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116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集古, 寄伴琴(집고, 기반금) 옛 시구를 모아 반금 이경류 에게 부치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集古, 寄伴琴(집고, 기반금)옛 시구를 모아 반금 이경류 에게 부치다 一別心知兩地秋 (일별심지양지추)마음이 통하는 친한 벗과 한 번 헤어지고 나서 두 곳에 가을이 오니 楚雲湘水憶同遊 (초운상수억동유)초楚 땅의 구름 낀 상수湘水에서 함께 노닐던 일이 생각하네. 夜深雨絶松堂靜 (야심우절송당정)밤 깊어 비 그치니 고요한 송당松堂에서 岳色江聲暗結愁 (악색강성암결수)산山빛과 강물 소리에 남몰래 시름이 맺히는구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集古 寄虛白老師(집고 기허백로사) 옛 시구를 모아 허백당 노스님에게 부치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集古 寄虛白老師(집고 기허백로사)옛 시구를 모아 허백당 노스님에게 부치다 野人自愛山中宿 (야인자애산중숙)시골 사람이 본디 산山속에 묵는 것을 좋아하는데 僧在翠微開竹房 (승재취미개죽방)스님이 산 중턱에 대나무로 만든 방房을 열었네. 入定幾時還出定 (입정기시환출정)선정禪定에 들면 언제쯤 다시 거기서 나오시나. 空林閑坐獨焚香 (공림한좌독분향)텅 빈 숲에 한가롭게 앉아 홀로 향香을 피우고 있는데…. * 허백당虛白堂 : 조선朝鮮 중기中期의 승려僧侶이자 승병장僧兵將인 명조明照의 호號.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李甥偶得油紙弓袋貯冠(이생우득유지궁대저관). 이생이 우연히 기름종이로 만든 활집을 얻어 갓을 쌓아 두었기에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李甥偶得油紙弓袋貯冠(이생우득유지궁대저관)이생이 우연히 기름종이로 만든 활집을 얻어 갓을 쌓아 두었기에 一箇弓韜架上安 (일개궁도가상안)시렁 위에 놓인 활집 하나 君何從得護絲冠 (군하종득호사관)그대는 어디에서 얻어 갓을 넣어 두었는가. 多藏軍器人方說 (다장군기인방설)무기武器 많이 감췄다고 사람들이 바야흐로 이야기하는데 恐被名流捩眼看 (공피명류렬안간)명사名士가 눈 부릅뜨고 살펴볼까 두렵구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思完山琶老, 集古(사완산파로, 집고) 완산의 비파 켜는 노인을 생각하며 옛 시의 구절들을 모으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思完山琶老, 集古(사완산파로, 집고)완산의 비파 켜는 노인을 생각하며 옛 시의 구절들을 모으다 鵾絃鐵撥世無有 (곤현철발세무유)세상世上에 없는 놀라운 솜씨로 推手爲琵却手琶 (추수위비각수파)손을 밀고 당기며 비파琵琶를 켜네. 我不識君曾夢見 (아불식군증몽견)나는 그대를 모르지만 일찍이 꿈에서 보았는데 無由縮地欲如何 (무유축지옥여하)먼 거리를 가깝게 할 수 없으니 어찌해야 하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雨後戲賦翠屛飛瀑(우후희부취병비폭) 비 온 뒤에 취병비폭을 장난삼아 읊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雨後戲賦翠屛飛瀑(우후희부취병비폭)비 온 뒤에 취병비폭을 장난삼아 읊다 雲錦屛高瑤席上 (운금병고요석상)구름무늬 비단 병풍이 옥으로 만든 자리 위에 펼쳐진 듯하고 水晶簾迤玉樓傍 (수정염이옥루방)수정 주렴이 옥으로 꾸민 화려한 누각 옆에 비스듬히 걸린 듯하네. 如何有此豪奢極 (여하유차호사극)어쩌다가 이런 호화로운 사치를 누리게 되었는가. 自笑幽人忽濫觴 (자소유인홀람상)속세를 피해 조용히 사는 사람이 갑자기 분수에 넘치는 장관에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구나.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三江記事 3(삼강기사 3) 삼강三江의 일을 기록記錄하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三江記事 3(삼강기사 3)삼강三江의 일을 기록記錄하다 銷氷淅米珠和粒 (소빙석미주와립)얼음 녹여 쌀을 이니 구슬과 쌀알이 서로 엉기고 煖酒濡唇玉裹髥 (온주유진옥과염)술 데워 입술 적시면 구레나룻에 옥玉이 여기저기 맺히네. 銀海黃庭俱凍合 (은해광정구동합)눈과 오장육부五臟六腑는 다 얼어붙었는데 靈臺何事獨安恬 (령대하사독안념)무슨 일로 마음만 홀로 편안하단 말인가.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次韻寄謝李御史袤(차운기사리어사무) 차운하여 어사 이무에게 고마운 뜻을 전하는 시를 부치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次韻寄謝李御史袤(차운기사리어사무)차운하여 어사 이무에게 고마운 뜻을 전하는 시를 부치다 廿八驪珠飢渴解 (입팔려주기갈해)왕희지王羲之의「쾌설시청첩快雪時晴帖」스물여덟 자字에 대한 배고픔과 목마름은 풀렸지만 還嫌君不識吾情 (환혐군불식오정)도리어 내 마음을 몰라준 그대가 밉구려. 