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申緯(신위).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 10수. 무명작가가 옛 비단에 그린 산수화에 쓴 절구 열 수

산곡 2023. 4. 5. 08:53

 申緯(신위).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 10수

무명작가가 옛 비단에 그린 산수화에 쓴 절구 열 수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 1(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 1)

雲中鷄犬一村靜(운중계견일촌정)

구름에 속 닭과 개들 보이는 고요한 마을

岸上桃花千萬枝(안상도화천만지)

언덕에는 복사꽃 천만 가지가 활짝 피었다.

捲幔輕橈徐轉去(권만경요서전거)

휘장 걷고 가벼운 노 저어 천천히 떠가니

春江滑笏碧琉璃(춘강활홀벽유리)

봄 강물에 매끄러운 홀이 유리처럼 푸르다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 2(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 2)

春來布襪訪煙霞(춘래포말방연하)

봄 오니 베옷 걸치고 봄경치 찾으니

澗賴松風一經斜(간뢰송풍일경사)

골짝에 솔바람 소리, 오솔길 비껴있다.

晝永鍾魚金璧殿(주영종어금벽전)

낮은 길고 풍경소리 절간에 들리고

滿山都是佛前花(만산도시불전화)

가득한 산이 모두 부처 앞에 꽃이어라.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 3(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3)

朝來山色洗塵氛(조래산색세진분)

아침 산색은 티끌이 씻기었고

細雨篷窓獨夜聞(세우봉창독야문)

보슬비 봉창에서 홀로 밤에 듣는다.

柔櫨一聲忘近遠(유로일성망근원)

노 젖는 소리에 멀고 가까움도 잊어

前溪花發後溪雲(전계화발후계운)

앞 개울에 꽃 피고 뒷 개울에는 구름.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 4(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4)

棐几燒香讀道經(비궤소향독도경)

비자나무 책상에 향불 사르고 도덕경 읽으니

喬松脩竹一茅亭(교송수죽일모정)

높은 소나무 늘어진 대나무 들어선 일모정이라.

雨餘芳草原如織(우여방초원여직)

비 내린 뒤 향기로운 풀, 언덕은 천을 깐 듯

人與鹿麋俱眼靑(인여록미구안청)

사람은 사슴들과 함께 푸른 눈을 갖추었구나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 5 (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5)

柳絲筠紛共參差(류사균분공참치)

버들가지, 댓잎 모두 들쭉날쭉

端坐無言面曲池(단좌무언면곡지)

말없이 단정히 앉아 연못을 바라본다.

背後白鷗飛自去(배후백구비자거)

등 뒤에는 백구가 날았다 절로 가고

一江春水夕陽時(일강춘수석양시)

지금 온 강의 봄물에 석양이 지는구나.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 6 (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6)

讀書耕種兩蹉跎(독서경종양차타)

글읽기와 농사 모두 차질이 생겨

江上生涯不在多(강상생애부재다)

강 위의 삶에는 없는 것이 많구나.

罷釣歸來門半掩(파조귀래문반엄)

낚시질 마치고 와 문 반쯤 닫고

任他帆影客商過(임타범영객상과)

다른 것 돛에 맡기고 객상이 지나간다.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 7 (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7)

翠壁丹崖初過雨(취벽단애초과우)

부른 벽, 붉은 언덕에 비 처음 내린 비

白雲紅樹變秋時(백운홍수변추시)

흰 구름, 붉은 단풍 가을로 가는 때이구나.

飄然野老一藜杖(표연야로일려장)

들판의 늙은이 표연히 지팡이 짚고

小立溪橋何所思(소립계교하소사)

게울 다리에 잠깐 서서 무엇을 생각하는가.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 8(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8)

無風葉脫送秋聲(무풍엽탈송추성)

바람도 없이 나뭇잎 떨어져 가을소리 보내니

如此江山易感情(여차강산역감정)

이처럼 강과 산은 새로운 느낌을 바꾸어준다.

孤鶴東來夜將半(고학동래야장반)

학이 동으로 날아오고 밤은 깊어 가는데

放船西去月隨傾(방선서거월수경)

배 놓아 서쪽으로 떠나니 달도 따라 기운다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 9(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 9)

高秋正是登臨節(고추정시등림절)

하늘 높은 가을, 등림의 계절

平遠溪山似畵圖(평원계산사화도)

아득하고 평평한 산과 개울 그림 같다.

擔却琴書來喚渡(담각금서래환도)

책과 거문과 짊어지고 와 나룻배 부르니

誰家鬅髮愛才奴(수가붕발애재노)

누구네 집 더벅머리 사랑스런 재능꾼일까.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 10(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10)

玄雲霮對半沈山(현운담대반침산)

캄캄한 검은 구름에 반쯤 잠긴 산

衰草寒煙轉處灣(쇠초한연전처만)

시든 풀, 차가운 연기 굽어드는 곳, 물굽이

短棹漁翁堪入畵(단도어옹감입화)

짧은 돛단배 탄 늙은 어부가 그림에 들었는데

簑衣蒻笠雪中還(사의약립설중환)

도롱이 갈대 삿갓 쓰고 눈 속에 돌아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