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林下筆記(임하필기)
山鳥千啼復萬啼(산조천제복만제)
새들은 천번이나 만번을 계속하여 우짖는데,
幽人行坐水東西(유인행좌수동서)
길을 가던 사람들은 앉아 보니 분수령 일세.
霞標綘氣扶丹嶂(하표봉기부단장)
붉은 노을은 빛을 뿜어 산봉우리를 물들이고,
楓疊靑林復綠溪(풍첩청림복록계)
숲 속의 단풍잎은 개울물을 뒤덮고 있네.
獨往聊申康樂意(독왕료신강락의)
혼자 왔을 때 강락(康樂)(謝靈運)의 뜻을 폈는데,
重遊未覺武陵迷(중유미각무릉미)
두 번째는 구경인데도 그만 길을 잃고 헤매네.
古來幾許同吾興(고래기허동오흥)
예로부터 그 몇 사람이 내 흥취를 느꼈을 게고,
巡偏蒼厓覓舊題(순편창애멱구제)
푸른 언덕을 찾아 돌아보며 옛 글을 더듬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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