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옹 육 유(1125)

放翁 陸游(방옹 육유). 촌동만조(村東晩眺)저물녘 마을 동쪽을 바라보다

산곡 2024. 8. 17. 09:11

放翁 陸游(방옹 육유).  촌동만조(村東晩眺)

저물녘 마을 동쪽을 바라보다

 

飽食無營過暮年 (포식무영과모년)

하는 일 없이 배불리 먹으며 늘그막이 지나가는데

笻杖到處一蕭然 (공장도처일소연)

대지팡이 짚고 가는 곳마다 온통 호젓하고 쓸쓸하네.

淸秋欲近露霑草 (청추욕근로점초)

8월이 가까워지니 이슬이 풀을 적시고

新月未高星滿天 (신월미고성만천)

초승달은 아직 높이 뜨지 않았는데 별들이 하늘에 가득하네.

遠火微茫沽酒市 (원화미망고주시)

멀리 보이는 불빛 희미한데 저자에서 술을 사 오는지

叢蒲窸窣釣魚船 (총포실졸조어선)

우거진 부들 속에 낚싯배가 느릿느릿 떠오네.

哦詩每憾工夫少 (아시마감공부소)

시를 읊으며 늘 공부가 부족하다는 것을 걱정하느라

又廢西窓半夜眠 (우폐서창반야면)

다시 서쪽 창문을 닫고 한밤중이 되어서야 잠이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