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齋 李翊(농재 이익). 記 夢 10수(기 몽 10수)
꿈을 기록하다
[제 1 수]
若有人在阿(약유인재아)
사람이 언덕에 있는 듯한데
被服何炳娘(피복하병낭)
옷이 얼마나 밝고 환하던지
山河豈不美(산하기불미)
대자연이 어찌 아름답지 않은가
天地豈不廣(천지기불광)
한늘과 땅이 어찌 넓지 않겠는가
[제 2 수]
春至朝陽煗(춘지조양난)
봄이 오니 아침 햇빛 따뜻하고
風來夕波興(풍래석파흥)
바람 부니 저녁 물결이 이네
脩然步西山(수연보서산)
내 마음대로 서산을 거니는데
松栢被丘陵(송백피구릉)
소나무와 잣나무가 언덕을 덮었구나
[제 3 수]
鳥啼音悽惋(조제음처완)
새 우는 소리 구슬픈데
樓空影婆娑(루공영파사)
누각은 텅 비었고 그림자만 춤추듯 너풀거리네
春陰易欺日(춘음역기일)
흐린 봄날이 쉽게 해를 가리니
林雨濕靑莎(림우습청사)
숲에 내리는 비가 푸른 잔디를 적시는 구나
[제 4 수]
獨島橫遠渚(독도횡원저)
홀로 나는 새는 먼 물가를 가로지르고
歸鴻拂蒼昊(귀홍불창호)
돌아가는 기러기는 맑고 푸른 하늘을 스쳐 지나가네
延佇吾將返(연저오장반)
오래도록 우두커니 서 있다가 나 이제 돌아가서
爲君結幽草(위군결유초)
그대를 위해 그윽한 곳에 우거진 풀을 엮어 집을 지으리
[제 5 수]
寒日下西陸(한일하서륙)
차가운 해가 서쪽 뭍으로 저물어 가는데
餘輝映脩竹(여휘영수죽)
남은 햇빛이 길게 자란 대나무를 지추네
鍾梅不成實(종매불성실)
매화를 심었더니 열매를 맺지 못했는데
鍾蘭時茂綠(종란시무록)
난초를 심었더니 때마침 푸르게 우거졌구나
[제 6 수]
堂中有古琴(당중유고금)
집에 오래된 거문고가 있는데
絃絶復誰愋(현절복수훤)
줄이 끊어졌으니 다시 누가 연주 하겠는가
時有松風入(시유송풍입)
이따금 솔바람이 불어 들어오니
泠泠託遊魂(영영탁유혼)
바람결에 울리는 거문고의 맑고 시원한 소리에 떠도는
넋을 맡겨야 겠네
[제 7 수]
衆羽苦啾喧(중우고추훤)
뭇 새들이 몹시 시끄럽게 울어대니
祥鳳爲之惱(상봉위지뇌)
상서로운 봉황이 그 때문에 괴로워하네
願言乘高風(원언승고풍)
바라건대 높은 곳에서 부는 바람 타고
一擧崐岡到(일거곤강도)
단번에 곤륜산에 이르렀으면...
[제 8 수]
水流何悤悤(수류하총총)
물살이 어찌나 빠른지
幽烟響出谷(유연향출곡)
조용히 흐느껴 우는 소리를 내더니 골짜기를 벗어나네
世故固不定(세고고부정)
세상사는 참으로 일정하지 않아서
欲辨已忘却(욕변이망각)
분별하려니 벌써 잊어버렸구나
[제 9 수]
靜夜天四垂(정야천사수)
고요한 밤하늘은 사방에 드리웠고
衆宿光相搖(중숙광상요)
수많은 별들이 서로 흔들리며 빛나네
夢覺何怳惚물(몽각하황홀)
꿈에서 깨니 어찌나 황홀한지
葉聲來蕭蕭(엽성래소소)
나뭇잎 소리가 쓸쓸하게 들려오는구나
[제 10 수]
言之旣云傶(언지기운척)
말하면 이미 슬퍼지고
聽之中如銷(청지중여소)
들으면 마음이 녹는 듯하네
明發一掬淚(명발일국누)
부모님 생각에 한 움쿰의 눈물이
灑向叢桂條(쇄향총가조)
은자가 사는 계수나무 숲에 뿌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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