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노수신(1515)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醉時率意放筆排悶 2(취시솔의방필배민 2)취했을 때 맘 내키는대로 붓을 휘둘러 고민을 떨치다

산곡 2023. 5. 20. 07:19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醉時率意放筆排悶 2(취시솔의방필배민 2)

취했을 때 맘 내키는대로 붓을 휘둘러 고민을 떨치다

 

痛飮暢形神(통음창형신)

통음하여 형체와 정신을 풀어주고

諧謔同于人(해학동우인)

남들과 같이 농지거리도 해 가면서

隱惡卽揚善(은악즉양선)

악은 숨겨 주고 선은 드러내 주어

泛愛還有親(범애환유친)

두루 사랑하니 또 친한 이도 있네

田父及野老(전부급야노)

농부들 및 촌 늙은이들과 어울려

狎蕩盡潦倒(압탕진료도)

친압 방탕한 아주 산만한 모습으로

有問無不答(유눈무부답)

질문이 있으면 대답 안 한게 없거니

有邀肯辭造(유요긍사조)

초대가 있으면 어찌 가기를 사양하랴

囚跣或接客(수선혹접객)

쑥대머리에 맨발로 혹 손을 대해도

客喜反無責(객희반무책)

손은 되레 기뻐하고 책망하지 않네

吁汝盧寡悔(우여노과회)

아. 너 노과회 야

豈不媿疇昔(기불괴주석)

어찌 지난 일이 부끄럽지 않느냐

使爾早知悟(사이조지오)

가사 네가 일찍 깨달을 줄 알았다면

不被才名誤(불피재명오)

재주 명성으로 그릇되지 않았겠지

寡悔俛首坐(과회면수좌)

과회는 머리 숙이고 앉아서

自訟向誰愬(자송향수소)

한참 뒤엔 갑자기 크게 웃노니

顚沛終何懊(전패종하오)

이렇게 실패한 걸 어찌 회한 할쏜가

死生旣在天(사생기재천)

죽고 삶은 이미 하늘에 다렸으니

不求從吾好(불구종오호)

못 구할진댄 내 좋아하는 거나 따르리

一室謝相與(일실사상여)

친지들을 사절하고 한방에 들앉아

靜硏宋儒語(정연송유어)

조용히 소유의 말을 연구하면서

尙友黃卷中(상우황권중)

책 속의 성현들을 올라가 벗 삼으니

沛然誰能禦(패연수능어)

성대한 기세를 누가 능히 막으랴

如何北堂情(여하북당정)

그런데 어이해 어머니에 대한 정은

往往來相驚(왕왕래상경)

이따금 내 가슴속을 놀래키는고

愁多不自抑(수답자억)

하 많은 걱정 스스로 억제하지 못해

大醉輒無生(대취첩무생)

크게 취하면 매양 죽고만 싶어지네

吾死亦非殤(오사역비상)

나는 죽어도 상자는 아니거니와

賈傳今年亡(가전금년망

가부가 아침에 듣는다는 훈계가 있어

或記終不忘(혹기종불망)

이것만은 기억해 끝내 잊지 않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