群公倘就伊周業 (군공상취이주업)여러분이 만일 그 옛날 이윤伊尹과 주공周公의 공적功績을 이루려면 事葛昆夷道亦明 (사갈곤이도역명)탕왕湯과 문왕文王이 오랑캐를 섬겼던 도道에 또한 밝아야 할 거외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壬辰四月二十八日喜雨 2(임진사월이십팔일희우 2). 임진년 4월 28일 단비가 내리기에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壬辰四月二十八日喜雨 2(임진사월이십팔일희우 2)임진년 4월 28일 단비가 내리기에 誰道天高不聽卑 (수도천고불청비)하늘은 높아서 낮은 곳에 사는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누가 말했는가. 桑林禱罷雨祁祁 (상림도파우기기)기우제祈雨祭 지내고 나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구나. 作霖賢齎由恭默 (작림현재유공묵)나라에 가뭄이 들면 장맛비 삼을 어진 재상을 내려 주는 것도 공손하고 말없이 나라 다스리는 도리道理를 생각했기 때문이니 始信商書匪我欺 (시신상서비아기)『서경書經』이 나를 속이지 않았음을 비로소 믿겠구나.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三江記事 2(삼강기사 2) 삼강三江의 일을 기록記錄하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三江記事 2(삼강기사 2)삼강三江의 일을 기록記錄하다 白頭雲氣接泥簷 (백두운기접니첨)백두산白頭山에 떠다니는 구름이 진흙 처마에 잇닿았고 風雪如簁日夜添 (풍설여사일야첨)눈바람은 체질하듯 밤낮으로 더하네. 窓壁霜凝光壁月 (창벽상응광벽월)창窓과 벽壁애는 서리가 얼어붙어 달빛인 양 환하고 衣衾稜作利刀鎌 (의금릉작이도겸)옷과 이불은 각이 져서 칼과 낫처럼 날카롭구나.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三江記事 1(삼강기사 1) 삼강(三江)의 일을 기록하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三江記事 1(삼강기사 1)삼강(三江)의 일을 기록하다 囚山不必說囚籬 (수산불필설수리)산山속으로 귀양 왔는데 위리안치圍籬安置를 말할 필요는 없지. 氷鑑三時夏甑炊 (빙감삼시하증취)겨울은 온종일 얼음 창고倉庫 속 같고 여름은 시루에 찌는 듯하네. 地獄誰云信無有 (지옥수운신무유)지옥地獄은 정말로 없다고 누가 말했던가. 溫公蓋未到而知 (온공개미도이지)온국공溫國公 사마광司馬光은 와 보지도 않고 알았구나. * 위리안치圍籬安置 : 유배流配된 죄인罪人이 거처居處하는 집 둘레에 가시로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가두어 두던 일.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挽韓僉知 2(만한첨지 2)한 첨지에 대한 만사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挽韓僉知 2(만한첨지 2)한 첨지에 대한 만사 我謫三江已四載 (아적삼강이사재)내가 삼강三江에 귀양 온 지 벌써 4년 公無一入於城中 (공무일입어성중)공公은 한 번도 성城안에 들어오지 않았네. 吾猶及見老知止 (오유금견노지지)내가 가히 늘그막에 분수分數에 넘치지 않도록 그칠 줄 아는 분을 보았으니 朝有鄭卿鄕有公 (조유정경경유공)조정朝廷에는 판서判書 정세규鄭世規가 있고 시골에는 공公이 계시구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挽韓僉知 1(만한첨지 1)한 첨지에 대한 만사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挽韓僉知 1(만한첨지 1)한 첨지에 대한 만사 如蘭養子豈須科 (여란양자기수과)난초蘭草 같은 자식子息을 키웠으니 어찌 과거科擧가 필요할까. 九十全歸莫薤歌 (구십전귀막해가)아흔에 온전穩全히 돌아갔으니 만가輓歌는 부르지 마오. 生長邊城能辦此 (생장병성능변차)변경邊境의 성城에서 나서 자라 이처럼 힘써 일해 왔으니 吾將韓老向人誇 (오장한노향인과)내가 한 씨韓氏 어른을 사람들에게 자랑할 거외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和諸兒作(화제아작) 여러 아이들의 시에 화답하여 짓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和諸兒作(화제아작)여러 아이들의 시에 화답하여 짓다  蕭瑟何時共枕眠 (소슬하시공침면)으스스하고 쓸쓸한 밤 어느 때에나 함께 베개 베고 잘까. 獨聞中夜雨聲連 (독문중야우성련)이어지는 빗소리를 홀로 한밤중에 듣네. 