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偶吟(우음) 우연히 시로 읊다
時候忽已徂(시후홀이조) :
계절은 벌써 바뀌어
明月又秋風(명월우추풍) :
밝은 달과 가을바람이네.
孤懷攬逝雲(고회람서운) :
외로운 마음은 지나가는 구름 감싸고
戚戚悲西東(척척비서동) :
근심과 걱정으로 모든 일이 서글프다.
風雨日以至(풍우일이지) :
비바람이 날마다 불어오니
咫尺間山川(지척간산천) :
지척간도 산천이 가로 막힌 듯하여라.
老槐高百尺(노괴고백척) :
오래된 괴화나무 높이가 백 척이고
飛花過墻翩(비화과장편) :
흩날리는 꽃잎들은 나풀나풀 담장을 넘는구나.
搴花咏所思(건화영소사) :
꽃을 뽑아들고 그리운 임 노래하니
悵然心莫展(창연심막전) :
너무나 서글퍼 내 마음 풀 수도 없구나.
籜石眷幽寂(탁석권유적) :
죽순 난 돌은 한적하고 그윽한 곳 그리워하고
菱藻冒淸淺(릉조모청천) :
마름 부들은 맑고 옅은 내를 덮었구나.
林蟬破鮮霽(림선파선제) :
매미 소리 비 갠 숲 속의 한적함을 깨뜨리고
天地一懷新(천지일회신) :
천지가 한결같이 새로워지는구나.
澄景畢來集(징경필래집) :
맑은 풍경 모두 모였으니
緬邈區中塵(면막구중진) :
아득히 떠오르네, 속세의 온갖 생각
及時須行樂(급시수행락) :
때를 만나 모름지기 즐길 것이니
浮生足可惜(부생족가석) :
덧없는 인생 너무도 애석하도다.
顧結芳杜隣(고결방두린) :
생각하건데, 방두의 이웃을 맺어
聊以數晨夕(료이수신석) :
오로지 아침저녁으로 자주 노닐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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