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장합구현팔경)​ 장합구현팔경

산곡 2024. 6. 24. 14:44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장합구현팔경)

​장합구현팔경

 

[제 1 경]

卜居近林壑(복거근림학) :

사는 곳이 숲 골짜기에 가까워

愛此山水淸(애차산수청) :

산과 물이 맑아 이곳이 좋아라.

陶然想太古(도연상태고) :

즐겁게 태고의 시절 생각하며

窈窕無俗情(요조무속정) :

고요하여 속된 마음 사라지는구나.

蘭若隔雲壑(란약격운학) :

구름 낀 골짜기 너머 절간에선

淸曉聞鍾聲(청효문종성) :

맑은 새벽 종소리가 들려 오는구나

 

[제 2 경]

地僻少人事(지벽소인사) :

궁벽한 땅 일도 적으니

豈有塵累嬰(기유진루영) :

어찌 세소의 구속에 얽매이랴.

閑居喜幽獨(한거희유독) :

한가히 사니 외로움도 좋아

伴此林壑淸(반차림학청) :

이 숲의 골짜기 벗하며 알아간다.

日夕山更高(일석산경고) :

해 저물면 산은 다시 높아지고

前村暝色生(전촌명색생) :

앞 마을 어두운 빛 몰려드는구나.

高樹繞虛落(고수요허락) :

높은 나무들 빈 마을 에워싸고

依依烟上平(의의연상평) :

싱싱하게 안개 위에 가지런하여라

 

[제 3 경]

出谷復溪橋(출곡부계교) :

골짜기 벗어나니 다시 개울 다리

朝日照巖壁(조일조암벽) :

아침 햇살이 암벽에 곱게 비친다.

白雲從壑起(백운종학기) :

흰 구름 골짝에서 일어나고

郊原生草色(교원생초색) :

들판 언덕에 풀빛이 자라는구나.

溪南牧童在(계남목동재) :

시내 남쪽에는 목동 있어

跨牛穩吹笛(과우온취적) :

소 타고 편안히 피리를 부는구나

 

[제 4 경]

高樹臨西塢(고수림서오) :

큰 나무 서쪽 둔덕에 임해 있고

野亭俯磎橋(야정부계교) :

들판의 정자 개울가 다리를 굽어본다.

有客來相訪(유객래상방) :

길손이 와서 나를 찾아와

竟日話漁樵(경일화어초) :

종일토록 고기 잡고 나무하는 이야기한다.

言語盡淳朴(언어진순박) :

말마다 모두가 순박하니

風俗隔塵囂(풍속격진효) :

풍속이 시끄러운 속세와 막혔어라.

笑罷相送去(소파상송거) :

웃음 다하면 서로 헤어져 떠나는데

還愛古意饒(환애고의요) :

옛 뜻이 넘치는 것이 도리어 좋아라

 

[제 5 경]

春峽暮愈碧(춘협모유벽) :

봄 산골 저녁은 더욱 푸르고

景物晴更好(경물청경호) :

경치는 갠 뒤가 더욱 좋아라.

崔崒靑犁牛(최줄청리우) :

우뚝 솟은 청리우는

騰踔勢傾倒(등탁세경도) :

나는 듯 뛰는 듯, 형세가 가파르다.

天空月色出(천공월색출) :

텅 빈 하늘에 달빛 솟아오르니

遊氣淨如掃(유기정여소) :

흐르는 기운이 씻은 듯 깨끗하여라.

浩歌動高興(호가동고흥) :

호탕한 노래에 높은 흥취 일고

曠然遺塵惱(광연유진뇌) :

시원한 가슴 세상 근심 잊었어라.

賴有山中人(뢰유산중인) :

다행히 산중에 사람 있어

與我同懷抱(여아동회포) :

나와 함께 회포를 함께 하여라

 

[제 6 경]

嵺廓任疎蕩(교확임소탕) :

넓고 큰 뜻을 소탕함에 맡겨

得閑心獨忻(득한심독흔) :

한가로움 얻으니 마음은 기쁘다.

雁嶺孤鳥上(안령고조상) :

안령엔 외로운 새 날아오르고

日夕看歸雲(일석간귀운) :

해 지는 저녁 떠가는 구름 바라본다.

浮雲自無心(부운자무심) :

뜬구름은 절로 무심하고

我亦遺世紛(아역유세분) :

나 또한 세상 어지러움 잊고 산다.

拔俗巢與由(발속소여유) :

속세를 벗어난 소부와 허유

千載追淸芬(천재추청분) :

천년토록 그 맑은 향기 따르리라

 

[제 7 경]

磊落舊學亭(뢰락구학정) :

시원스런 저 구학정

層崖俯淸流(층애부청류) :

절벽에서 맑은 물 굽어본다.

坐石玩游鯈(좌석완유조) :

돌에 앉아 노니는 송사리 떼 구경니

得意仍淹留(득의잉엄류) :

뜻에 맞아은데 그대로 머물러 있다.

潛泳見天機(잠영현천기) :

고요히 헤엄치니 천기가 보이나니

此理何悠悠(차리하유유) :

이러한 이치 어이 그리 심원한가.

曠蕩莊周生(광탕장주생) :

활달하고 호탕한 장주는

相忘濠上遊(상망호상유) :

서로 잊고 호숫가에 놀았어라.

 

[제 8 경]

聖人旣已遠(성인기이원) :

성인 시대 이미 아득하거늘

鳳鳥久不來(봉조구불래) :

봉황도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至今淸溪濱(지금청계빈) :

지금까지도 맑은 시냇가에는

空餘翠石臺(공여취석대) :

취석대만 속절없이 남아 있어라.

嗟我抱琅玕(차아포낭간) :

슬프다 아름다운 구슬을 안고있지만

悵望徒自哀(창망도자애) :

시름없이 바라보며 스스로 슬퍼한다.

白日碧山靜(백일벽산정) :

낮에도 푸른 산은 고요하기만 한데

澹蕩知春廻(담탕지춘회) :

화창한 날씨에 봄 온 줄 알도다.

尋花恣幽步(심화자유보) :

꽃 찾아 이리저리 걸어다니니

此意何悠哉(차의하유재) :

이 마음 어찌 이리도 한가로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