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讀 山海經 13수(독 산해경 13수)
산해경을 읽다
[제1수]
孟夏草木長(맹하초목장)
초여름 초목은 길어지고
遶屋樹扶疏(요옥수부소)
집을 둘러싼 나무 가지런히 무성해 졌네
衆鳥欣有託(중조흔유탁)
새들은 머물곳 있음에 즐거워하고
吾亦愛吾廬(오역애오려)
나역시 이 오두막 사랑하게 되네
既耕亦已種(기경역이종)
이미 밭 다 갈았고 역시 파종까지 했으니
時還讀我書(시환독아서)
때는 돌아와 책 읽을 시기
窮巷隔深轍(궁항격심철)
외진 거리는 수레바퀴 자국과는 떨어져 있어
頗迴故人車(파회고인차)
번번이 친구의 수레조차 돌아간다
歡然酌春酒(환연작춘주)
즐거이 봄에 담근 술을 따르고
摘我園中蔬(적아원중소)
내 밭에 있는 채소를 딴다
微雨從東來(미우종동래)
가랑비가 동쪽에서 오니
好風與之俱(호풍여지구)
기분좋은 바람이 함께 하네
汎覽周王傳(범람주왕전)
주왕의 전기를 두루보고
流觀山海圖(류관산해도)
산과 바다의 지도를 본다
俯仰終宇宙(부앙종우주)
급어보고 울려보며 우주를 다보니
不樂復何如(불락복하여)
즐겁지 아니하고 다시 어쩌리
[제2수]
玉堂凌霞秀(옥당능하수) :
옥당은 노을을 넘어 치솟아 있고
王母怡妙顔(왕모이묘안) :
서왕모는 묘령의 얼굴에 화색이로다
天地共俱生(천지공구생) :
천지 같이 태어났으니
不知幾何年(불지기하년) :
몇 살인지 알지 못하도다
靈化無窮已(영화무궁이) :
신령한 변화는 무궁한데
館宇非一山(관우비일산) :
사는 집은 하나의 산만이 아니도다
高酣發新謠(고감발신요) :
술에 취해 새 노래 부르나니
寧效俗中言(영효속중언) :
어찌 세속 사람들 나를 흉내 내리오
[제3수]
迢迢槐江嶺(초초괴강령) :
아득히 먼 괴강의 언덕
是謂玄圃丘(시위현포구) :
이것을 현포의 언덕이라 하는구나
西南望崑墟(서남망곤허) :
서남으로 곤륜의 터전 바라보니
光氣難與儔(광기난여주) :
빛과 기운 맞설 무리가 없구나
亭亭明玕照(정정명간조) :
정정한 밝은 빛 낭간을 비추고
落落淸瑤流(락락청요류) :
깨끗하게 맑은 요수가 흘러간다
恨不及周穆(한불급주목) :
한스러워라, 주나라 목왕 때 태어나
託乘一來遊(탁승일래유) :
부탁하여 한 번 타고 와 놀지 못하다니
[제4수]
丹木生何許(단목생하허) :
단목은 어디 쯤에서 나는가
迺在峚山陽(내재밀산양) :
그것은 곧, 밀산의 남쪽에서 난다네
黃花復朱實(황화복주실) :
꽃은 노란데다가 열매는 붉으니
食之壽命長(식지수명장) :
이것을 식용하면 목숨이 길어진다네
白玉凝素液(백옥응소액) :
백옥엔 흰 진액 엉겨
瑾瑜發奇光(근유발기광) :
근유의 옥은 기이한 빛을 발한다네
豈伊君子寶(기이군자보) :
어찌 군자의 보배만 이리오
見重我軒黃(견중아헌황) :
우리 황제 헌원씨도 귀하게 여겼다네
[제5수]
翩翩三靑鳥(편편삼청조) :
훨훨 날으는 삼청조여
毛色奇可憐(모색기가련) :
털 색깔 기이하고 가련하여라
朝爲王母使(조위왕모사) :
아침에는 서왕무의 심부름꾼 되고
暮歸三危山(모귀삼위산) :
날 저물면 삼위산으로 돌아가는구나
我欲因此鳥(아욕인차조) :
나는 이 새를 통해서
具向王母言(구향왕모언) :
서왕모에게 자세히 말하고 싶도다
在世無所須(재세무소수) :
세상에 살면서 필요한 것 별로 없고
惟酒與長年(유주여장년) :
오직 술과 오래 사는 것 뿐이라오
[제6수]
逍遙蕪皐上(소요무고상) :
무고산 위를 거닐며
杳然望扶木(묘연망부목) :
아득히 부상의 나무 바라본다
洪柯百萬尋(홍가백만심) :
큰 가지는 백만 마리 말 같아서
森散覆暘谷(삼산복양곡) :
가득히 흩어져 따뜻한 골짝을 덮고 있다
靈人侍丹池(영인시단지) :
영특한 사람이 단지못에서 기다려
朝朝爲日浴(조조위일욕) :
아침마다 태양을 목욕을 즐긴다
神景一登天(신경일등천) :
신령한 빛이 하늘로 오르기만 하면
何幽不見燭(하유불견촉) :
어느 깊 곳에선들 빛을 보지 못하리오
[제7수]
粲粲三珠樹(찬찬삼주수) :
찬란한 꿏빛 삼주수는
寄生赤水陰(기생적수음) :
적수의 남쪽에 부쳐 산다
亭亭凌風桂(정정능풍계) :
