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14首(감흥 14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산곡 2025. 1. 18. 09:42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14首(감흥 14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 제 1 수 ]

唧唧何所歡(즉즉하소환)

투덜투덜 한탄할 게 뭐가 있겠나

悠悠臨歧路(유유임기로)

기로에서 하나의길 선택하면 되는 것을

君子抱孤貞(군자포고정)

군자들 바른 길 홀로 지킴에

黨人多病妬(당인다병투)

패거리들 짓찧고 투기 한다오

誰知桃李花(수지도이화)

누가 알겠는가 복사꽃 오얏꽃

本是無言樹(본시무언수)

본래부터 말이 없는 나무인 것을許由逃天下(허유도천하)

허유가 세상에서 종적 감추자

里人疑竊屨(리인의절구)

신발 흠쳐 달아났다 동네에서 말했다지

去去絶濁世(거거절탁세)

가세가세 탁한 세상 멀리 떠나서

冥心遊太素(명심유태소)

조용히 태소의 경지 노닐어 보세

 

[ 제 2 수 ]

荊玉隱璞中(형옥은박중)

형산의 옥 빛 감추고 숨어 있으며

長與頑石鄰(장여완석린)

오래도록 돌맹이와 어울려 지냈는데

一朝遭卞和(일조조변화)

하루 아침에 변화를 만나고 나서

琢磨爲國珍(탁마위국진)

쪼이고 갈린 끝에 나라의 보배 되었었지

雖增連城價(수증련성가)

연성벽보다 더 값을 쳐준다 해도

無乃毁天眞(무내훼천진)

본래의 진면목 훼손한 것 아니겠나

繁文滅素質(번문멸소질)

번쇄한 문채 본래의 성품 깎아먹고

美名戕其身(미명장기신)

그럴싸한 명예 자기 몸을 해치나니

至人貴沈冥(지인귀침명)

지인은 깊숙히 자취를 감추고서

處世混光塵(처세혼광진)

세상에서 화광동진 함께 사는 도다

 

[ 제 3 수 ]

威鳳出丹穴(위봉출단혈)

봉황새 한 마리 단산을 출발하여

五采光陸離(오채광육리)

오색찬란하레 날개 빛 번득이며

浮游覽九州(부유람구주)

하늘 가 떠돌다 구주를 바라보곤

銜圖欲來儀(함도욕래의)

단서를 물고 내려와 춤추려 하였도다

竹實可以食(죽실가이식)

그가 먹을 것은 대나무 열매

梧桐可以栖(오동가이서)

그가 깃든 곳은 오동나무 가지

人寰正慘黷(인한정참독)

그런데 인간세상 참혹하기 그지없어

岡羅連雲霓(강라련운예)

하늘이고 땅이고 온통 덫과 그물

鷇卵不自保(구란불자보)

자기 새끼 목숨도 보장할수 없으니

怊悵將安歸(초창장안귀)

슬프다 장차 어디로 가야 할꼬

 

[ 제 4 수 ]

去去崑山岑(거거곤산잠)

가세가세 저 멀리 곤륜산으로

逍遙樂忘飢(소요락망기)

소요하고 즐기며 배고품 잊으리라

愚者味視聽(우자미시청)

바보는 눈으로 보고도 모르지만

喆人識幾微(철인식기미)

철인은 거미 보고 금새 알아채지

伊川見被髮(이천견피발)

이천에서 머리 푼 모습 보고는

百年爲戎夷(백년위융이)

백년 못가 이적될줄 미리 알았고

海禽知天風(해금지천풍)

해조는 하늘 바람 낌새 채고는

遠身來郊圻(원신래교기)

멀리 피신하여 교외로 날아왔지

所以梅子眞(소이매자진)

그래서 매자진도 마찬가지로

一去不復歸(일거불복귀)

한번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오

 

[ 제 5 수 ]

端居何所事(단거하소사)

단정히 앉아서 무엇을 하나

幽默觀化機(유묵관화기)

말 없는 가운데 변화의 기틀 보지

陰陽播萬物(음양파만물)

음양의 두 기운 만물에 펼쳐짐에

鼓盪紛參差(고탕분참차)

형형색색 온갖 속성 현란하게 나눠지네

性命一以定(성명일이정)

각자의 운명 일단 정해진 뒤엔

智力無所施(지력무소시)

아무리 꾀를 써도 소용 없나니

郡然事趨營(군연사촉영)

안 될 일 분분하게 달려 들면은

但爲鬼神嗤(단위귀신치)

