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農齋 李翊(농재 이익) 105

農齋 李翊 (농재 이익). 戲賦鳶鸛爭巢(희부연관쟁소) 솔개와 황새가 새집을 놓고 다투는 것을 보고 장난삼아 짓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戲賦鳶鸛爭巢(희부연관쟁소)솔개와 황새가 새집을 놓고 다투는 것을 보고 장난삼아 짓다 鸛有弊巢鳶作主 (관유폐소연작주)황새의 낡은 둥지를 솔개가 차지했는데鸛來尋居鳶反猜 (관래심거연반시)황새가 와서 보금자리를 찾으니 솔개가 도리어 시기하네.彼雖辛勤始開基 (피수신근시개기)황새가 비록 처음에 터를 닦느라 애쓰며 부지런히 일했지만此亦經營功費來 (차역경영공비래)솔개 또한 고치고 유지維持하느라 공功을 많이 들였구나. 小者輕飛固善攫 (소자경비고선확)작은 놈은 가볍게 날아 움키기를 잘하고大者利嘴能啄之 (대자이취능탁지) 큰 놈은 날카로운 부리로 잘도 쪼아 대네.嗚呼二物孰是非 (오호이물숙시비)아아, 두 날짐승 가운데 어느 놈이 옳고 어느 놈이 그른가.仰天一笑吾何知 (앙천일소오하지)하늘을 우러러보..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送 女 (송 녀) 딸을 시집보내며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送 女 (송 녀) 딸을 시집보내며 勤斯育女在閨房 (근사육녀재규방)정성精誠을 다해 기른 딸 규방閨房에 있는데送與佗家作孝娘 (송여타가작효랑)다른 집에 보내 효부孝婦가 되게 하네. 有行固應辭父母 (유행고응사부모)시집가면 마땅히 부모父母를 떠나 專心惟可事尊章 (전심우가사존장)마음을 다해 오직 시부모媤父母를 섬겨야 하리라.山川凍合憂難徹 (산천동합우난철)산山과 내가 얼어붙어 뚫고 가기 어렵겠기에 걱정인데骨肉分張意自傷 (공륙분장의자상)피붙이가 헤어지니 마음이 저절로 애타는구나. 一路平林風雪裏 (일로평림풍설리)눈바람 속에 숲 속 외길로任敎歸馬踏斜陽 (임교구마답사양)저녁 햇빛 밟으며 말이 돌아가는 대로 내버려 두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修崑崙(수곤륜) 머리 수련修鍊

農齋 李翊 (농재 이익).    修崑崙(수곤륜) 머리 수련修鍊 攝養書存昔講磨 (섭양서존석구마)양생養生에 관한 책을 예전에 연구硏究했었는데修崑崙法外無佗 (수곤륜법외무타)머리를 수련修鍊하는 법法 외外에는 다른 것이 없었네.千梳理髮踈通好 (천류리발소통호)천 번 머리를 빗으면 기氣가 잘 통하는 데 좋고百脈歸宗衛護加 (백맥귀종위호가)모든 맥脈이 돌아오는 근원根源이기에 더욱 잘 보호保護하고 지켜야 하리라.玉女盆傾頻洗沐 (옥녀분경빔세목)맑은 물이 담겨 있는 물동이 기울여 자주 머리를 감고麻姑爪利恰搔爬 (마고조리흡소파)마고麻姑할미의 날카로운 손톱은 등을 긁기에 좋네. 痒和捎𥰝皆要術 (양화소식개요술)등 긁고 귀 후비는 것 모두 중요重要한 방법方法이니塵垢休留一點些 (진구휴류일점사)먼지와 때 한 점點도 남겨서는 안 되리라.

農齋 李翊 (농재 이익). 熬稻作糤, 正類落梅, 戲與兒輩賦之 (오도작산, 정류락매, 희여아배부지)

