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再和六首 6(재화륙수 6)
다시 여섯 수에 화답하다
[ 제 1 수 ]
竹根工絡石 (죽근공락석)
대나무 뿌리는 공교工巧하게 돌을 두르고
蔬甲巧穿泥 (소갑교천니)
푸성귀 싹은 교묘巧妙하게 진흙을 뚫고 나왔네.
卷幔通飛燕 (권만동비연)
장막帳幕을 걷으니 날아다니는 제비가 오가고
開䆫看闘雞 (개창간투계)
창窓을 열어 싸우는 닭들을 바라보는구나.
[ 제 2 수 ]
荒園占地少 (황원점지소)
황폐荒廢한 동산은 땅을 조금 차지했는데
幽樹得庭多 (유수득정다)
그윽한 나무는 뜰을 많이도 차지했네.
獨坐身如寄 (독좌신여기)
홀로 앉아 있으니 이 몸이 얹혀사는 것만 같아서
浮生老奈何 (부생노내하)
덧없는 인생人生 늙어 가는데 어찌할 것인가…
[ 제 3 수 ]
開畦移薤本 (개휴이해본)
밭두둑을 둘러막아 염교의 뿌리를 옮겨 심고
貯水灌花根 (저수관화근)
물을 모아 두어 꽃 뿌리에 대네.
窮巷無塵鞅 (궁항무진안)
외딴 시골 땅이라 말이 일으키는 먼지도 없으니
幽居類僻村 (유거류벽촌)
속세俗世를 떠난 거처居處가 한적閑寂한 마을 같구나.
[ 제 4 수 ]
筍抽黃犢角 (순추황독각)
죽순竹筍은 누런 송아지의 뿔처럼 솟아나오고
柳舞小蠻腰 (유무소만요)
버들가지는 소만小蠻의 허리처럼 춤추네.
枝鵲占風語 (지작점풍어)
나뭇가지 위 까치는 바람을 살펴 울어 대고
池蛙得雨跳 (지와득우조)
못의 개구리는 비를 맞으며 폴짝 뛰어오르는구나.
[ 제 5 수 ]
看雲時倚杖 (간운시의장)
이따금 지팡이 짚고 구름 바라보다가
愛竹或巡簷 (애죽혹순첨)
대나무를 사랑하여 혹或 처마를 돌기도 하네.
簾幕微風動 (염막미풍동)
발과 휘장揮帳은 산들바람에 흔들리고
池塘小雨纖 (지당소우섬)
못에는 이슬비가 가늘게 내리는구나.
[ 제 6 수 ]
緩步尋芳草 (완보심방초)
천천히 걸으며 향기香氣롭고 꽃다운 풀을 찾고
閑吟數落花 (한음수락화)
한가롭게 읊으며 떨어진 꽃을 세네.
乞詩無俗客 (걸시무속객)
시詩를 지어 달라고 한 사람은 속세俗世에서 온 손님이 아니고
送酒有隣家 (송주유린가)
술을 보내 준 사람은 이웃집에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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