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峯 奇大升(고봉 기대승). 梅 花 4(매 화 4) 매화 4수를 짓다
[ 제 1 수 ]
京洛趍塵誤汝期 (경락추진오여기)
서울의 바람에 날리는 티끌 속에 너와의 약속 어기고
祗今歸對舊冰姿 (지금귀대구빙자)
이제야 돌아와 예전의 깨끗한 모습과 마주하네.
淸香滿樹空相惱 (청향만수공상뇌)
맑은 향기가 나무에 가득해 부질없이 괴롭기만 한데
多病其如廢酒詩 (다병기여폐주시)
몸에 병이 많아 시를 짓고 술 마시는 일을 그만두었으니 어찌할까.
[ 제 2 수 ]
梅下開尊愜素期 (매하개존협소기)
매화나무 아래 술자리 여니 소박한 모임에 기분 좋은데
最憐烟外偃風姿 (최연연회언풍자)
안개 밖에서 바람에 나부끼는 그 모습이 가장 어여쁘네.
徘徊不覺衣沾露 (배회불각의첨로)
이슬에 옷 젖는 줄도 모르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一盞傾來一首詩 (일잔경래일수시)
술 한 잔 마시고 와서 시 한 수首 읊네.
[ 제 3 수 ]
粲粲枝頭春有期 (찬찬지두춘유기)
환하고 산뜻한 가지 끝에 봄날의 기약期約이 있으니
黃昏獨立淡瓊姿 (황혼독립담경자)
해 질 녘 맑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홀로 서 있네.
相知已撥形骸外 (상지이발형해외)
서로 알리라, 이미 몸뚱이 밖을 다스렸으니
何似閒吟處士詩 (하사한음처사시)
외로이 초야草野에 묻혀 사는 선비의 시 읊는 것이 으뜸이라는 것을….
[ 제 4 수 ]
海山深處似相期 (해산심처사상기)
산과 바다 깊숙한 곳에서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竹外亭亭立瘦姿 (죽외정정입수자)
대숲 밖에 우뚝 솟아 야윈 모습으로 서 있네.
待得月明交送影 (대득월명교송영)
달빛 밝은 밤 기다려 서로 그림자 배웅하며
不妨吟罷數篇詩 (불방음파수편시)
두서너 편의 시 읊기를 다하는 것도 괜찮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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