農齋 李翊 (농재 이익).   熬稻作糤, 正類落梅, 戲與兒輩賦之(오도작산, 정류락매, 희여아배부지)벼를 볶아 튀밥을 만드니 떨어진 매화와 똑같기에 장난삼아 아이들과 시詩를 짓다  初聞隱隱雷鳴地 (초문은은뢰명지)처음에는 은은隱隱하게 땅에서 우렛소리가 들리더니 更見紛紛雹散空 (경견분분박산공)다시 어지럽게 우박이 공중空中에 흩어지는 것이 보이네.  正耐羅敷春色晩 (정내라부춘색만)바로 나부산羅敷山에 봄빛이 저물어 갈 때 嫣然吹落篴中風 (언연취락적중풍)피리 소리 들리는 가운데 매화梅花꽃이 바람에 날려 아름답게 떨어지는 듯하구나.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鷹 ( 응 ) 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鷹 ( 응 ) 매 天寒澤國北風驅 (천한택국불풍구)날씨도 추운데 수향水鄕에서 북풍北風이 몰아치니哀壑杈枒夜雪鋪 (애학차아야설포)애처로운 골자기 나뭇가지에 밤눈이 덮였네.萬丈峯尖晞羽翮 (만장봉첨희우핵)까마득하게 높은 봉우리 뾰족한데 날개를 말리며千重野色視平蕪 (천중야색시평무)들판의 경치景致가 겹겹이라 잡초가 무성한 들을 바라보는구나.誰知兔走無全窟 (수지토주무전굴)토끼 도망가도 온전한 굴이 없다는 것을 누가 알겠는가.佇待鵬搏有遠圖 (저대붕박유원도)우두커니 서서 대붕大鵬이 날갯짓해서 멀리 날아갈 것을 기다리네.百戰爭能行且見 (백전쟁능생차견)수많은 싸움을 치른 기량 펼치는 것을 장차 보게 될 텐데㩳身只覺似愁胡 (쌍시니지각사수호)몸을 곧게 세우니 다만 수심 어린 서역인西域人과 비슷하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雪 2 (설 2) 눈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雪 2 (설 2)  눈  積雪應遲夜色歸 (적설응지야색귀)눈이 쌓여서 마땅히 밤의 경치景致가 더디게 돌아올 것이니佳辰判不與心違 (가진판불여심위)경사慶事스러운 날에는 더불어 마음이 어긋나지 않으리라 여겨지네.淸明界裏聊閒步 (청명계리료한보)맑고 밝은 세상 속을 애오라지 한가롭게 거니니空濶天邊欲奮飛 (공활천변욕분비)텅 비고 드넓은 하늘가로 다 떨치고 날아오르고 싶구나. 璐樹千章爭暎肉 (로수천장쟁영륙)수많은 아름다운 큰키나무들이 다투어 내 몸에 비치고緇塵一點不侵衣 (치진일전불침의)검은 티끌 한 점點도 옷에 묻지 않네.擬將椽筆揮平野 (의장연필휘평야)장차將次 서까래만 한 붓을 너른 들에 휘둘러無限瓊瑤助發輝 (무한경요조발희)한없이 아름다운 시문詩文을 펼쳐 나타내도록 도우리라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雪 1 (설 1) 눈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雪 1 (설 1)  눈  乾坤釀雪逐陽歸 (건곤양설축양귀)온 세상이 눈을 빚으며 봄을 쫓으며 돌아가니時景循環感不違 (시경순환감불위)계절季節이 잇따라 도는 것은 어긋남이 없네.巖徑總驚鹽虎出 (암경총경렴호출)바윗길에 흰 눈으로 만든 호랑이가 나타나니 다 놀라고海天難別白鷳飛 (해천난별백한비)바다 위 하늘에 백한이 날아다니는지 구별하기 어렵구나.平埋澗壑渾如掌 (평몰간학호여장)물이 흐르던 골짜기가 눈에 파묻혀 평평平平해지니 거의 손바닥 같고細透簾櫳或點衣 (세투렴롱혹점의)주렴珠簾 드리운 창窓으로 눈이 조금씩 날아들어 옷에 떨어지기도 하네.從此莫愁長夜逼 (종차막수장야핍)지금부터 닥치게 될 기나긴 밤을 걱정하지 말게.眼中無物不生輝 (안중무불불생휘)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다 환하게 빛날..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陽 至 (양 지) 동지冬至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陽 至 (양 지)  동지冬至 平分日軌正南歸 (평분일궤정남귀)고르게 나뉘어 해의 궤도軌道가 정남正南쪽으로 돌아가니此理何曾動靜違 (차리하증동정위)이 이치理致가 언제 일찍이 어긋나게 움직이고 멈춘 적이 있었던가.古俗千邨行粥遍 (고속천촌행죽편)옛 풍속風俗에는 마을마다 팥죽을 나누어 먹고新陽一管撥灰飛 (신양일관발회비)새봄을 맞기 위해 황종관黃鍾管에 갈대청의 재를 일으키고 날리는 날이로다. 祥騰邃禁催頒曆 (상등수금최반력)상서祥瑞로운 일을 위해 궁궐宮闕에서는 책력冊曆을 나누어 주고身掩淸齋合整衣 (신엄청재합정의)몸을 드러내지 않고 깨끗이 재계齋戒하고 모여서 옷매무시를 바로잡았네.嘉與乾坤同剝換 (가여건곤동박환)온 세상이 함께 새롭게 바뀌는 것이 경사慶事스럽구나.請看朝日頓添輝 (청간조일돈첨휘)..

農齋 李翊 (농재 이익). 寄題小孫如達晬盤(기제소손여달수반) 어린 손자 여달의 돌상에 지어 보내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寄題小孫如達晬盤(기제소손여달수반)어린 손자 여달의 돌상에 지어 보내다 生兒雖晩早生孫 (생아수만조생손)비록 아들은 늦게 낳았어도 손자孫子는 일찍 보았으니汝父芳年我老殘 (영부방년아노잔)네 아비는 한창 젊은데 나는 늙고 쇠약衰弱하구나. 然喜同時三世並 (연희동시삼세병)삼대三代가 함께 사는 것이 기쁘기만 하니深期餘日百榮存 (심기여일백영존)앞날에 온갖 영화榮華가 있기를 몹시 바라노라.桑弧蓬矢俄周歲 (상호봉시아주세)태어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돌이 되었으니兔穎龍煤且試盤 (토영룡매차시반)돌상床에 놓여 있는 붓과 먹을 잡으려무나.種玉爲根嘉樹長 (종옥위근가수장)옥玉을 심었으니 뿌리를 내려 아름다운 나무로 자라서任敎枝葉滿庭繁 (임교지엽만정번)가지와 잎이 뜰에 가득 무성茂盛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