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遷居八趣(천거팔취) 귀양지의 여덟 가지 풍취

산곡 2025. 1. 18. 11:08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遷居八趣(천거팔취)

귀양지의 여덟 가지 풍취 

 

[ 제 1 취 ]

西風過家來(서풍과가래)

하늬바람은 고향집 지나서 오고

東風過我去(동풍과아거)

샛바람은 나를 들러서 가네.

只聞風來聲(지문풍래성)

바람 불어오는 소리를 듣기만 할 뿐

不見風起處(불견풍기처)

바람 이는 곳 그 어딘지 볼 수가 없네.

 

[ 제 2 취 ]

明月出東溟(명월출동명)

밝은 달 동해에 떠오르니

金波盪萬里(금파탕만리)

금물결 아득히 멀리까지 출렁거리네.

何如江上月(하여강상월)

어찌하여 강 위에 뜬 저 달은

寂寞照江水(적막조강수)

고요하고 쓸쓸히 강물만 비추는 것인지…

 

[ 제 3 취 ]

有意不看雲(유의불간운)

뜻하는 바가 있어 구름을 보지도 않고

無意不看雲(무의불간운)

아무런 의지 없이 구름을 보지도 않네.

聊將有無意(료장유무의)

애오라지 무릇 뜻이야 있든지 없든지

留眼到斜曛(류안도사훈)

해질녘이 될 때까지 눈에 머물러 있네.

 

[ 제 4 취 ]

家鄕八百里(가향팔백리)

내 집이 있는 고향 팔백 리나 떨어져 있으니

晴雨無增損(청우무승손)

날이 개고 비가 오는 일은 상관없네.

晴日思如近(청일사여근)

하지만 맑게 갠 날은 더 가까운 듯이 여겨지고

雨日思如遠(우일사여원)

비가 오는 날은 더 먼 것처럼 느껴지네.

 

[ 제 5 취 ]

北極之出地(북극지출지)

북극北極이 땅 위에 솟아 있어서

千里差四度(천리차사도)

천 리에 사 도씩 차이가 나네.

猶登望鄕臺(유등망향대)

다만 망향대에 올라서는

怊悵至日暮(초창지일모)

슬프고도 한탄스럽게 저물녘까지 있었네

 

[ 제 6 취 ]

流水自然去(유수자연거)

흐르는 물 저절로 흘러가니

活活無阻礙(괄괄무조애)

콸콸콸! 막아서 방해하는 것이 없네.

憶得鴻荒初(억득홍황초)

생각해보니 하늘과 땅이 생겨난 맨 처음에

丘陵有崩汰(구릉유붕태)

언덕이 무너져 내려앉는 듯하네.

 

[ 제 7 취 ]

折取百花看(절취백화간)

온갖 꽃 꺾어다가 바라봐도

不如吾家花(불여오가화)

우리 집에 핀 꽃만 못하네,

也非花品別 (야비화품별)

꽃의 품격 달라서는 아니고

秪是在吾家(지시재오가)

다만 우리 집에 있어서이네.

 

[ 제 8 취 ]

楊柳千萬絲(양류천만사)

수양버들 그 많은 실가지

絲絲得靑春(사사득청청)

실실이 푸른 봄이네.

絲絲霑好雨(사사점호우)

실실이 때맞추어 적당히 오는 비에 젖어

絲絲惱殺人(사사뇌살인)

실실이 사람을 애태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