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宜堂 金氏(삼의당 김씨). 春景 8수(춘경) 봄을보내며
[1수]
思君夜不寐(사군야불매)
님 그리워 잠들 길 없는 밤
爲誰對明鏡(위수대명경)
누굴 위해 아침 거울을 보나
小園桃李發(소원도리발)
동산엔 울긋불긋 갖가지 꽃들
又送一年景(우송일년경)
또 그냥 한해 봄을 보낸다
[2수]
深院春將晩(심원춘장만)
깊은 정원 봄은 저물어 가고
人閒睡意矇(인한수의몽)
사람들은 잠에 취해 몽롱하구나
綺窓花影裏(기창화영리)
비단 창 밖 꽃 그림자 일렁이고
一枕鳥聲中(일침조성중)
새소리만 베개 머리에 들려오누나
[3수]
睡起搴珠箔(수기건주박)
아침에 일어나서 주렴을 걷으니
當簷燕子斜(당첨연자사)
처마 밑에 제비가 비스듬히 앉아있구나
東園花幾許(동원화기허)
동산엔 꽃들은 얼마나 피었을까
春在老桃楂(춘재노도사)
봄은 늙은 복숭아나무 등걸에도 와 있네
[4수]
下處春歸盡(하처춘귀진)
이디서 봄이 돌아왔는지
東園一夜風(동원일야풍)
동산에 밤새도록 바람 부네
羅衣窓外出(나의창외출)
비단옷 입고 창밖에 나가
閒拾落來紅(한습락래홍)
떨어진 붉은 꽃잎 한가이 줍네
[5수]
門外三楊柳(문외삼양류)
문 밖 서너 그루 버드나무
枝上春風多(지상춘풍다)
윗 가지 에 봄바람 이는구나
下枝拂撙酒(하지불준주)
아랫 가지는 늘어져 술동을 스치는데
何人動別歌(하인동별가)
그누가 이별 노래 부른는가
[6수]
好音來何處(호음래하처)
어디선가 들려오는 좋은 노래 소리
綿綿又蠻蠻(면면우만만)
느릿 느릿 끊임없이 이어져 오네
東風玉窓外(동풍옥창외)
창밖엔 봄마람 불고
黃鳥在花間(황조재화간)
꽃나무 사이로 꾀꼬리 우는구나
[7수]
黃鳥一聲裏(황조일성리)
꾀꼬리 한 울음속에
春日萬家閑(춘일만가한)
봄날 집집마다 한가롭네
佳人捲羅幕(가인권나막)
미인이 비단 휘장 걷으니
芳草滿前山(방초만전산)
풀향기 앞산에 가득 하네
[8수]
門外道路長(문외도로장)
문 밖 길 길게 나있고
路傍楊柳綠(노방양류록)
길가 버드나무 푸르기만 하구나
白馬鳴蕭蕭(백마명소소)
백마가 쓸쓸히 울어대니
誰家又送客(수가우송객)
어느집에서 또 손이 떠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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