우뚝 솟아 바람 능멸한 계수 나무
八幹共成林(팔간공성림) :
여덟 줄기 함께 숲을 이루었구나
靈鳳撫雲舞(영봉무운무) :
영묘한 봉황새는 구름 스쳐 춤추며
神鸞調玉音(신란조옥음) :
신령한 난새는 옥같은 소리 가다듬는다
雖非世上寶(수비세상보) :
세상의 보배는 아니지만
爰得王母心(원득왕모심) :
서왕모의 마음을 얻고 있도다
[제8수]
自古皆有沒(자고개유몰) :
사람은 옛부터 모두 죽어가는데
何人得靈長(하인득령장) :
어떤 사람이 신령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不死復不老(불사복불노) :
죽지도 않고 또 늙지도 않으면서
萬歲如平常(만세여평상) :
만년동안 지금처럼 살 수 있을까
赤泉給我飮(적천급아음) :
적천은 나에게 물 마시게 해주고
員丘足我糧(원구족아량) :
원구에서 나에게 양식 충족시켜준다
方與三辰游(방여삼진유) :
비로소 일월 성신과 함께 놀 것이니
壽考豈渠央(수고기거앙) :
수명을 살피건데, 어찌 다하겠는가
[제9수]
夸父誕宏志(과보탄굉지) :
과보는 큰 뜻 품고서
乃與日競走(내여일경주) :
이에 해와 경주를 했다
俱至虞淵下(구지우연하) :
함께 우연 밑까지 내려왔으나
似若無勝負(사약무승부) :
승부는 나지가 않은 것 같도다
神力旣殊妙(신력기수묘) :
신령한 힘 이미 특별하고 기묘하여
傾河焉足有(경하언족유) :
황하의 물 다 기울인들 어찌 만족하리오
餘迹寄鄧林(여적기등림) :
남은 자취를 등림에 부쳤으니
功竟在身後(공경재신후) :
그의 공적은 마침내 죽은 뒤에 남았도다
[제10수]
精衛銜微木(정위함미목) :
정위는 작은 나무들 물어와
將以塡滄海(장이전창해) :
장차 큰 바다를 메우려 했도다
形天舞干戚(형천무간척) :
형천은 방패와 창을 춤추듯 했으니
猛志固常在(맹지고상재) :
맹렬한 뜻은 언제나 남아 있도다
同物旣無慮(동물기무려) :
죽고 난 뒤에는 다른 걱정 없으니
化去不復悔(화거불복회) :
본질로 돌아간 뒤에는 돌아오지 못한다
徒設在昔心(도설재석심) :
부질없이 지난 일에 마음을 쓰니
良晨詎可待(양신거가대) :
성공한 좋은 날을 어찌 기대 할 수 있을까
[제11수]
巨猾肆威暴(거활사위포) :
거활은 포악한 위세 마구 부렸고
欽䲹違帝旨(흠비위제지) :
흠비는 상제의 뜻을 어겼었도다
窫寙强能變(알유강능변) :
알유는 억지로 변할 수 있었으나
祖江遂獨死(조강수독사) :
조강은 마침내 홀로 죽었다
明明上天鑒(명명상천감) :
환하게 위에서 하늘이 보고 있으니
爲惡不可履(위악불가리) :
악한 짓 하는 것을 따라서는 아니 된다
長枯固已劇(장고고이극) :
영원히 차꼬 채움은 이미 지독하거늘
鵔鶚豈足恃(준악기족시) :
비단새와 독수리인들 어찌 족히 믿으랴
[제12]
鵃鴟見城邑(주치견성읍) :
주치새가 성읍에 나타나면
其國有放士(기국유방사) :
그 나라에 쫓겨나는 선비 생긴다
念彼懷王世(념피회왕세) :
저 초회왕 시대를 생각해 보면
當時數來止(당시수래지) :
당시는 그 새가 자주 와 있었을 것이다
靑丘有奇鳥(청구유기조) :
푸른 언덕에 기이한 새가 있어
自言獨見爾(자언독견이) :
홀로 보았다고 스스로 말을 한다
本爲迷者生(본위미자생) :
본래가 미혹한 사람 위해 생겨난 것이라
不以喩君子(불이유군자) :
그것으로 군자를 깨우치지는 못할 것이니라
[제13수]
巖巖顯朝市(암암현조시) :
우뚝하게 화려한 도회지에
帝者愼用才(제자신용재) :
제왕된 사람은 신중이 인재를 등용 한다
何以廢共鮌(하이폐공곤) :
무엇 때문에 공곤을 폐하였는가
重華爲之來(중화위지래) :
중화가 그 일을 하려 왔도다
仲父獻誠言(중부헌성언) :
중보가 충성된 말 올렸는데도
桓公乃見猜(환공내견시) :
환공은 그를 의심을 받았도다
臨沒告飢渴(임몰고기갈) :
죽음에 임해서 배고프고 목마름 고한들
當復何及哉(당복하급재) :
이러한 상황에 무엇이 가능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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