습청년기)생나무 땔감은 습기를 띠어 푸른 연기가 피어오르니 正是廚鬟作歎時(정시주환작탄시)마침 부엌에서 일하는 여종이 탄식할 때로 구나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西村晩行(서촌만행) 서촌에서 저물녘 길을 가며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西村晩行(서촌만행)서촌에서 저물녘 길을 가며 亂燕雙雙掠草過(란연쌍쌍략초과)제비는 쌍쌍이 어지럽게 풀을 스쳐 지나가고 野蘭開滿遍山阿(야란개만편산아)절굿대는 산어덕 가득 활짝 피었구나 東村墨客西村去(동촌묵객서촌거)동쪽 마을의 묵객이 서쪽 마을로 가는데 一任熏風拂面多(일임훈풍불면다)훈훈한 바람이 마구 얼굴을 건드리며 지나가도 내버려두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中夏絶句(중하절구)한여름에 지은 절구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中夏絶句(중하절구)한여름에 지은 절구 隔樹鶯兒語未分(격수앵아어미분)나무 너머 꾀꼬리 울음소리는 구별할 수가 없고 中林雉子動成群(중림치자동성군)숲 속의 새끼 꿩들은 무리 지어 움직이네 堦前蕉葉飜鸞尾(개정초엽번난미)섬돌 앞 파초잎은 난새 꼬리처럼 나부끼고 庭下榴花輝茜裙(정하류화휘천군)뜰 아래 석류꽃은 다홍치마처럼 빛나는 구나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聞鼎小(문정소)소쩍새 울음소리를 들으며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聞鼎小(문정소)소쩍새 울음소리를 들으며 獨夜山中鼎小號(독야산중정소호)홀로 지내는 밤 산속에서 소쩍새가 우는데 纔聞南陌又東皐(재문남맥우동고)남쪽 두렁에서 울더니 또 동쪽 언덕에서 우는 소리가 겨우 들리네 何心此鳥祈豊穰(하심차조기풍양)무슨 마음으로 이 새는 풍년을 빌며 底性胡蘆喚竹勞(저성호로환죽로)어찌하여 호로는 죽 먹기도 힘들다고 울어 대는가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贈薰上人(증훈상인)훈 상인에게 지어주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贈薰上人(증훈상인)훈 상인에게 지어주다 杖錫孤僧自北山(장석고승자북산)북산에서 외로운 스님이 지팡이 짚고 迢迢來問夕陽間(초초래문석양간)해질 녘 아득히 멀리 나를 찾아왔네 靑嚢忽拆留靈草(청낭홀탁유령초)푸른 주머니 갑자기 열더니 담배를 남겨두어 駐得書生半老顔(주득서생반노안)선비의 반쯤 노쇠한 얼굴이 더 늙지 않게 해 주는구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靜 坐 (정 좌) 마음을 가라앉히고 몸을 바르게 하여 조용히 앉아서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靜 坐 (정 좌)마음을 가라앉히고 몸을 바르게 하여 조용히 앉아서 閑掃高軒却睡媒(한소고헌각수매)높다랗게 지은 집을 한가롭게 청소하고 자려는데 空庭寂寂靜莓苔(공정적적정매태)텅 빈 뜰 조용하고 쓸쓸하니 이끼도 깨끗하게 끼었네 片陰條忽簷端過(편음조홀첨단과)한 조각의 그늘이 갑자기 처마 끝을 지나가니 知是山前水鶴廻(지시산전수학회)산 앞을 돌아가는 학 이로구나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月 夕 (월 석) 달 밝은 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月 夕 (월 석) 달 밝은 밤 雲端月色正徘徊(운단월색정배회)구름 끝에 달빛이 때마침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窓外松風萬里來(창외송풍만리래)창 밖에는 솔바람이 아득히 멀리에서 불어오네 光景此時非一槩(광경차시비일개)이때의 모습을 한 마디로 표현할수 없으니 悠然淸興也難裁(유연청흥야난재)침착하고 여류롭게 맑은 흥과 운치를 읊기 어렵구나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上冠岳山 戀主臺 (상관악산연주대) 관악산 연주대에 올라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上冠岳山 戀主臺 (상관악산연주대)관악산 연주대에 올라 攀巖捫壁陟崔嵬(반암문벽척최외)바위와 벼랑을 더위잡고 높고 험한 산을 오르며 來上靈珠上上臺(래상령주상상대)가장 높은 영주대 위에 올라왔네 想得去天應不遠(상득거천응불원)생각해 보니 하늘이 마땅히 멀지 않으리라 仰看頭上有三台(앙간두상유삼대)우러러보니 머리 위에 삼태성이 있구나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前池柳絮(전지류서)앞 연못의 버들개지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前池柳絮(전지류서)앞 연못의 버들개지 飄然飛下自林端(표연비하자림단)숲 가에서 가볍게 나부끼며 날아내려더니 亂入方塘履碧湍(란입방당이벽단)네모진 