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再和六首 6(재화륙수 6) 다시 여섯 수에 화답하다

산곡 2025. 3. 24. 08:06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再和六首 6(재화륙수 6)

다시 여섯 수에 화답하다

 

[ 제 1 수 ]

竹根工絡石 (죽근공락석)

대나무 뿌리는 공교工巧하게 돌을 두르고

蔬甲巧穿泥 (소갑교천니)

푸성귀 싹은 교묘巧妙하게 진흙을 뚫고 나왔네.

卷幔通飛燕 (권만동비연)

장막帳幕을 걷으니 날아다니는 제비가 오가고

開䆫看闘雞 (개창간투계)

창窓을 열어 싸우는 닭들을 바라보는구나.

 

[ 제 2 수 ]

荒園占地少 (황원점지소)

황폐荒廢한 동산은 땅을 조금 차지했는데

幽樹得庭多 (유수득정다)

그윽한 나무는 뜰을 많이도 차지했네.

獨坐身如寄 (독좌신여기)

홀로 앉아 있으니 이 몸이 얹혀사는 것만 같아서

浮生老奈何 (부생노내하)

덧없는 인생人生 늙어 가는데 어찌할 것인가…

 

[ 제 3 수 ]

開畦移薤本 (개휴이해본)

밭두둑을 둘러막아 염교의 뿌리를 옮겨 심고

貯水灌花根 (저수관화근)

물을 모아 두어 꽃 뿌리에 대네.

窮巷無塵鞅 (궁항무진안)

외딴 시골 땅이라 말이 일으키는 먼지도 없으니

幽居類僻村 (유거류벽촌)

속세俗世를 떠난 거처居處가 한적閑寂한 마을 같구나.

 

[ 제 4 수 ]

筍抽黃犢角 (순추황독각)

죽순竹筍은 누런 송아지의 뿔처럼 솟아나오고

柳舞小蠻腰 (유무소만요)

버들가지는 소만小蠻의 허리처럼 춤추네.

枝鵲占風語 (지작점풍어)

나뭇가지 위 까치는 바람을 살펴 울어 대고

池蛙得雨跳 (지와득우조)

못의 개구리는 비를 맞으며 폴짝 뛰어오르는구나.

 

[ 제 5 수 ]

看雲時倚杖 (간운시의장)

이따금 지팡이 짚고 구름 바라보다가

愛竹或巡簷 (애죽혹순첨)

대나무를 사랑하여 혹或 처마를 돌기도 하네.

簾幕微風動 (염막미풍동)

발과 휘장揮帳은 산들바람에 흔들리고

池塘小雨纖 (지당소우섬)

못에는 이슬비가 가늘게 내리는구나.

 

[ 제 6 수 ]

緩步尋芳草 (완보심방초)

천천히 걸으며 향기香氣롭고 꽃다운 풀을 찾고

閑吟數落花 (한음수락화)

한가롭게 읊으며 떨어진 꽃을 세네.

乞詩無俗客 (걸시무속객)

시詩를 지어 달라고 한 사람은 속세俗世에서 온 손님이 아니고

送酒有隣家 (송주유린가)

술을 보내 준 사람은 이웃집에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