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여 1563)

許蘭雪軒(허난설헌). 貧女吟1-4 (빈녀음1-4)

산곡 2022. 11. 29. 08:03

許蘭雪軒(허난설헌).    貧女吟1-4 (빈녀음1-4)

가난한 처녀의 노래 

 

[제1수]

豈是乏容色(기시핍용색)

얼굴 맵시야 어찌 남에게 떨어지랴

工鍼復工織(공침복공직)

배느질에 길삼 솜씨도 모두 좋건만

少小長寒門(소소장한문)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난 탓에

良媒不相識(량매불상식)

중매 할미 모두 나를 몰라 준다오

 

[제2수] 

不帶寒餓色(불대한아색)

춥고 굶주림도 얼굴에 내색않고

盡日當窓織(진일당창직)

하루 내내 창가에서 베만 짠다네

唯有父母憐(유유부모련)

부모님은 가엾다고 생각 하시지만

四隣何會識(사린하회식)

이웃의 남들이야 나를 어찌 알랴

 

[제3수] 

夜久織未休(야구직미휴)

밤 깊어도 베틀에서 쉬지도 않고

戞戞鳴寒機(알알명한기)

베틀 소리만 삐걱삐걱 처량하게 울리네

機中一匹練(기중일필연)

짜여 가는 이 한필의 고운 비단

終作阿誰衣(종작아수의)

필경 어느 규수 옷이 되려나

 

[제4수]

手把金剪刀(수파금전도) :

가위잡고 삭독삭독 옷 마를 제면

夜寒十指直(야한십지직) :

밤이 차가워 열 손가락 곱아드는데

爲人作嫁衣(위인작가의) :

시집갈 옷 삵 바느질 쉴 새 없건만年年還獨宿(연년환독숙) :

해마다 나는 홀로 잠을 잔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