연못에 어지럽게 함부로 들어가 푸른 여울을 덮네 恰似洞房明鏡裏(흡사동방명경리)마치 규방의 맑은 거울속에 長風吹落雪花寒(장풍취락설화한)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가운 눈송이를 불어 떨어뜨리는 듯 하구나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冬夜曉吟(동야효음) 겨울밤 새벽에 읊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冬夜曉吟(동야효음) 겨울밤 새벽에 읊다 寒鷄叫罷曙光騰(한계규파서광등)추운 밤 닭이 울고 나서 새벽빛이 밝아 오는데 屋底山翁倦未興(옥저산옹귄미흥)방 안의 산골 늙은이 게을러서 아직 일어나지 않네 遙想鳴珂朝玉闕(요상명가조옥궐)멀리서 생각하니 궁궐의 조회에 나가는 신하들 五更霜雪滿衣綾(오경상설만의릉)오경에 눈서리가 옷에 가득 내렸겠구나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冬日暮吟(동일모음) 겨울날 저물녘에 읊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冬日暮吟(동일모음) 겨울날 저물녘에 읊다 凍雪繽粉羃小村(동설빈분멱소촌)얼어붙었던 눈이 어지럽게 흩날려 작은 마을을 뒤덮자 竹林栖鳥亂相喧(죽림서조난상훤)대나무 숲에 깃들인 새들이 마구 시끄럽게 울어대네 山翁閉閤憑烏几(상옹폐합빙오궤)산골 늙은이 방문을 닫고 검은 안석에 기대고 있으니 忽憶城南暮夜奔(홀억성남모야분)갑자기 저물녘 성남에서 바쁘게 가던 일이 생각나는구나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夜 坐(야 좌) 밤에 앉아서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夜 坐(야 좌) 밤에 앉아서 耿耿孤燈一穂寒(경경고등일수한)등불 하나만 쓸쓸하게 깜박거리며 외따로 켜 있는데 獨憑烏几夜將闌(독빙오궤야장란)홀로 검은 안석에 기대고 앉아 있으니 밤이 이슥하네 沈吟不寐無相伴(심음불매무상반)중얼거리듯이 읊느라 잠 못 이루고 벗할 사람도 없는데 只有龍泉倚壁間(지유용천의벽간)오직 용천검만이 벽의 기둥과 기둥 사이에 기대고 서 있구나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丁亥除夜(정해제야) 정해년 섣달 그믐날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丁亥除夜(정해제야) 정해년 섣달 그믐날밤 身嬰劇疾抱虛羸(신영극질포허리)몸에 심한 병이 들어 허약해지고 지친 나머지 自首長年素未期(자수장년소미기)머리가 허옇게 되도록 오래사는 것은 평소 바라지도 않았네 屈指明朝當七十(굴지명조당칠십)손가락을 꼽아 헤아리니 내일 아침이면 일흔인데 人生壽禾固難知(인생수화고난지)세상 살면서 오래 살고 일찍 죽는 것은 참으로 알기 어렵구나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閏三月送春(윤삼월송춘) 윤삼월에 봄을 보내며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閏三月送春(윤삼월송춘)윤삼월에 봄을 보내며 東君九十加三十(동군구십가삼십)봄의 신이 구십일에 삼십일을 더했으니 德澤應多去歲春(덕책응다거세춘)그 덕분이 마땅히 지난해 봄보다 많네 我亦吟風增一月(아역음풍증일월)나 또한 한 달을 더 시를 읊으며 즐겁게 지냈는데 臨分涕泗滿衣巾(임분체사만의건)헤어지려니 눈물과 콧물이 옷과 수건을 홍건히 적시는 구나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雨後書齋卽事(우후서재즉사) 비가 온뒤 서재에서 보이는 대로 짓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雨後書齋卽事(우후서재즉사)비가 온뒤 서재에서 보이는 대로 짓다 雨後晴雲鎖玉峯(우후청운쇄옥봉)비가 온 뒤 맑게 갠 하늘의 구름이 옥같은 봉우리를 덮으니 千章澗木碧成濃(천장간목벽성농)시냇가 수많은 나무들이 푸르고 짙어졌구나 琴書潤極衣巾濕(금서윤극의건습)거문고와 책이 몹시 축축하고 옷과 두건도 젖은 듯 하니 自起開簾引竹風(자기개렴인죽풍)저절로 일어나 발을 걷고 대나무 숲을 스쳐 온 바람을 이끄네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病中遇雪感吟(병중우설감음 ) 병을 앓고 있는 동안에 눈이 내리기에 느끼는 바가 있어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病中遇雪感吟(병중우설감음 )병을 앓고 있는 동안에 눈이 내리기에 느끼는 바가 있어 飄飄白雪暗飛空(표표백설암비공)펄펄 흰 눈이 어두운 공중에 날리니 恰似楊花落晩風(흡사양화락만풍)마치 늦바람에 버들개지가 떨어지는 것 같구나 莫是天工憐我病(막시천공연아병)이것이야말로 조물주가 병든 나를 가엾게 여겨서 故將明景滌煩胸(고장명경척번흉)일부러 밝은 경치로 괴로은 내마음을 씻어주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