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象村 申欽(상촌 신흠) 113

象村 申欽(상촌 신흠). 寓興(우흥) 흥을 붙여

象村 申欽(상촌 신흠). 寓興(우흥) 흥을 붙여 軒冕何關己(헌면하관기) 벼슬이 나에게 무슨 관계 있나琴書久委懷(금서구위회) 거문고와 책을 버린 지 오래로다道玄知物化(도현지물화) 도가 깊어 사물의 변화를 알고心靜與時乖(심정여시괴) 마음 고요하니 시대와 어긋나는구나樹影迎風亂(수영영풍란) 나무 그림자 바람 맞아 흔들리고山容過雨佳(산용과우가) 산 모양은 비 지난 뒤 아름답구나閑居足幽致(한거족유치) 한가한 삶에 그윽한 흥치에 만족하니休恠外形骸(휴괴외형해) 세상일 초월함을 괴이 여기지 말어라

象村 申欽(상촌 신흠). 江陰縣獨坐(강음현독좌) 강음현에서 홀로 앉아

象村 申欽(상촌 신흠). 江陰縣獨坐(강음현독좌) 강음현에서 홀로 앉아 世道有如此(세도유여차) : 세상 도리는 이러함이 있는데天心知若何(천심지약하) : 하늘의 마음은 대체 어떠한지 알겠는가才雖慙報主(재수참보주) : 재주는 임금님께 보답 못함 부끄러워도國耳敢言家(국이감언가) : 국사에 전념할 뿐 가사를 감히 말하리오古縣人烟盡(고현인연진) : 옛 고을에는 사람의 자취 다하였고空林鬼火多(공림귀화다) : 빈숲에는 도깨비불 자주 나타나는구나危途無限意(위도무한의) : 위험한 세상 길 무한한 생각에獨立望京華(독립망경화) : 나 홀로 서서 서울을 바라보고 있노라

象村 申欽(상촌 신흠). 坐草亭(우후좌초정)비 온 뒤에 초정에 앉아서

象村 申欽(상촌 신흠).   坐草亭(우후좌초정) 비 온 뒤에 초정에 앉아서   峽裏逢連雨(협리봉련우) :  산골짜기 장마비 맞났다가  初晴麗景新(초청려경신) :  하늘 개니 고운 경치 새롭구나.  江平鷗出戱(강평구출희) :  강은 잔잔한데 갈매기 놀고  山靜鹿來馴(산정록래순) :  산 고요한데 사슴 와서 길든다.  草合誰開徑(초합수개경) :  풀은 가득한데 누가 길을 열어  苔深欲上茵(태심욕상인) :  이끼는 짙어 자리로 올라올 듯하다.  僮兒翻解事(동아번해사) :  종 아이는 도리어 사리를 알아  把釣下溪濱(파조하계빈) :  낚시 들고 시냇가로 내려가는구나.

象村 申欽(상촌 신흠). 逢秋 3(봉추 3) 가을을 맞아

象村 申欽(상촌 신흠).   逢秋 3(봉추 3) 가을을 맞아 百年今過半(백년금과반) : 인생 백년 이제 반을 넘겨雙鬢久成翁(쌍빈구성옹) : 양 귀밑머리 늙은이된 지 오래구나閉門秋色裏(폐문추색리) : 가을 경색 속에 문 닫아 걸고欹枕雨聲中(의침우성중) : 빗소리 들으며 베개에 기대어본다漂梗生涯薄(표경생애박) : 나뭇동강처럼 기구한 이 인생浮雲世事空(부운세사공) : 뜬 구름처럼 세상일은 허망하구나 鄕園長入望(향원장입망) : 멀리 고향 동산 바라보며天外送飛鴻(천외송비홍) : 하늘 밖 멀리 기러기를 날려보낸다

象村 申欽(상촌 신흠). 逢秋 2(봉추 2) 가을을 맞아

象村 申欽(상촌 신흠).    逢秋 2(봉추 2) 가을을 맞아 殘年寄江國(잔년기강국) : 남은 인생 물가 고을에 사는데 昨夜又秋風(작야우추풍) : 지난 밤에 또 가을바람 부는구나白露濕螢火(백로습형화) : 이슬은 반딧불을 적시고微凉生井桐(미량생정동) : 우물가 오동나무에 서늘한 기운 일고 非關時律晩(비관시률만) : 한 해가 저문다고 무슨 상관하리오難得客愁空(난득객수공) : 나그네 시름은 없애기 어렵구나杜老猶身事(두로유신사) : 두보도 오히려 농사를 지어耕犁接瀼東(경리접양동) : 동양계 동쪽에서 쟁기질 했었다네

