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90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雨中漫成(우중만성)빗속에 마음대로 짓다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雨中漫成(우중만성)빗속에 마음대로 짓다 隔屋春禽竹外聞(격옥춘금죽외문)몇 집 건너 봅 새 지저귀는 소리가 대나무 숲 밖에서 들리는데 小窓愁對夕爐熏(소창수대석로훈)작은 창가에서 시름에 겨워 저녁 화로의 연기를 마주하네 蕭蕭院落黃昏雨(소소원락황혼우)땅거미 지는데 뜰에는 쓸쓸하게 비가 내려 濕盡梨花夢裏雲(습진이화몽리운)꿈속의 구름 같은 배꽃을 다 적시는 구나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看 梅(간 매) 매화를 바라보며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看 梅(간 매) 매화를 바라보며 庭院深深午景遲(정원심심오경지)뜰은 깊디깊고 한낮의 해는 더디게 움직이는데 身閑正興睡相宜(신한정흥수상의)몸 한가하니 때마침 낮잠 자기에 안성마춤이구나 騷翁老去偏成懶(소옹노거편성라)시인은 늘그막에 일부러 게을러지니 靜對梅花不賦詩(정대매화불부시)매화를 조용히 마주하며 시도 짓지 않네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夢遊重興寺 (몽유중흥사) 꿈속에서 중흥사 에서 노닐다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夢遊重興寺 (몽유중흥사)꿈속에서 중흥사 에서 노닐다 石門秋色短笻前(석문추색단공전)가을빛으로 물든 돌문에 짧은 지팡이 짚고 갔었던 往事關心二十年(왕사관심이십년)20년 전 지나간 일을 잊을 수가 없구나 昨夜分明身化鶴(작야분명신화학)어젯밤 분명히 이 몸이 학으로 변하여 泠風吹上白雲嶺(령풍취상백운령)맑고 훈훈한 바람 타고 백운대 꼭대기에 올랐네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夢 作 (몽 작) 꿈속에서 짓다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夢 作 (몽 작) 꿈속에서 짓다 我欲爲君平斗極((아욕위군평두극)나는 임금을 위해 북두칠성과 북극성을 바로잡고 手斟天酒注生民(수짐천주주생민)손수 하늘에서 내린 감로를 다라 백성들에게 부어 주고 싶네 陶然一世中和裏(도연일세중화리)온 세상이 중영의 덕 속에서 거나하게 취해 鼓舞羲皇萬古春(고무희황만고춘)복희씨 이전 아득한 옛날 태평성대의 봄을 기리며북 치고 춤추게 하리라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漫 書 (만 서) 생각나는 대로 쓰다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漫 書 (만 서) 생각나는 대로 쓰다 歲月欺人坂走丸(세월기인판주환)언덕 위에서 굴러 내려오는 공 같은 세월은 사람을 속이니 餘生無計鍊金丹(여생무계련금단)남은 생애에 장생불사의 영약을 만들 생각이 없네 欲徒玉兎求靈藥(욕도옥토구령약)옥토끼에게 영약을 구하고 싶은데 安得長梯上廣寒(안득장게상광한)어떻게 긴 사다리를 타고 관한궁에 오를까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寄懷冲徽上人(기회충휘상인) 충휘 상인 에게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부치다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寄懷冲徽上人(기회충휘상인)충휘 상인 에게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부치다 紅塵長望白雲岑(홍진장망백운잠티끌 세상에서 늘 흰 구름 낀 산봉우리를 그리워 했는데 寺在龍淵深復深(사재용연심복심)절이 깊디깊은 용연 계곡에 있구려 我欲問師空寂意(아욕문사공적의)나는 선사에게 공적의 의미를 묻고 싶은데 靑山不語水無心(청산불어수무심)푸른 산은 아무런 말이 없고 물은 무심하기만 하네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卽 夜 (즉 야) 그날 밤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卽 夜 (즉 야) 그날 밤 萬籟沈沈雪有聲(만뢰심심설유성)온갖 소리 쥐 죽은 듯 고요하니 눈 내리는 소리만 들리는데 夜床寒意布衾輕(야상한의포금경)밤 침상에 찬 기운이 스며드니 무명 이불이 가볍구나 幽人倚枕渾無睡(유인의침혼무수)속세를 떠나 조용히 사는 사람은 베개에 기대 도무지 잠 못 이루는데 水滴蓮花第五更(수적연화제오경)연화루에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오경을 알리는 구나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九月十二日曉(구월십이일효) 9월 12일 새벽에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九月十二日曉(구월십이일효)9월 12일 새벽에 瓦溝霜重玉鱗鱗(와구상중옥린린)기왓고랑세 서리가 많이 내려 옥 비늘처럼 곱게 빛나는데 咿喔寒鷄喚早晨(이악한계환조신)가을 닭이 이른 새벽에 꼬끼오 울어 대네 驚覺碧窓殘月白(경각벽창잔월백)놀라서 깨니 푸른 창에 저물어 가는 달이 하얀데 楚雲湘水夢中身(초운상수몽중신)꿈속에서 이 몸이 운우의 정을 나누었구나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狎鷗亭(압구정) 압구정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狎鷗亭(압구정) 압구정 第一名區漢水潯(제일명구한수심)한강 가에서 제일 경치가 좋은 곳이라 群鴉飛處柳陰陰(군아비처유음음)까마귀 떼 날아드는 곳에 버드나무가 우거졌네 江鷗不下斜陽盡(강구불하사양진)강 위를 날아다니는 갈매기들 해 다 저물도록 내려오지 않는데 岸草汀沙自古今(안초정사자고금)강 언덕의 풀과 물가의 모래밭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구나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蜘 蛛 (지 주) 거미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蜘 蛛 (지 주)  거미 爾腹何饕爾體微(이복하도이체미)작은 몸은 그만한 배로 어찌 그리 욕심이 많은가 巧乘昏夜網群飛(교승혼야망군비)교묘하게 어둡고 깊은 밤을 이용해서 날벌레들을 그물질 하네 籬尖屋角爲依圖(리첨옥각위의도)울타리 꼭대기나 용마루 끝에 의지해서 일을 꾀하니 一夕秋風底處歸(일석추풍저처귀)하룻저녁 가을바람 불면 어느 곳으로 돌아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