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滄江 金澤榮(창강 김택영). 鴻山李氏墳菴和十二景(홍산이씨분암화십이경)홍산 이씨의 무덤앞 초막에서「십이경 경치) 화답하다

산곡 2023. 12. 8. 12:11

 

滄江 金澤榮(창강 김택영).  鴻山李氏墳菴和十二景(홍산이씨분암화십이경)

홍산 이씨의 무덤앞 초막에서「십이경 경치) 화답하다

 

[제 1 수]  鴻山朝霞 : 鴻山의 아침노을

 

初日鴻山上 (초일홍산상)

아침 해가 홍산鴻山 위로 떠오르니

霞光草木涵 (하광초목함)

노을빛에 풀과 나무가 물들었네.

繽紛方未已 (빈분방미이)

햇살이 바야흐로 어지럽게 다 퍼지지 않아서

一半是靑嵐 (일반시청람)

멀리 보이는 산에는 반쯤 푸르스름한 기운이 끼었구나.

 

[제 2 수]  獺嶺夕照  : 달령獺嶺의 저녁 햇빛

 

峨峨古獺嶺 (아아고달령)

험하게 우뚝 솟은 옛 달령獺嶺

破甎茶院處 (파전다원처)

차茶 마시던 곳에는 깨진 벽돌이 널려 있네.

不見倚柱人 (불견의주인)

그 옛날 기둥에 기댔던 사람은 보이지 않고

夕陽自西去 (석양자서거)

저무는 해만 저절로 서쪽으로 기우는구나.

 

[제 3 수]  三水漁客  :  삼수三水의 어부漁夫

 

烟波誰好事 (연파수호사)

안개 자욱하게 낀 물 위에서 누가 좋은 일이 있는지

橫網截寒光 (횡망절한광)

그물을 던져 차가운 물빛을 가르네.

知有銀魚上 (지유은어상)

은어銀魚가 올라오는 줄 알겠으니

秋瓜滿水香 (추과만수향)

가을 수박 향기가 강물에 가득하구나.

 

[제 4 수]  歸僧萬峰  :  만봉으로 돌아가는 승려僧侶

 

花落一僧去 (화락일승거)

떨어지는 꽃 속에 한 승려가 가는데

春山更萬重 (춘산경만중)

봄 산이 더욱 겹겹이 둘러 있네.

寺門行未到 (사문행미도)

절 문에 발걸음이 아직 이르지도 않았는데

早有出雲鐘 (조유출운종)

일찍 구름을 뚫고 종소리가 들려오네.

 

[제 5 수]  龍潭秋月 : 용담龍潭의 가을밤의 달

 

秋山夜凉遠 (추산야량원)

가을 산의 밤이 멀리까지 서늘하니

明月生潭石 (명월생담석)

밝은 달이 못의 바위에 떠오르네.

碧㵎已爭流 (별간이쟁류)

푸른 시냇물이 벌써 다투어 흐르니

寒魚應未食 (한어응미식)

가을 물고기 마땅히 미끼를 물지 않으리라.

 

[제 6 수]  龜岩夜雨 : 귀암龜岩의 밤비

 

三水從北來 (삼수종북래)

삼수三水가 북쪽에서 흘러오니

雷霆鬪轟輵 (뢰정투굉갈)

우레와 천둥소리가 다투듯이 떠들썩하네.

龜岩幸未摧 (구암행미최)

귀암龜岩은 다행히 무너지지 않았구나.

夜雨太倉猝 (야우태창졸)

밤비가 갑자기 몹시 쏟아져 내렸는데도….

 

[제 7 수]  계정소류 : 흘러내리는 시내를거슬러 오르는 거룻배

 

小小瓜皮艇 (소소과피정)

작디작은 거룻배

斜陽泝碧流 (사양소벽류)

해 질 녘 푸른 물줄기를 거슬러 오르네.

仙源君自有 (선원군자유)

무릉도원武陵桃源이 그대에게 저절로 있으니

何必更他求 (하필경타구)

구태여 다시 다른 곳에서 구할 필요가 있겠는가.

 

[제 8 수] 서루납량 : 서루에서 더위를 피해 서늘한기운을 느끼

 

赤日三庚節 (적일삼경절)

뙤약볕 내리쬐는 삼복三伏철이니

靑山數束書 (청산수속서)

푸른 산에서 몇 권의 책으로 더위를 피하네,

飛簷連樹葉 (비첨련수엽)

날아갈 듯이 높이 들린 처마가 나뭇잎에 잇닿았으니

亭午一蟬初 (정오일선초)

한낮에 한 마리 매미 우는 소리 들리기 시작하는구나.

 

[제 9 수] 석대청폭 : 石臺에서 듣는 폭포瀑布 소리

 

引水墜空潭 (인수추공담)

물을 끌어다가 텅 빈 못에 떨어뜨리니

長時洞天濕 (장시동천습)

산천山川으로 둘러싸인 경치景致 좋은 곳이 오래도록 축축하구나.

朝擔白石還 (조담백석환)

아침에는 흰 돌을 들어 올리며 돌아 흐르더니

暮逐凉雲入 (막축량운입)

물녘 서늘한 구름 따라 들어가네.

 

[제 10수] 氷郊觀稼 : 빙교에서 농작물 살펴보기

 

峽田不可廣 (협전불가광)

골짜기의 밭 넓힐 수 없으니

泉石居其半 (천석거기반)

물과 돌이 그 절반이네.

頗亦作年時 (파역작년시)

자못 풍년豊年이 든 때라

黃雲吹不斷 (황운취불단)

넓은 들판에 벼가 누렇게 익어 끊임없이 출렁이는구나.

 

[제 11수] 花谷尋春 : 화곡花谷의 봄나들이

 

潭影明道心 (담영명도심)

못에 비친 그림자는 바르고 착한 길을 따르려는 마음을 밝혀 주고

鳥聲似周易 (조성사주역)

새소리는『주역周易』을 읽는 듯하네.

長歌不見人 (장가불견인)

오래도록 읊어도 사람은 보이지 않고

花落釣臺石 (화락조대석)

낚시터에는 꽃만 떨어지는구나.

 

[제 12수]  塔坪賞雪  :  탑평塔坪의 눈 구경

 

灑落近花潭 (쇄락근화담)

상쾌爽快하고 깨끗한 것이 화담花潭과 비슷한데

北風夜來雪 (북풍야래설)

북풍北風 부니 밤사이 눈이 내렸구나.

溪山如此寒 (계산여차한)

시내와 산이 이처럼 춥다고

爲向漁樵說 (위향어초설)

어부漁夫와 나무꾼에게 이야기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