象村 申欽(상촌 신흠). 逢秋 1(봉추 1) 가을을 맞아

象村 申欽(상촌 신흠).    逢秋 1(봉추 1)   가을을 맞아  客愁誰與討(객수수여토) : 나그네 시름을 뉘와 풀어볼까 歧路且于於(기로차우어) : 갈림길에서 탄식을 해본다身事流離後(신사류리후) : 농사일은 떠돌아 다닌 뒤의 일文章憂患餘(문장우환여) : 문장은 우환은 끝에 나오는구나 干人違素性(간인위소성) : 남에게 구하자니 본성에 맞지 않고混俗爲僑居(혼속위교거) : 속인과 뒤섞여 임시로 사노라又見新秋候(우견신추후) : 다시 새 가을은 맞노라니踈螢點夜裾(소형점야거) : 성근 반딧불이 밤 옷깃에 붙는구나

象村 申欽(상촌 신흠). 渡臨津(도림진) 임진강을 건너며

象村 申欽(상촌 신흠).   渡臨津(도림진) 임진강을 건너며  少年多遠役(소년다원역) : 젊은 땐 나라 위한 원정도 많았지만垂老怯長途(수로겁장도) : 늙어지니 먼 길이 두려웁도다物議輕廚俊(물의경주준) : 세상 평판은 팔주와 팔준같은 인물에 못 미치고詩名愧駱盧(시명괴락로) : 시인 명성 낙빈왕과 노조린에 부끄럽기만 하다潮生沙浦濶(조생사포활) : 밀물 들어 모랫벌판 넓고山迥野村孤(산형야촌고) : 산이 멀어 들마을이 외롭기만 하다故國饒愁思(고국요수사) : 고국생각에 시름에 젖어沈吟意未蘇(침음의미소) : 웅얼거리며 골똘한 생각에서 깨어나지 못한다

象村 申欽(상촌 신흠). 平山途中(평산도중) 평산 가는 길에

象村 申欽(상촌 신흠).   平山途中(평산도중) 평산 가는 길에 百五佳辰近(백오가진근) : 한식날 좋은 때가 가까운데三千里路來(삼천리리래) : 삼천리 먼 길로 돌아왔구나.復爲新歲客(부위신세객) : 새해에 다시 나그네 되어空負故園花(공부고원화) : 옛 동산 봄꽃을 공연히 저버렸구나.野店居民少(야점거민소) : 들 집에 사는 백성 수효가 적고林厓怪鳥譁(림애괴조화) : 숲 언덕에 이름 모를 새들 시끄럽구나.嚴程那有暇(엄정나유가) : 긴박한 일정 어찌 틈이 있으랴明發又天涯(명발우천애) : 날 밝으면 또다시 하늘 먼 곳에 떠나야하네.

象村 申欽(상촌 신흠). 次盧蘇齋松湖堂韻贈白善鳴 (차로소재송호당운증백선명)

象村 申欽(상촌 신흠).   次盧蘇齋松湖堂韻贈白善鳴 (차로소재송호당운증백선명)노소재의 송호당 운을 빌어 백선명에게 주다 傾蓋何須早(경개하수조) : 처음 만날 일 어찌 그리 서둘까相忘道術親(상망도술친) : 도의 세계에서 사귐을 잊었구나.幽棲君得所(유서군득소) : 은거하는 그대는 자리를 얻고迷路我知津(미로아지진) : 미로에서 나는 나루터를 아노라.江館當春暮(강관당춘모) : 강가 관사에서 늦봄 맞았었는데林花過雨新(림화과우신) : 숲 속의 꽃은 비 지나자 산뜻하구나.休歌遠遊曲(휴가원유곡) : 원유곡 슬픈 노래 부르지 말라此別解愁人(차별해수인) : 이번 이별에 근심을 알겠노라.

象村 申欽(상촌 신흠). 贈草軒上人(증초헌상인) 초헌 스님에게 주며

象村 申欽(상촌 신흠).    贈草軒上人(증초헌상인) 초헌 스님에게 주며 전지於世百無味(어세백무미) : 세상사 모든 것이 재미가 없어逢僧時啓襟(봉승시계금) : 스님 만나 가끔씩 흉금을 연다此身元似寄(차신원사기) : 이 몸에 마음 붙여 사는 듯한데外物復來侵(외물부래침) : 외물이 다시 와서 침범 하는구나煩惱非關境(번뇌비관경) : 번뇌는 본래 경계가 없나니圓融本在心(원융본재심) : 융화는 본디부터 마음속에 있도다.何年一丈室(하년일장실) : 어느 해 조그마한 하나의 골방에서與爾共禪林(여이공선림) : 너와 사신 일을 함께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