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遷居八趣(천거팔취)
귀양지의 여덟 가지 풍취
[ 제 1 취 ]
西風過家來(서풍과가래)
하늬바람은 고향집 지나서 오고
東風過我去(동풍과아거)
샛바람은 나를 들러서 가네.
只聞風來聲(지문풍래성)
바람 불어오는 소리를 듣기만 할 뿐
不見風起處(불견풍기처)
바람 이는 곳 그 어딘지 볼 수가 없네.
[ 제 2 취 ]
明月出東溟(명월출동명)
밝은 달 동해에 떠오르니
金波盪萬里(금파탕만리)
금물결 아득히 멀리까지 출렁거리네.
何如江上月(하여강상월)
어찌하여 강 위에 뜬 저 달은
寂寞照江水(적막조강수)
고요하고 쓸쓸히 강물만 비추는 것인지…
[ 제 3 취 ]
有意不看雲(유의불간운)
뜻하는 바가 있어 구름을 보지도 않고
無意不看雲(무의불간운)
아무런 의지 없이 구름을 보지도 않네.
聊將有無意(료장유무의)
애오라지 무릇 뜻이야 있든지 없든지
留眼到斜曛(류안도사훈)
해질녘이 될 때까지 눈에 머물러 있네.
[ 제 4 취 ]
家鄕八百里(가향팔백리)
내 집이 있는 고향 팔백 리나 떨어져 있으니
晴雨無增損(청우무승손)
날이 개고 비가 오는 일은 상관없네.
晴日思如近(청일사여근)
하지만 맑게 갠 날은 더 가까운 듯이 여겨지고
雨日思如遠(우일사여원)
비가 오는 날은 더 먼 것처럼 느껴지네.
[ 제 5 취 ]
北極之出地(북극지출지)
북극北極이 땅 위에 솟아 있어서
千里差四度(천리차사도)
천 리에 사 도씩 차이가 나네.
猶登望鄕臺(유등망향대)
다만 망향대에 올라서는
怊悵至日暮(초창지일모)
슬프고도 한탄스럽게 저물녘까지 있었네
[ 제 6 취 ]
流水自然去(유수자연거)
흐르는 물 저절로 흘러가니
活活無阻礙(괄괄무조애)
콸콸콸! 막아서 방해하는 것이 없네.
憶得鴻荒初(억득홍황초)
생각해보니 하늘과 땅이 생겨난 맨 처음에
丘陵有崩汰(구릉유붕태)
언덕이 무너져 내려앉는 듯하네.
[ 제 7 취 ]
折取百花看(절취백화간)
온갖 꽃 꺾어다가 바라봐도
不如吾家花(불여오가화)
우리 집에 핀 꽃만 못하네,
也非花品別 (야비화품별)
꽃의 품격 달라서는 아니고
秪是在吾家(지시재오가)
다만 우리 집에 있어서이네.
[ 제 8 취 ]
楊柳千萬絲(양류천만사)
수양버들 그 많은 실가지
絲絲得靑春(사사득청청)
실실이 푸른 봄이네.
絲絲霑好雨(사사점호우)
실실이 때맞추어 적당히 오는 비에 젖어
絲絲惱殺人(사사뇌살인)
실실이 사람을 애태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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