귀신이 비웃기 십상이로다

御寇論力命(어구론력명)

어구는 역명을 애써 논했고

子桑有歌詩(자상유가시)

자상은 노래를 부르니 않았던가

 

[ 제 6 수 ]

奇語夸毗子(기어과비자)

이 말 과비자 에 붙여 주어서

無然徒自疲(무연도자피)

쓸데없이 피곤한 일 하지않게 하리로다

淸晨登高丘(청신등고구)

청명한 아침 높은 언덕 올라가서

擧目覽林坰(거목람림경)

눈 들어 야외를 내려다 보니

草木盡零落(초목진령락)

초목들 모두 낙엽이 진 채

山谷空崢嶸(산곡공쟁영)

휑뎅그렁 산은 삐쭉 골짜기는 텅 비었네

可憐衆芳地(가련중방지)

가련타 녹음방초 우거진 곳에

但見氷雪盈(단견빙설영)

보이나니 차가운 눈과 얼음 뿐

豈無松栢樹(기무송백수)

어찌 송백이 없으랴 마는

慘淡無光晶(참담무광정)

광채 전혀 없이 참담하도다

何時見陽春(하시견양춘)

언제쯤 따뜻한 봄철이 와서

萬植同滋榮(만식동자영)

온갖 식물 똑같이 번영을 누릴런고

 

[ 제 7 수 ]

高鳥墮羅罔(고조타라망)

높이 나는새 그물에 걸려 죽는 것은

只爲變飮啄(지위변음탁)

먹고 마시는 일 연연 해서지

渺然雲路逈(묘연운로형)

구름 저 멀리 넓고 넓은 길

何徃不可適(하왕부가적)

어디를 향한들 갈 곳 없으랴

軒冕爲樊籠(헌면위번롱)

벼슬살이는 새장에 갇히는 것

利祿爲酖毒(리록위탐독)

이익과 작록은 독약 같은것

沈酣不自寤(침감불자오)

달콤하게 취해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卒與禍機觸(졸여화기촉)

끝내 화망에 걸리고 말리

誰能學園綺(수능학원기)

그 누가 제대로 원기를 배워

韜光飡草木(도광손초목)

빛을 숨긴 채 풀 뜯어 먹고 살랴

 

[ 제 8 수 ]

老馬病無力(노마병무력)

늙고 병든 말 힘이 다 빠져

垂耳臥櫪下(수이와력하)

축 늘어진 채 마구간에 누워 있네

毛骨已凋喪(모골이조상)

이젠 몰골도 볼품없이 변해 버려

粥之無顧者(죽지무고자)

팔려고 내놓아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ㄱ나

却念子方言(각념자방언)

문득 생각나는 전자방의 말

不忍棄原野(불인기원야)

차마 들판에 팽개치면 안 되겠지

帷蓋有古義(유개유고의)

휘장고 차일로 덮어 주던 옛날 의리

薄俗知者寡(박속지자과)

야박한 이 세상 아는 이 드물도다

 

[ 제 9 수 ]

醯鷄生罋盎(식계생옹앙)

항아리 속에서 알 깬 술벌레

不識乾坤大(불식건곤대)

이 세상 얼마나 큰지 상상 못 하듯

下士局淺見(하사국천견)

저차원의 인간들 좁은 소견 사로잡혀

聞道笑且怪(문도소차괴)

도를 듣고는 괴이하다 미웃누나

豈知古至人(기지고지인)

이찌알랴 옛날 지인의 경지

默與元化會(묵여원화회)

말없이 자연과 동화되면서

超然煉性命(초연련성명)

초연히 성명을 연단해 가며

萬劫不曾壤(만겁불증양)

영원토록 허물어지지 않고 있음을

姑射非誑語(고사비광어)

고야는 허탄한 말 결코 아니지

廣成有遺誨(광성유유회)

광성도 교훈을 남기지 않았던가

我願學其術(아원학기술)

나도 그방법 한 번 배워서

飛昇出塵外(비승출진외)

티끌 밖 벗어나 날아오르고 싶어라

 

[ 제 10 수 ]

貞士如玉雪(정사여옥설)

옥돌같고 흰 눈같은 곧은 선비를

讒人有巧舌(참인유교설)

교묘하게 사람들이 참소하나니

浸潤工入腹(침윤공입복)

물이 젖어들 듯 차츰 속에 스며들어

萋菲解鎖骨(처비해쇄골)

