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89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巴陵渡(파릉도) 파릉도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巴陵渡(파릉도) 파릉도 巴陵渡口水縈廻 (파릉도구수영회)파릉巴陵 나루 어귀에는 강물이 빙빙 휩싸여 돌아가는데 飛雨蕭條江上來 (비우소조상상래)바람에 흩날리는 비가 쓸쓸하게 강 위에서 밀려오네. 壅漢白雲千萬里 (옹한백운천만리)한강漢江에 낀 흰 구름이 아득히 멀리까지 덮었는데 一帆天際海門開 (일범처제해문개)돛단배 한 척이 하늘가 바다의 통로通路로 사라지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雨 晴 (우 청 ) 비가 개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雨 晴 (우 청 ) 비가 개다 飛雨陰雲滿太虛 (추우음운만태허)가을비 내려 검은 구름이 하늘에 가득하니 碧苔庭畔上階除 (벽태정반상계제)뜰가에 있던 푸른 이끼가 섬돌 위로 올라왔네. 今朝始見東南日 (금조시견동남일)오늘 아침에야 비로소 동남쪽에 뜬 해가 보이기에 對客呼兒曝蠹書 (대객호아폭두서)손님 마주하며 아이 불러 좀이 슨 책을 햇볕에 쬐게 하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送人之嶺北(송인지령북) 함경도咸鏡道로 가는 사람을 배웅하며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送人之嶺北(송인지령북)함경도咸鏡道로 가는 사람을 배웅하며 磨天嶺路入雲間 (마천령로입운간)마천령磨天嶺 길이 구름 사이로 흘러드니 萬仞崔嵬不可攀 (만인최외불가반)너무나 높고 험해 더위잡고 오르기 어렵네. 君去試觀天下壯 (군거시관천하장)그대 가서 시험 삼아 온 세상의 웅장雄壯한 모습을 바라보게나. 海門風起白波山 (해문풍기백파산)바다의 통로에 바람 불면 흰 거품이 이는 물결이 산 같이 솟구칠 걸세.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題友生家(제우생가) 벗의 집에 쓰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題友生家(제우생가) 벗의 집에 쓰다 詩成把酒自長吟 (시성파주자장음)시 짓고 나서 술잔 들고 스스로 길게 읊으니 老去猶存酒興深 (노거유존주흥심)늙어서도 여전히 술에 취하여 일어나는 흥취가 넘치네. 更覺城南光景好 (경각성남강경호)다시 성城 남쪽의 경치가 좋다는 것을 알겠으니 春花散作滿庭陰 (춘화산작만정음)봄꽃 흐드러지게 피어 뜰 가득 그늘졌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秋 懷 (추 회)가을철에 느끼는 이런저런 생각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秋 懷 (추 회)가을철에 느끼는 이런저런 생각 京華秋興復何如 (경화추흥복하여)번화한 서울의 가을 흥취가 다시 어떠할까. 遙憶江湖舊釣魚 (요억강호구조어)멀리서나마 대자연에서 예전에 물고기 낚던 일이 생각나네. 客裡漸看時序變 (객리점간시서변)객지에 있는 동안 점점 계절이 바뀌는 것을 보는데 柳條寒露晩蟬疏 (류조한로만선소)찬 이슬 내린 버들가지에 철 늦게 우는 매미 드무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過東岳宅(과동악댁)동악 이안눌 댁을 지나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過東岳宅(과동악댁)동악 이안눌 댁을 지나다 春城明月落花朝 (춘성명월락화조)봄이 온 서울에 밝은 달이 뜨거나 꽃이 지는 아침이면 却憶淸尊每見招 (각억청존매견초)문득 맑은 술을 마련해서는 늘 나를 불러 주시던 일이 생각나네. 舊客不堪門外過 (구객불감문외과)예전의 그 손님 차마 문밖을 지나가지 못하고 醉來忘却水標橋 (취래망각수표교)술에 취해 수표교水標橋를 잊어버리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櫻 桃 (앵 도) 앵 두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櫻 桃 (앵 도) 앵 두 葉底櫻桃萬顆圓 (엽저앵도만과원)잎새 밑에 맺힌 수많은 앵두알이 동그랗기만 한데 日斜交映色相鮮 (일사교영색상선)저무는 해와 서로 비추니 색깔이 선명鮮明하네. 却疑美女靑樓上 (각의미녀청루상)문득 아름다운 여인이 기생집 위에 있는 것 같고 更想珊瑚綠水前 (경상산호록수전)다시 산호珊瑚가 푸른 물 앞에 있다는 생각도 드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望水落山懷金東峯 2(망수락산회김동봉 2)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望水落山懷金東峯 2(망수락산회김동봉 2)수락산을 바라보며 동봉 김시습을 생각하다  混世含光是達生 (혼세함광시달생)혼탁混濁한 세상에서는 빛을 머금는 것이 삶의 지혜인데 東峯何事擅浮名 (동봉하사단부명)동봉東峯은 무슨 일로 헛된 명성名聲을 차지했을까. 其人已去靑山在 (기인기거청산재)그 사람은 이미 떠나갔고 푸른 산만 남았는데 悵望巖棲空復情 (창망암서공복정)속세를 떠나 숨어 살던 곳을 시름없이 바라보니 공연히 다시 정이 이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望水落山懷金東峯 1(망수락산회김동봉 1)수락산을 바라보며 동봉 김시습을 생각하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望水落山懷金東峯 1(망수락산회김동봉 1)수락산을 바라보며 동봉 김시습을 생각하다  水落秋山生白雲 (수락추산생백운)가을 수락산水落山에 흰 구름이 피어오르고 遠烟空翠色氛氳 (원연공취색분온)멀리 낀 안개와 먼 산의 푸른빛이 왕성旺盛하네. 令人却憶東峯子 (령인각억동봉자)문득 동봉자東峯子를 생각하게 만드니 歎息當年麋鹿群 (탄식당년미록군)그 당시 고라니, 사슴 떼와 노닐던 일에 탄식만 나오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望三角(망삼각) 삼각산을 바라보며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望三角(망삼각) 삼각산을 바라보며 削成千仞鎭長安 (삿성천인진장안)깎은 듯한 높다란 산이 서울을 누르는데 氣勢雄雄龍虎盤 (기세웅웅용호반)형세形勢가 웅장雄壯하여 용과 범이 서려 있네. 雨後白雲浮絶壁 (우후백운부절벽)비 온 뒤라 흰 구름이 절벽 위에 떠 있으니 馬頭還似雪中看 (마두환사설중간)말 위에서 도리어 눈 덮인 산 바라보는 것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