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蘇東坡 蘇軾(소동파 소식). 유월이십칠일망호루취서오절 1(六月二十七日望湖樓醉書五絶 1). 6월 27일 망호루에서 취해 절구 5수를 쓰다

산곡 2025. 2. 8. 07:27

蘇東坡 蘇軾(소동파 소식).  유월이십칠일망호루취서오절 1

(六月二十七日望湖樓醉書五絶 1)

6월 27일 망호루에서 취해 절구 5수를 쓰다

 

[제1절]

黑雲翻墨未遮山 (흑운번묵미차산)

먹을 쏟을 듯한 검은 구름이 산을 가리기도 전에

白雨跳珠亂入船 (백우도주란입선)

소나기가 구슬이 튀어 오르는 것처럼 배 안으로 어지럽게 함부로 들어오네.

卷地風來忽吹散 (권지풍래홀취산)

땅을 말아 올릴 듯 비람이 불어오다가 갑자기 흩어지니

望湖樓下水如天 (망호루하수여천)

망호루望湖樓 아래 서호西湖 물은 하늘과도 같네.

 

[제2절]

放生魚鼈逐人來 (방생어별축인래)

잡았다가 놓아준 물고기와 자라는 사람을 쫓아오고

無主荷花到處開 (무주하화도처개)

임자가 없는 연꽃은 가는 곳마다 피었네.

水枕能令山俯仰 (수침능령산부앙)

물을 베개 삼아 누우니 산들이 출렁거리고

風船解與月徘徊 (풍선해여월배회)

돛단배는 달과 함께 이리저리 돌아다니네.

 

[제3절]

烏菱白芡不論錢 (오릉백건불론전)

검은색 마름과 흰 가시연을 값 따지지 않고

亂繫靑菰裏綠盤 (란계청고리록반)

얼기설기 푸른 줄풀로 묶어 초록빛 쟁반에 담아 두네.

忽憶嘗新會靈觀 (홀억상신회령관)

문득 생각나네, 개봉開封의 회령관會靈觀에서 새로 나온 가시연을 맛보던 일이.

滯留江海得可餐 (체류강해득가찬)

강과 바다에 머물러 있으니 이런 것은 능히 먹을 수 있겠네.

 

[제4절]

獻花游女木蘭橈 (헌화유녀목란요)

목란배를 저어 와서 꽃을 따다 바치는 여인네

細雨斜風溼翠翹 (세우사풍습취교)

비껴 부는 바람과 가늘게 내리는 비에 머리에 꽂은 깃털 장식이 축축하네.

無限芳洲生杜若 (무한방주생두약)

끝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모래톱에 흐드러지게 핀 두약꽃

吳兒不識楚辭抄 (오아불식초사초)

오吳나라 땅에 사는 사람들은 <초사楚辭>에 나오는 것처럼

두약꽃을 따 주면서 구애求愛할 줄 모를 텐데….

 

[제5절]

未成小隱聊中隱 (미성소은료중은)

세상을 피해 사는 은자는 되지 못했으니 애오라지 한가한 벼슬자리라도 해야겠네.

可得長閑勝暫閑 (가득장한승잠한)

오래도록 한가하게 지낼 수만 있다면 잠시 한가하게 지내는 것보다 나을 테지만

我本無家更安往 (아본무가경안왕)

내 본디 집이 없는데 다시 어디로 간단 말인가.

故鄕無此好湖山 (고향무차호호산)

고향에는 이렇게 좋은 호수와 산도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