退溪 李滉[퇴계 이황]. 陶山雜詠[도산잡영] 二十六絶[이십육절]
逐題又有四言詩一章[축제우유사언시일장] :
[제1절]. 蒙泉[몽천]
山泉卦爲蒙[산천괘위몽] :
산의 샘이 솟는 괘가 몽이 되었으니
厥象吾所服[궐상오소복] : 그
점괘에 나는 복종하는 바이다.
豈敢忘時中[기감망시중] :
어찌 감히 시의를 망각하랴 ?
尤當思果育[우당사과육] :
도리어 마땅히 과행육덕 생각하네.
[제2절]. 冽井[열정]
石間井冽寒[석간정열한] :
돌 사이의 우물은 맑고 차가운데
自在寧心惻[자재영심측] :
절로 있으니 어찌 마음이 슬프랴.
幽人爲卜居[유인위복거] :
그윽한 사람 살 곳을 정하였으니
一瓢眞相得[일표진상득] :
한 바가지로 참된 진실 깨달았네.
[제 3절]. 庭草[정초]
庭草思一般[정초사일반] :
뜰의 풀과 의사가 일반이라
誰能契微旨[수능계미지] :
누가 능히 오묘한 뜻 맞추리오
圖書露天機[도서로천기] :
책과 글로 천기를 나타냈으니
只在潛心耳[지재잠심이] :
다만 살펴 마음을 가라앉힐 뿐
[제 4절]. 澗柳[간류]
無窮造化春[무궁조화춘] :
끝이 없는 봄 날의 조화로움
自是風流樹[자시풍류수] :
이는 자연히 풍류스런 나무로다.
千載兩節翁[천재양절옹] :
천년 세월에 두분 절옹께서는
長吟幾興寓[장음기흥우] :
길게 읊으며 조용히 흥취를 보내리.
[제 5절]. 菜園[채원] 채소밭
小圃雲間靜[소포운간정] :
작은 채소 밭 구름 사이에 고요한데
嘉蔬雨後滋[가소우후자] :
맛 좋은 나물은 비 온 후 무성해지네.
趣成眞自得[취성진자득] :
풍취있게 살찌니 참으로 절로 고맙고
學誤未全癡[교오미전치] :
그르게 가르쳐도 다 어리석진 않구나.
[제6절]. 花砌[화체]섬돌의 꽃들
曲砌無人跡[곡체무인적] :
섬돌 구석엔 사람의 자취도 없는데
幽香發秀姿[유향발수자] :
향기 그윽히 빼어난 자태 드러내네.
風輕午吟處[풍경오음처] :
가벼운 바람에 한낮엔 시를 읊는 곳
露重曉看時[노중효간시] :
소중한 이슬 새벽에 때맞추어 보네.
[제7절]. 西麓[서록]서쪽 산기슭
舍西橫翠麓[사서횡취록] :
집 서쪽 푸른 산기슭 가로지르니
蕭灑可幽貞[소쇄가유정] :
운치 있어 가히 그윽하고 곧구나.
二仲豈無有[이중기무유] :
양중과 구중이 어찌 없으리오만
愧余非蔣卿[괴여비장경] :
내가 장후경이 아님 부끄럽구나.
[제8절]. 南沜[남반]남쪽 물가
異石當山口[이석당산구] :
괴이한 돌들이 산 어귀에 있고
傍邊澗入江[방변간입강] :
옆 모퉁이 산골물 강으로 드네.
我時來盥濯[아시래관탁] :
나는 때마다 와 깨끗이 씻으니
淸樾興難雙[청월흥난쌍] :
맑은 나무그늘에 흥 견주길 삼가네.
[제9절]. 翠微[취미] 산 중턱,먼 산에 아른아른 보이는 푸른 빛.
東隴上翠微[동롱상취미] :
동쪽 언덕 산 기슭에 오르며
九日攜壺酒[구일휴호주] :
구월 구일엔 술 병을 든다네.
