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春日澹齋雜詩(춘일담재잡시) 봄날 담재澹齋에서 이것저것 읊은 시詩

산곡 2024. 11. 25. 07:49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春日澹齋雜詩(춘일담재잡시)

봄날 담재澹齋에서 이것저것 읊은 시詩

 

[ 제 1 수 ]

楊檖花開曲院深 (양수화개곡완심)

버드나무와 돌배나무 꽃이 굽이진 뜰 깊숙한 곳에 피었고

晴牕烏几注魚禽 (청창오궤주어금)

맑게 갠 창가에서 검은 빛깔의 안석에 기대어 물고기와 새를 바라보네.

怪來一桁微雲色(견래일항미운색)

괴이怪異하게도 한 줄기 엷은 구름 빛이

留作春城半日陰(류작춘성반일음)

봄날의 성城안에 한나절이나 그늘을 드리웠구나.

 

[ 제 2 수 ]

雨歇高園曳杖行(우헐고원예장행)

비 그치니 높은 동산에 지팡이 끌고 거니는데

隔溪時聽賣花聲(격계시청매화성)

시내 건너에서 이따금 꽃 파는 소리 들리네.

有錢須買松醪飮(유전수매송료음)

돈 있으니 모름지기 송엽주나 사서 마셔야겠구나.

花也春風自滿城(화야춘풍자만성)

봄바람에 꽃이 온 성城안에 가득하니……

 

[ 제 3 수 ]

澹煙輕靄羃林間(첨연경애멱림간)

엷은 안개와 옅은 아지랑이가 숲 속을 덮으니

全是徐熙畫裏山(전시서희화리산)

이름난 화가畵家 서희徐熙의 그림 속 산山과 똑같네.

看了東坡詩一卷(간료동성시일권)

동파東坡 소식蘇軾의 시집詩集 한 권을 다 읽고 나니

夕陽初下詔門關(석양초하조문관)

석양夕陽이 비로소 서산西山으로 기우는구나.

 

[ 제 4 수 ]

芹菜靑調作乳黃(근채청조작란황)

미나리와 푸성귀로 안줏거리를 마련했는데

新篘少麴湛盈觴(신추소국담영상)

새로 거른 소국주小麴酒가 술잔盞에 넘치네.

松餌尖尖魚作餡(송이첨첨어작함)

물고기로 뾰족한 송松편의 떡소 만드느라

山妻每到午時忙(산처매도오시망)

아내는 늘 한낮이 되도록 바쁘구나.

 

[ 제5 수 ]

豹翁山閣接溪園(표옹산각접계원)

표암 강세황 노인의 산山속 누각이 시냇가 동산에 이어졌는데

求畵人來若市門(구화인래약시문)

그림 구하러 온 사람들로 저자의 문門 같네.

蘭竹一揮酬熱客(란죽일휘수열객)

난초와 대나무를 단숨에 그려 친한 손님의 기대에 부응하고

靜時方許寫桃源(정시방허사도원)

고요할 때 바야흐로 <무릉도원도武陵桃源圖>를 그리시는구나.

 

[ 제 6 수 ]

衣복全春不下庭(의복전춘불하정)

봄 내내 옷차림하고 뜰로 내려가지 않았는데

看花偶上七松亭(간화우상칠송정)

꽃구경하느라 우연히 칠송정七松亭에 올랐네.

松間値雨歸來早(송간치우귀래조

솔숲에서 비를 만나 일찍 돌아와서

重榻焦山𢊃鶴銘(중탑초산예학명)

초산의 무위자연의 명문「예학명瘞鶴銘」을 다시 베끼는구나.

 

[ 제 7 수 ]

扶牀穉子若鸞停(부상치자약란정)

평상平床을 더위잡고 오르며 외모外貌도 비범非凡한 어린아이

問姓能知又問齡(문성태지우문령)

성姓을 물으니 능히 알아 또 나이를 묻네.

投與藍紅雙陸子(추여람홍쌍육자)

짙푸르고 붉은 쌍륙雙陸을 아이에게 던져 주고 나서

看他排列作軍形(간타배렬작군형)

배열排列하며 군대軍隊의 진형陣形 짜는 것을 바라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