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94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화갈선생견기(和葛先生見寄) 갈 선생이 보내온 시에 화답하다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화갈선생견기(和葛先生見寄)갈 선생이 보내온 시에 화답하다 春蠶吐絲還自纏 (춘잠토사환자전)봄누에는 실을 토吐해 도리어 자신을 얽매고 醯鷄自足甕中天 (혜계자족옹중천)초파리는 항아리 속 하늘에도 스스로 만족 해하네. 君如脫縛遊方外 (군여탈박유방외)그대가 만일 굴레에서 벗어나 바깥세상에서 노닐고 싶다면 火急回頭學我禪 (화급회두학아선)서둘러 고개 돌려 우리 선禪을 배우시구려.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祖月庵聞笛( 조월암문적 ) 조월암祖月庵에서 피리 소리를 들으며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祖月庵聞笛( 조월암문적 )조월암祖月庵에서 피리 소리를 들으며 巖屏萬疊雪威重 (암병만첩설위중)겹겹이 둘러싸인 병풍屛風바위에 눈 많이 쌓였는데 村笛一聲春意濃 (촌적일성춘의농)마을에서 들려오는 피리 소리 한 곡조曲調에 봄기운이 짙네. 遙想萬家桃李樹 (요상만가도리수)멀리 수많은 집들의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를 생각하니 幾枝花白幾枝紅 (기지화백기지홍)어느 가지에 흰 꽃 피고 어느 가지에 붉은 꽃 피었을까.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만청(晚 晴)저물녘 날이 개어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만청(晚 晴)저물녘 날이 개어 點開山色看無厭 (점개산색간무염)점점點點이 산山빛이 열리니 보아도 싫지가 않고 洗出鶯聲聽更新 (세출앵성청갱신)씻은 듯한 앵무새 울음소리 들을수록 더욱 새롭네. 多謝晩霖特一霽 (다사만림특일제)너무나 고맙게도 저물녘에 장마가 대번에 개니 着些滋味慰閑人 (착사자미위한인)뚜렷하고도 작은 재미가 한가로운 사람을 위로해 주는구나.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파 초(芭 蕉) 파 초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파 초(芭 蕉) 파 초 心抽綠蠟燭無烟 (심추록랍촉무연)가운데서 솟아 나온 푸른 밀랍蜜蠟은 연기煙氣 없는 촛불이요, 葉展藍衫袖欲舞 (엽전람삼수욕무)잎을 쪽빛 적삼처럼 펼치니 소매는 춤추려는 듯하네. 此是詩人醉眼看 (차시시인취안간)시인詩人의 취한 눈에는 이렇게 보이지만 不如還我芭蕉樹 (불여환아파초수)나에게 파초芭蕉를 돌려보내느니만 못하리라.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送六眉上人省親 (송륙미상인성친 ) 어버이를 뵈러 가는 육미상인 을 배웅하며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送六眉上人省親 (송륙미상인성친 )어버이를 뵈러 가는 육미상인 을 배웅하며 行盡迢迢千里路 (행진초초천리로)아득히 머나먼 길을 다 걸어가며 白雲兒就靑山父 (백운아취청산부)흰 구름처럼 떠도는 승려僧侶가 된 아들이 고향故鄕 집 아버지를 뵈러 가네. 同身共命不相知 (동신공명불상지)같은 몸, 같은 운명運命임을 서로 알지 못하는데 雲自下來山自住 (운자하래산자주)름 스스로 내려앉는 곳에 산山 저절로 머무르는구나.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답최시랑(答崔侍郞) 최 시랑 께 답하다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답최시랑(答崔侍郞) 최 시랑 께 답하다 賢勞王事日忙忙 (현로왕사인망망)홀로 나랏일에 힘써 수고하느라 날마다 바쁘시고 憂國憂民用意長 (우국우민용의장)나라와 백성을 근심하느라 늘 마음을 가다듬으시네. 威振一方風草偃 (위진일방풍초언)한쪽에서 위엄을 떨치셔도 바람이 부는 대로 풀이 눕듯이 백성들이 따르고 使華千里耀皇皇 (사화천리요황황)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사신의 일을 잘 처리하시네.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금성동(金城洞)금성동 에서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금성동(金城洞)금성동 에서 萬里秦城纔二世 (만리진성재이세)진秦나라의 만리장성萬里長城은 겨우 이대二代에 이어졌고 千金童塢未多年 (천금동오미다년)그처럼 귀貴했던 천재天才 동오童塢도 요절夭折했네. 不貪之寶寶無盡 (불탐지보보무진)탐貪내지 않음을 보배로 여기면 보배는 다함이 없을 것이요, 以德爲城城始堅 (이덕위성성시견)덕德으로 성城을 쌓으면 성은 비로소 견고堅固하리라.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제마곡루교(題麻谷樓橋) 마곡사麻谷寺의 지붕 덮인 다리에 대해 쓰다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제마곡루교(題麻谷樓橋)마곡사麻谷寺의 지붕 덮인 다리에 대해 쓰다 前來後去水悠悠 (전래후거수유유)앞으로 오고 뒤로 가는 시냇물 아득하기만 한데 橫截中流構此樓 (횡절중류구차루)내의 중간을 가로질러 이 지붕 덮인 다리를 놓았네.  設有滔天洪浪起 (설유도천홍랑기)만약 하늘에 닿을 만한 큰 물결이 일더라도 行人到此竟無憂 (행인도차경무우)나그네가 이곳에 이르면 끝내 아무런 걱정이 없으리라.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답전녹사(答田祿事) 전 녹사田錄事에게 답答하다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답전녹사(答田祿事)전 녹사田錄事에게 답答하다 君去城市我靑山 (군거성시아청산)그대는 티끌세상世上으로 가고, 나는 푸른 산山으로 떠났지만 相見無虧頃刻間 (상견무휴경각간)서로 만나 보면 잠시라도 저버리지 않았네. 夜暗日明空色界 (야암일명공색계)밤이면 어두워지고 낮에는 밝아지는 공계空界와 색계色界 誰非居士老僧顏 (유비거사노승안) 누가 거사居士와 노승老僧의 얼굴이 어긋난다고 하겠소.  * 녹사錄事 : 고려 시대高麗時代에, 각급 관아官衙에 속하여 기록에 관련된 일을 맡아보던 하급下級 실무직實務職 벼슬.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유백중사(留白中使) 백 중사를 머무르게 하며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유백중사(留白中使) 백 중사를 머무르게 하며 方今事急急驅軍 (방금사급급구군)지금 일이 급박急迫해서 군사軍士를 동원動員하는 일도 급한데 憂國憂家意甚勤 (우국우가의심근)나랏일과 집안일 걱정하는 마음에 너무 애쓰시는구려. 一日停驂殊不惡 (일일정참수불악)하루 정도 말을 쉬게 한다고 유달리 잘못된 일도 아니고 夜來新雨爲留君 (야래신우위류군)밤새 비까지 새로 내려 그대를 머무르게 하는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