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金浩然齋(김호연재)(여) 24

金浩然齋(김호연재). 南草[남초] 담배

金浩然齋(김호연재). 南草[남초] 담배 傳聞新草出南方[전문신초출남방] : 전하여 들으니 새 담배가 남쪽에서 나왔다기에金錢換來寶葉黃[근전환래보엽황] : 금전으로 바꾸어 오니 누런 잎들이 보배롭구나. 剪得香刀千絲亂[전득향도천사란] : 향기로운 칼로 자르니 어지러이 무성한 실 같아 裁成金爐因火嘗[재성금로인화상] : 말라서 만들어 금빛 화로의 불에 의지해 맛보네.薰煙神味消千慮[훈연신미소천려] : 냄새 좋은 연기 신기한 맛 여러 생각이 사라지고王母連還不足祥[왕모련환부족상] : 왕모가 잇닿아 돌아오니 상서로움 그치지 않네.遍告人間愁殺客[편고인간수살객] : 사람 사이에 두루 알리어 나그네 시름을 지우고 願將此藥解憂腸[원장차약해우장] : 장차 이 약으로 근심하는 마음을 풀기를 원하네.

金浩然齋(김호연재). 閑情[한정] 한가한 마음

金浩然齋(김호연재).    閑情[한정] 한가한 마음 光陰何速速[광음하속속]세월은 어찌 그리도 빠르고 빠른가?物意復三陽[물의부삼양]만물의 정취 다시 정월이로구나.棲鳥知深苑[서조지심원]깃든 새는무성한 동산을 알고遊魚樂小塘[유어락소당]노니는 물고기 작은 연못에서 즐기네.柴門塵迹少[시문진적소]사립문엔 더럽힌 발자취 많지 않고禪榻道心長[선탑도심장]참선하는 의자에항상 마음을 다스리네.詩酒任隨意[시주임수의]시와 술자리는정취에 따라 맡기고不嫌世稱狂[불혐세칭광]세상이 미치광이라일컬어도 혐의치 않으리.

金浩然齋(김호연재). 夜吟[야음] 밤에 읊다

金浩然齋(김호연재).    夜吟[야음]  밤에 읊다 月沈千峰靜[월침천봉정]달에 잠긴천 개의 봉우리 고요하고川影數星澄[천영수성징]냇물에 비친몇 개의 별은 맑구나.竹葉風烟佛[죽엽풍연불]대나무 잎은바람과 연기에 흔들리고梅花雨露凝[매화우로응]매화 꽃에는 비와 이슬이 맺혀 있네.生涯三尺劍[생애삼척검]살아가는 한평생은 석 자의 칼이오心事一縣燈[심사일현등]마음 속 생각은매달려 있는 등불 같네.惆悵年光暮[추창년광모]슬퍼 한탄하네 사물의 경치 저물음을衰毛歲又增[세모세우증]세는 머리카락해마다 늘어가네.

金浩然齋(김호연재). 簡仲氏乞米[간중씨걸미] 편지로 중씨에게 쌀을 빌리다.

金浩然齋(김호연재).   簡仲氏乞米[간중씨걸미] 편지로 중씨에게 쌀을 빌리다. 日出紗窓輒復憂[일출사창첩부우] : 해가 돋는 비단 창문에 번번히 근심이 거듭하니 空拳求飽計無由[공권구포계무유] : 빈 주먹으로 배부르길 구하니 따를 도리가 없네.  兩兄莫惜船頭米[양형막석선두미] : 두 형님께서는 뱃 머리의 쌀을 아끼지 마시고 送解妹兒爲腹愁[송해매아위복수] : 보내주어 누이와 아이 배를 위한 근심 풀어주세요.

金浩然齋(김호연재). 乞米三山守[걸미삼산수]쌀을 삼산 원님께 빌리다.

金浩然齋(김호연재).   乞米三山守[걸미삼산수] 쌀을 삼산 원님께 빌리다. 浩然堂上浩然氣[호연당상호연기] : 호연한 집에 오르니 기운은 호연하고 雲水柴門樂浩然[운수시문락호연] : 구름과 강물 사립문에 호연을 즐기네. 浩然雖樂生於穀[호연수락생어곡] : 호연의 즐거움이 곡식에서 나오나니 乞米三山亦浩然[걸미삼산역호연] : 삼산에게 쌀을 비니 또한 호연하구나.

金浩然齋(김호연재). 暮夜還家[모야환가] 저문 밤에 집에 돌아오다.

金浩然齋(김호연재).   暮夜還家[모야환가] 저문 밤에 집에 돌아오다. 引燭尋蹊縈草中[인촉심혜영초중] : 촛불 당기어 좁은 길 찾으니 잡초 속에 얽히고  舊栖寥落亂鳴蟲[구서료락란명충] : 옛 살던 집 쓸쓸하고 벌레 소리만 어지럽구나.  歸來惆悵還無睡[귀래추창환무수] : 실심하고 한탄해 돌아 오니 도리어 잠도 없어  枕上孤吟到夜終[침상고음도야종] : 베개 위에 외롭게 읊다가 거꾸로 밤이 끝났네.

