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偶吟(우음) 우연히 시로 읊다

산곡 2025. 2. 25. 07:09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偶吟(우음) 우연히 시로 읊다

 

時候忽已徂(시후홀이조) :

계절은 벌써 바뀌어

明月又秋風(명월우추풍) :

밝은 달과 가을바람이네.

孤懷攬逝雲(고회람서운) :

외로운 마음은 지나가는 구름 감싸고

戚戚悲西東(척척비서동) :

근심과 걱정으로 모든 일이 서글프다.

風雨日以至(풍우일이지) :

비바람이 날마다 불어오니

咫尺間山川(지척간산천) :

지척간도 산천이 가로 막힌 듯하여라.

老槐高百尺(노괴고백척) :

오래된 괴화나무 높이가 백 척이고

飛花過墻翩(비화과장편) :

흩날리는 꽃잎들은 나풀나풀 담장을 넘는구나.

搴花咏所思(건화영소사) :

꽃을 뽑아들고 그리운 임 노래하니

悵然心莫展(창연심막전) :

너무나 서글퍼 내 마음 풀 수도 없구나.

籜石眷幽寂(탁석권유적) :

죽순 난 돌은 한적하고 그윽한 곳 그리워하고

菱藻冒淸淺(릉조모청천) :

마름 부들은 맑고 옅은 내를 덮었구나.

林蟬破鮮霽(림선파선제) :

매미 소리 비 갠 숲 속의 한적함을 깨뜨리고

天地一懷新(천지일회신) :

천지가 한결같이 새로워지는구나.

澄景畢來集(징경필래집) :

맑은 풍경 모두 모였으니

緬邈區中塵(면막구중진) :

아득히 떠오르네, 속세의 온갖 생각

及時須行樂(급시수행락) :

때를 만나 모름지기 즐길 것이니

浮生足可惜(부생족가석) :

덧없는 인생 너무도 애석하도다.

顧結芳杜隣(고결방두린) :

생각하건데, 방두의 이웃을 맺어

聊以數晨夕(료이수신석) :

오로지 아침저녁으로 자주 노닐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