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炯庵 李德懋(형암 이덕무) 93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江 行 (강 행) 강을 배타고 가며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江 行 (강 행) 강을 배타고 가며 憐花行拾墮采花(련화행습타채화)꽃이 사랑스러워 떨어진 꽃을 다니며 줍는데 陳陳光風帽任斜(진진광풍모임사)이따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모자가 비뚤어졌네 孤島劇靑潮忽白(고도극천조홀백)외딴 섬은 몹시 푸르고 조류는 갑자기 허예지니 船郞突兀刺晴沙(선랑돌올자청사)우뚝 선 뱃사공이 맑은 모래 위에서 노 젓는듯 하구나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洞仙嶺(동선령) 동선령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洞仙嶺(동선령) 동선령 樹深何處坐黃鶯(수심하처좌황앵)나무가 깊숙이 우거졌으니 어느 곳에 꾀꼬리가 앉아 있을까 不露其身只送聲(불로기신지송성)그 몸은 드러내지도 않고 다만 울음소리만 보내네 日午衣鞍都綠影(일오의안도록영)한낮이라 옷과 안장에 모두 푸른 그림자 뿐인데 櫻花如粉向人明(앵화여분향인명)앵두꽃이 분 같아서 사람을 향해서 밝고 환하 구나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夢踏亭雨(몽답정우)몽답정 에 내리는 비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夢踏亭雨(몽답정우)몽답정 에 내리는 비 紅欄旖旎擁羣芳(홍란의니옹군방)호화롭게 붉은 단청을 한 난간이 온갖 향기 나는 꽃을 품었는데 絲雨終朝滞畵堂(사우종조체화당)아침내 내리는 실비에 화려하게 꾸민 집에 머무르네 欲試眉稜深淺醉(욕시미릉심천취)눈썹 가장자리가 얼마나 취했는지 살펴보고 싶어서 生衣乍整照回塘(생의사정조회당)여름옷 잠시 가지런히 하고 굽이진 연못에 비추어 보는구나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騎 牛 2 (기 우 2) 소를 타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騎 牛 2 (기 우 2) 소를 타다 岩花捎眠睡才驚(암화소면수재경)바위에 핀 꽃이 눈에 스쳐 놀라서 졸다가 깨니 政看斜陽角末明(정간사양각말명)때마침 저무는 해가 소뿔 끝에 환하게 비치네 行處山童爭拍手(행처산동쟁박수)가는 곳마다 산골 아이들은 다투어 손뼉을 치며 笑余叱喏似書聲(수려질야사서성)소 모는 소리가 글 읽는 소리 같다며 나를 보고 웃는구나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騎 牛 1 (기 우 1) 소를 타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騎 牛 1 (기 우 1) 소를 타다 空山一道叱牛行(공산일도질우행)텅 빈 산 외길로 소 몰고 가는데 坐覺背皮似席平(좌각배피사석평)등가죽 위에 앉아 있으니 자리처럼 편안하네 才着一身安穏了(재착일신안은료)겨우 몸 한나 조용하고 편안히 자리하고 나니 更無餘地置功名(경무여지치공명)고을 세워 이름 떨치려는 생각이 끼어들 여지가 다시 없구나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甁 菊(병 국) 병에 꽂은 국화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甁 菊(병 국) 병에 꽂은 국화 亭亭孤蘂向秋暉(정정고예향추휘)우뚝 솟은 외로운 꽃이 가을빛을 향하니 雌蜨多情墜粉飛(자접다정추분비)암나비가 다정하여 꽃가루를 떨어뜨리며 날아드네 移揷瞻甁勤惜護(이삽첨병근석호)병에 옮겨 꽂고 부지런히 아끼고 돌보니 忍隨凡卉寂寥歸(인수범훼적요귀)차마 뭇꽃처럼 고요하고 쓸쓸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서 로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秋日醉題(추일취제) 가을날 술에 취해서 쓰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秋日醉題(추일취제)가을날 술에 취해서 쓰다 敗絮寒蒙菊枕斜(패서한몽국침사)묵은 솜 들어있는 찬 이불에 말린 국화 넣은 베개는 비스듬한데 濃酣搖筆字如鴉(농감요필자여아)거나하게 취해 붓을 놀리니 글자가 까마귀 같네 百憂千慮驅除了(백우천려구제료)온갖 근심과 여러 가지 생각이 다 사라지더니 硯沼泓澄落眼花(연소홍진락안화)벼루못 맑은 물에 눈앞에 어른거리던 불똥만 떨어지는구나 漢陰 李德馨[한음 이덕형].   題三足堂[제삼족당]  삼족당에 쓰다. 野色煙中隱[야색연중은] : 들판의 정경은 안개 속에 숨고 灘聲月下寒[탄성월하한] : 여울물 소리 달빛 아래 쓸쓸하네. 秋風吹不盡[추풍취부진] : 가을 바람 불면서 그치지 않으니 淸興暮江干[청흥모강간] : 저무는 강 줄기에 맑은 흥이 이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題鏡匣(제경갑) 거울을 넣어 두는 상자에 대해 쓰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題鏡匣(제경갑)거울을 넣어 두는 상자에 대해 쓰다 淨似秋江斂水痕(정사추강염수흔)물자국을 거둔 가을 강처럼 깨끗하여 匣中藏得別乾坤(갑중장득별건곤)갑 속에 별천니가 숨겨져 있네 涵虛淸潔非徒翫(함허청결비도완)텅 빈 것을 받아들여 맑고 깨끗하니 부질없이 구경만 할것이 아니라 但慕吾心不自昏(단모오심불자혼)다만 내 마음도 이처럼 어둡지 않기를 바라노라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竹 ( 죽 ) 대나무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竹 ( 죽 ) 대나무 錦綳初脫琅玕枝(금붕초탈랑간지)죽순 이 껍질을 막 벗은 대나무 가니 堦上日高影轉移(개상일고영전이)섬돌 위로 해 높이 떠오르다 그림자가 옮겨 가네 萬古幾經風與雪(만고기경풍여설)오랜 세월 눈바람을 얼마나 겪었는가 此君淸節我能知(차군청절아능지)대나무의 맑고 깨끗한 절개는 내가 잘 아노라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漁 翁 2( 어 옹 2) 고기 잡는 노인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漁 翁 2( 어 옹 2) 고기 잡는 노인 風來水國夜氣淸(풍래수국야기청)물나나레 바람 불어오니 밤기운이 맑아서 兩岸諸禽自呼名(양안제금자호명)양쪽 언덕의 온갖 새들이 스스로 이름을 부르네 興逸維舟叢竹下(흥일유주총죽하)흥에 겨워 대나무 숲 아래 배를 매어 두고 燒魚荻火濕烟生(소어적화습연생)억새 불에 물고기를 굽자 젖은 연가기 피어오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