金浩然齋(김호연재). 詠 桃[영 도] 복숭아를 읊다

金浩然齋(김호연재).    詠 桃[영 도] 복숭아를 읊다 東風偏入碧桃枝[동풍편입벽도지] : 치우쳐 드는 봄 바람에 복숭아 가지는 푸르고 灼灼春光可愛之[작작춘광가애지] : 넉넉하게 밝은 봄 빛이 가히 사랑스레 이르네.  獨對奇花還億遠[독대기화환억원] : 기이한 꽃 홀로 마주해 도리어 멀리 헤아리니 主人何事到來遲[주인하사도래지] : 주인께서는 무슨 일로 오기를 더디 하시는가.

金浩然齋(김호연재). 送春感懷[송춘감회] 봄을 보내며 회포를 느껴

金浩然齋(김호연재).   送春感懷[송춘감회] 봄을 보내며 회포를 느껴 一雨靑山濕[일우청산습] : 잠시 내린 비에 푸른 산이 젖고 林間落花多[임간락화다] : 숲 사이 꽃은 많이도 떨어졌구나. 柴門懶不開[시문라불개] : 사립문은 게을러 열지 못하도 三春客中過[삼춘객중과] : 봄 석달이 타향에서 지나가네.

金浩然齋(김호연재). 偶 吟(우 음)얼른 떠오르는 생각을 시가(詩歌)로 읊음.

金浩然齋(김호연재).   偶 吟 (우 음)얼른 떠오르는 생각을 시가(詩歌)로 읊음. 獨對奇花還憶遠 (독대기화환억원)홀로 기이한 꽃 대하니 먼 곳 사람 생각나는데 主人何事到來遲 (주인하사도래지)주인은 무슨 일로 더디 오시나 欲問家翁行遠近 (욕문가옹행원근)가옹의 길이 먼지 가까운지 묻고 싶지만 近來消息亦難挽 (근래소식역난만)요즘 소식을 또한 잡기 어렵네

金浩然齋(김호연재). 國 哀 (국 애) 국장

金浩然齋(김호연재).   國 哀 (국 애) 국장 東方不弔遭艱憂(동방부조조간우) 동방을 불쌍히 여기지 않아 간우를 만났으니 田野愚民哭未休(전야우민곡미휴) 시골 백성들이 쉬지 않고 통곡하네 四紀君恩何處問(사기군은하처문) 사기의 임금 은혜 어느 곳에 물을까 回瞻北闕恨悠悠(회첨북궐한유유) 머리 돌려 북궐을 바라보니 한이 길고 기네

金浩然齋(김호연재). 謾吟 2(만음 2) 속절없이 읊다

金浩然齋(김호연재).    謾吟 2(만음 2) 속절없이 읊다 滌蕩胸襟千古情(척탕흉금천고정)말끔히 씻어낸 마음속 생각 천고의 정취이니陶然醉臥聽流鶯(도연취와쳥류앵)거나하게 취하여 누워 떠도느 꾀꼬리 살피네凉風入戶秋期近(양풍입호추기근)서늘한 바람 집에 드니 바라는 가을이 가깝고白月盈庭夜氣淸(백월영정야기청)뜰에 가득한 밝은 ㄹ달빛에 밤 기운이 깨끗하네綠水冷冷籬外在(녹수냉냉리외재)쌀쌀하게 찬 푸른물은 울타리 밖에 있는데靑山隱隱檻前生(청산은은함전생)푸른산은 은은하게 난간 앞에 싱싱하구나功名祗是黃梁夢(공명저시황양몽)공명은 다만 무릇 기장밥 짓는 사이의 꿈이니何事區區與世爭(하사구구여세정)무슨 일로 구구하게 세상과 더불어 다투리오.

金浩然齋(김호연재). 謾吟 1(만음 1) 속절없이 읊다

金浩然齋(김호연재).    謾吟 1(만음 1)  속절없이 읊다 夜靜溪山玉漏長(야정계산옥누장)시내와 산에 밤은 고요한데 시간이 길었고 黃花浥露小庭香(황화읍로소정향)국화 꽃 이슬 머금어 작은 뜰이 향기롭도다.樞星倒嶺雪華散(추성도령설화산)고갯마루 북두칠성 기울어 그름꽃은 흩어지고落月盈軒秋色凉(낙월영헌추색량)지는 달 마루에 가득한데 가을빛 서늘하구나.微酒半醒志氣濶(미주반성지기활)좋은 술 반쯤 깨니 지기(志氣)가 트이고新詩欲動世情忘(신시욕동세정망)새로운 시구가 생동하니 세상의 뜻을 잊노라.自歎自歎身何似(자탄자탄신하사)스스로 즐기고 스스로 탄식하니 이 몸은 무엇인가?無樂無悲一醉狂(무락무비일취광)즐거움도 슬픔도 없이 취한 한 미치광이인 것을.