池塘靑草非難寫 (지당청초비란사)아름다운 시구詩句로 묘사描寫하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라 此日難將此意傳 (차일난장차의전)이날의 이 뜻을 전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로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五 柳 2(오 류 2)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五 柳 2(오 류 2)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  松封秦爵千年恥 (송봉진작천년치)소나무가 진시황에게 작위를 받은 것은 천년의 부끄러움이었고 柳在陶門百歲芳 (류재도문백세방)버드나무가 도연명의 집 문 앞에 서 있는 것은 백세의 향기로다.  若使依依能解語 (약사의의능해어)만약 버들더러 말하게 한다면 回看落落咤容長 (회간락락타용장)키 큰 소나무를 돌아보며 겉모습만 멀쩡하다고 꾸짖으리라.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五 柳 1(오 류 1)다섯 그루의 버드나무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五 柳 1(오 류 1)다섯 그루의 버드나무  隋堤綠映龍舟浦 (수제록영룡주포)수나라 둑의 푸른 버들은 임금이 탄 배가 머물고 있는 포구에 비치고 齊郭煙籠鳳吹蹊 (제곽연롱봉취혜)제나라 성곽의 안개 낀 버들은 풍악 소리 울리는 길을 감싸네. 何事潯陽五株柳 (하사심양오주류)무슨 일로 심양의 다섯 그루 버드나무는 蕭疏獨向葛巾低 (소소독향갈건저)듬성듬성한 나뭇잎 드리운 채 갈포 두건 쓴 도연명 에게 홀로 머리 숙이는가.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補 天 2(보 천 2) 하늘을 메우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補 天 2(보 천 2) 하늘을 메우다  女主誣民今幾年 (녀주무민금기년)여와씨女媧氏가 백성百姓을 속인 지 지금 몇 해이던가. 吾將上質玉皇前 (오장상절옥황전)내가 옥황상제玉皇上帝 앞에 나아가 대답하리라. 乾坤須用中和位 (건곤수용중화위)하늘과 땅은 모름지기 중中과 화和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元氣安能鍊石連 (원기안능련석련)원기元氣를 어찌 돌을 불에 달구어 이을 수 있다는 말인가.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補 天 1(보 천 1) 하늘을 메우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補 天 1(보 천 1) 하늘을 메우다  補缺蒼穹已萬年 (보결창궁이만년)이지러진 푸른 하늘을 메운 지 벌써 오랜 세월歲月이 흘렀는데  神功耀後更光前 (신공요후경광전)공전절후空前絶後의 신령神靈스러운 공적功績이었네. 他時杞國傾崩日 (타시기국경붕일)훗날 기杞나라가 기울어지고 무너지는 날 復有何人墜緖連 (복유하인추서련)다시 어떤 사람이 쇠퇴衰退하여 명맥命脈만 남은 그 일을 이을 것인가.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題國是疏後(제국시소후) 국시소 뒤에 쓰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題國是疏後(제국시소후) 국시소 뒤에 쓰다 昔稱凶疏今邪說 (석칭흉소금사설)예전에는 흉한 상소라 하고 지금은 그릇되고 간사한 말이라고 하지만 輿論堂堂殷海東 (여론당당은해동)여론輿論은 당당堂堂하게 이 나라에 크게 일었네. 雖吾尙有如前妄 (수오상유여전망)비록 내가 아직도 전처럼 망령妄靈되더라도 願國終無與亂同 (원국종무여란동)나라가 마침내 어지러웠던 과거過去의 일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오이다.  * 국시소國是疏 : 나랏일에 대한 상소上疏.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挽李景愚內(만리경우내) 경우 이희안의 부인夫人에 대한 만사輓詞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挽李景愚內(만리경우내)경우 이희안의 부인夫人에 대한 만사輓詞 姑家遘癘日 (고가구려일)시가媤家에 역병疫病이 돌던 날 之子不眠情 (지자불면정)잠도 못 자고 보살피던 부인夫人의 마음. 理則躋遐壽 (리측제하수)지위地位도 오르고 쟁수長壽하는 것이 바른 이치理致인데 胡然丹旐明 (호연단조명)어찌하여 붉은 명정銘旌이 서 있는가.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九日思李太守(구일사이태수) 중양절에 태수 이공망을 생각하며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九日思李太守(구일사이태수)중양절에 태수 이공망을 생각하며 月爲重陽好 (월위중양호)달은 중양절重陽節의 좋은 때인데 人無酒一杯 (인무주일배)사람한테는 술 한 잔도 없네. 誰如李太守 (수여이태수)누가 이 태수李太守처럼 解送白衣來 (해송백의래)흰 옷 입은 사람에게 술 들려 보낼 줄을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