하리노는 짓거리 뼛골까지 녹이누나

萬古一機阱(만고일기정)

예로부터 있어 온 똑같은 함정

土中多碧血(토중다벽혈)

흙 속에 묻힌 벽혈 그 얼마나 많을 런가

宵雅欲投畀(소아욕투비)

던져주고 싶다고 한 소아의 탄식

惡惡語徒切(악악어도절)

악을 미워하는 심정 그 말만 절실할 뿐

空令覆盆人(공령복분인)

억울하게 죄 받은 이 그저 부질없이

飮泣號蒼旻(음읍호창민)

울며불며 하늘에나 호소하게 되는구나

 

[ 제 11 수 ]

壬公釣東海(임공조동해)

임공이 동해에서 낚시질 하며

期年無所獲(기년무소획)

일 년이 다 되도록 한 마리 못 잡다가

一朝得大魚(일조득대어)

어느 날 홀연히 대어를 낚아채었는데

鬐 如山岳(기비여산악)

지느러기 가 자그마치 산처럼 컸다던가

脂膏飽千里(지고포천리)

그 고기 포를 떠서 실컷 먹여 줬다는 등

異事傳簡策(이사전간책)

기이한 이야기가 책 속에 전하는데

雖爲人所稱(수위인소칭)

사람들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 해도

於己竟何益(어기경하익)

자기와는 결국 아무 관계 없는 일

不如釣鯢鮒(불여조예부)

차라리 붕어나 한 마리 낚아다가

朝暮得自給(조모득자급)

아침 저녁 국거리로 먹느니만 못하리라

千金學屠龍(천금학도룡)

천금 주고 용 잡는 기술 배우다

破家爲人嗤(파가위인치)

패가망신 비웃음만 초래 했나니

 

[ 제 12 수 ]

奇語濩落士(기어호락사)

명심하라 통이 큰 인사들이여

材大終難施(재대종난시)

재주 크면 끝내 써먹기 어려움을

諸葛起南陽(제갈기남양)

제갈량 남양에서 몸을 일으켜

鞠躬事先主(국궁사선주)

몸과 마음 다 바쳐 선주를 섬기면서

馳驅戎馬間(치구융마간)

전쟁터 이곳저곳 말을 달리고

拮据皮草莽(길거피초망)

무진 애를 쓰며 촉땅을 개척했지

中原不可得(중원불가득)

중국대륙 결국 석권 못한채

嘔血徒辛苦(구혈도신고)

간난신고 그 일생 피 토하며 마쳤나니

不如鹿門翁(불여록문옹)

차라리 우리 녹문옹 처럼

終身隱農圃(종신은농포)

종신토록 농부로 숨어 삶만 못하였네

 

[ 제 13 수 ]

瑤臺有珠樹(요대유주수)

옥돌로 지은 집에 구슬 달린 나무들

粲粲含英蕤(찬찬함영유)

함초롬히 피어난 찬란한 꽃들

栖集雙鳳凰(서집쌍봉황)

봉황새 쌍쌍으로 날아와 깃들이니

羽儀何光輝(우의하광휘)

아름다운 그 모습 얼마나 빛났던가

驚飆振天地(경표진천지)

회오리 바람 별안간 천지를 뒤흔들고

霜霰紛摧之(상산분최지)

눈 내리고 서리 내려 온통 꺾여버렸도다

鳳去樹亦空(봉거수역공)

봉황새 떠나가고 텅 빈 나뭇가지

懷哉令人悲(회재령인비)

옛날 일 생각하며 슬픔에 잠기노라

 

[ 제 14 수 ]

烈士殉名義(열사순명의)

명분과 의리따라 몸 바치는 열사들

殺身忽苦遺(살신홀고유)

홀연히 신발 벗듯 자기 몸 던지누나

豈不重七尺(기불중칠척)

일곱 자 되는 이몸 아깝지 않으랴만

寸心不自欺(촌심불자기)

마음속 신념을 속일 수 업서서지

鮑焦槁河上(포초고하상)

포초는 물가에서 고목처럼 말라 죽고

之推爲煙灰(지추위연회)

재치추는 불타 한 줌의 재 되었도다

高節照千古(고절조천고)

높은 그 절조 천고에 비췬다만

長爲後人悲(장위후인비)

어찌 그리 후세 사람 슬프게 만드는가

優遊以卒歲(우유이졸세)

느긋하고 한가로이 천수 마치신

仲尼眞吾師(중니진오사)

공자님 그야말로 우리들 스승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