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고전명화

작가 : 후지와라노 타카요시(傳). 제목 : 겐지모노가타리 중의 어법(御法)

산곡 2024. 5. 8. 06:20

 

작가 : 후지와라노 타카요시(傳)

제목 : 겐지모노가타리 중의 어법(御法)

언제 : 헤이안 시대 후기(12세기 후반)

재료 : 두루마리 종이에 채색

규격 : 22 x 48.5 cm

소장 : 토오쿄오 고토오미술관

 

해설 : 겐지모노가타리는 헤이안 후기의 대표적인 순수 일본문학 작품으로 11세기 전반 황실의 시녀였던 무라사키 시키부가 자기의 생활주변에서 관찰할수 있었던 귀족생활의 이모저모를 겐지라는 왕자의 일생을 중심으로 엮은 소설이다. 소설 자체는 54첩으로 되어있고. 12세기 전반에 그림과 글이 엇바뀌는 형식으로 된 몇 개의 두루마리로 꾸며졌다. 그림은 당시의 유명한 귀족화가 후지와라노 타카오시가 그린 것으로 전하나 확실치는 않다. 지금은 모두 네 개의 두루마리만 남았는데. 이들 중 그림은 19개 장면이며. 각 장면은 크기가 같고 그 장면의 내용에 해당하는 글이 다음에 나타난다. 아름답게 장식된 종이에 초서체의 카나로 쓰인 글씨체도 그림에 못지않은 예술품이다. 여기 보이는 어법 장면은 겐지의 둘째부인 무라사키 여사가 병들어 죽게 되어 임종을 앞두고 마주 앉은 두 사람의 슬픈 모습을 보여준다. 어법 즉 궁중의식 이란 제목은 죽음에 임한 무라사키 부인을 위한 불교 의식과 장례의식을 가리킨다. 겐지모노가타리는 그림이 서술적이 아니고 암시적이란 점에서 특이하다. 즉 인물들의 동작에 의한 내용설명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정적 인물들. 주위환경. 그리고 그들이 자아내는 느낌을 통해서 사건의 분위기를 표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실내 구조와 그 안에서의 인물들의 모습을 잘 보이도록 지붕을 없애버리고 전체를 약간 위에서 내려다 보듯이 묘사하고. 인물의 눈은 약간 위로 치켜진 선으로 그리고. 코는 작은 갈고리와 같은 모양으로 간단히 묘사하였다. 건물의 벽이나 난간의 사선은 긴장감에 따라 의도적으로 각도를 다르게 하였으며. 이 장면은 극히 슬픈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하여 상당히 가파른 사선을 사용하였다. 화면의 왼쪽으로 보이는 바람에 날리는 가을풀의 모습은 고요한 슬픔을 더해 주는 듯하다. 선명한 선과 불투명한 짙은 색채를 사용한 전형적인 야마토에 양식의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