金浩然齋(김호연재). 夜吟(야음) 밤에읊다

金浩然齋(김호연재).   夜吟(야음) 밤에읊다  月沈千嶂靜(월침천장정)달빛 잠기어 온 산이 고요한데川影數星澄(천영수성징)샘에 비낀 별빛 밝은 밤竹葉風煙拂(죽엽풍연불)안개바람 댓잎에 스치고梅花雨露凝(매화우로응)비 이슬 매화에 엉긴다生涯三尺劍(생애삼척검)삶이란 석자의 시린 칼인데心事一懸燈(심사일현등)마음은 한 점 등불이어라惆悵年光暮(추창년광모)서러워라 한 해는 또 저물거衰毛歲又增(쇠모세우증) ​흰머리에 나이만 더하는구나

金浩然齋(김호연재). 屬五兄(촉오형) 촉오형

金浩然齋(김호연재).   屬五兄(촉오형) 촉오형 黯暗受懷苦(암암수회고) 암담하고 괴로우니常如在敵園(상여재적원) 늘 적의 뜰에 있는 것 같네無因更同抱(무인갱동포) 다시 만날 인연도 없이有行各于歸(유행각우귀) 저마다 시집을 가야만 하네路遠書難寄(로원서난기) 길이 머니 글을 부치기 어렵고春深雁不飛(춘심안불비) 봄이 깊으니 기러기도 날지 않네相分近十載(상분근십재) 서로 헤어진 지 십년이 가까우니顔面夢中稀(안면몽중희) 꿈속에서도 얼굴이 잘 보이지 않네

金浩然齋(김호연재). 屬四兄(촉사형)촉사형

金浩然齋(김호연재).   屬四兄(촉사형)촉사형 一別幾千里(일별기천리) ​한 번에 몇 천 리 이별하고蓬飄各異州(봉표각이주)쑥처럼 이 곳 저 곳 떠돌아다니노라니十年歸未得(십년귀미득) ​십 년을 돌아가지 못 했네​相見更何由(상견갱하유) ​서로 만나는데 다시 어떤 이유가 있나​契濶寧堪說(계활녕감설) ​만나지 못하는 마음을 어찌 말로 다 하리艱難摠可憂(간난총가우) 힘들고 어려움이 모두 근심이라네​心隨故月影(심수고월영) 마음은 고향의 달빛을 따라가니​無夜不西流(무야불서류) ​밤마다 서쪽으로 흐르지 않은 적이 없네

金浩然齋(김호연재). 謾吟중(만음중) 속절없이 읊다 중에서

金浩然齋(김호연재).    謾吟中(만음중) 속절없이 읊다 중에서 點檢人間四十年(점검인간사십년)인간 세상 사십 년을 점검해 보니 貧憂疾苦互相連(빈우질고호상련)가난과 근심 질병의 고통 서로 이어지네 窮通榮辱皆吾命(궁통영욕개오명)영광과 치옥 깊이 생각하니 다 내 명이라 但省心身學聖賢(단성심신학성현)다만 몸과 마음을 살펴 성현을 배우리라

金浩然齋(김호연재). 生涯 (생애) 삶

金浩然齋(김호연재).    生涯 (생애) 삶 生涯唯見白雲扉(생애유견백운비)나의 삶은 오직 흰 구름의 사립문만을 보나니 知是南州一布衣(지시남주일포의)이 사바세계 외로운 베옷 입은 한 백성임을 아네. 日暮寒天歸路遠(일모한천귀로원)날은 저물고 찬 하늘의 돌아갈 길 머니 且將樽酒欲爲迷(차장준주욕위미)또 술동이의 술은 가져  취하고저 하노라.

金浩然齋(김호연재). 國哀(국애) 국상을 당하다

金浩然齋(김호연재).   國哀(국애) 국상을 당하다  東方不弔遭艱憂(동방부조조간우) 동방을 불쌍히 여기지 않아 간우를 만났으니 田野愚民哭未休(전야우민곡미휴) 시골 백성들이 쉬지 않고 통곡하네 四紀君恩何處問(사기군은하처문) 사기의 임금 은혜 어느 곳에 물을까 回瞻北闕恨悠悠(회첨북궐한유유) 머리 돌려 북궐을 바라보니 한이 길고 기네

金浩然齋(김호연재). 山深(산심) 산이깊어

金浩然齋(김호연재).    山深(산심) 산이깊어 自愛山深俗不干(자애산심속불간) 스스로 산이 깊고 속세 간섭하지 않음을 사랑하여 掩門寥落水雲間(엄문요락수운간) 쓸쓸히 떨어지는 물과 구름 사이에 문을 닫고 있네 黃庭讀罷還無事(황정독파환무사) 황정경 읽기를 마치니 한가하고 일이 없어 手弄琴絃舞鶴閑(수롱금현무학한) 손으로 거문고를 희롱하니 춤추는 학도 한가한 듯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