卻勝陶淵明[각승도연명] :
도리어 도연명보다 뛰어나오
菊花空滿手[국화공만수] :
헛되이 국화만 손에 가득했네.
[제10절]. 寥朗[요랑] 밝은 하늘.
西隴上寥朗[서롱상료명] :
서쪽 언덕 넓고 밝은 곳에 올라
矯首望烟霞[교수망연하] :
머리 들어 노을과 안개 바라보네.
安得陵八表[안득릉팔표] :
편안히 땅의 끝에 올라 이르러
仍尋羽人家[잉심우인가] :
자주 신선의 집을 찾으리라.
[제11절]. 釣磯[조기] 낚시 터.
弄晩竿仍裊[농만간잉뇨] :
늦도록 즐기니 낚시대 거듭 간드러져
來多石亦溫[래다석역온] :
많이 오다보니 돌도 또한 따뜻해지네.
魚穿靑柳線[어천청류선] :
물고기는 푸른 버들 가지에 꿰어놓고
蓑帶綠烟痕[사대록연흔] :
도롱이 두르니 안개 자취는 푸르구나.
[제12절]. 月艇[월정] 달과 거룻배.
寒潭如拭鏡[한담여식경] :
찬 못은 닦아 놓은 거울 같은데
乘月弄扁舟[승월롱편주] :
올라온 달이 작은 배를 희롱하네.
湖老烟波詠[호로연파영] :
호수 늙은이 안개와 물결을 읊고
坡仙桂棹秋[파선계도수] :
파선은 시름겹게 월계수 노를 젖네.
[제13절]. 櫟遷[역천] 벼랑의 상수리나무.
緣崖路呼遷[연애로호천] :
벼랑 오르는 까닭에 천이라 부르고
其上多樹櫟[기상다수력] :
그 위에 상수리나무를 많이 심었네.
何妨抱離奇[하방포리기] :
뛰어남 잃은 마음을 어찌 거리끼나
壽已過數百[수이과수백] :
수명은 이미 수백년이 지나갔구나.
[제14절]. 漆園[칠원] 옻나무 동산
古縣但遺基[고형단유기] :
엣 고을엔 다만 터만 남아있는데
漆林官所植[칠림관소식] :
옻나무 숲은 관에서 심은 곳이네.
見割有警言[견할유경언] :
베는걸 보면 깨우치는 말 있으니
蒙莊亦高識[몽장역고식] :
몽의 장자 또한 높은 식견있구나.
[제15절]. 魚梁[어량]
玉食須珍異[옥식수진이] :
옥식은 모름지기 음식맛이 뛰어나
銀脣合進供[은순합진공] :
은순어는 진상하기에 합당하구나.
峨峨梁截斷[아아량절단] :
높고 높은 어량을 가지런히 나누어
濊濊罟施重[활활고시중] :
물고기 그물 겹으로 널리 펼쳤구나.
[제16절]. 漁村[어촌]
隔岸民風古[격안민풍고] :
언덕 넘어 백성 풍속 예스럽고
臨江樂事多[임강락사다] :
강에 임하여 즐거운 일 많구나.
斜陽如畫裏[사양여화리] :
기우는 햇살은 그림 속 같은데
收網得銀梭[수망득은사] :
그물을 거두어 은어를 얻는구나.
[제17절]. 烟林[연림] 안개 낀 숲
멀고도 가깝게 널리 드리운 형세에
漠漠迷烟樹[막막미연수] :
막막하게 안개낀 나무 흐릿하구나.
延望足玩心[연망족완심] :
멀리 바라보니 감상할 마음 족하고
變態多朝暮[변태다조모] :
변하는 모습은 아침 저녁 뛰어나네.
[제18절]. 雪徑[설경 눈이 쌓인 좁은 길
一徑傍江潯[일경방강심] :
한가닥 길이 강 물가 거스르는데
高低斷復遶[고저단부요] :
높다 낮았다 끊겼다 다시 두르네.
積雪無人蹤[적설무인종] :
눈이 쌓이니 사마 자취도 없는데
僧來自雲表[승래자운표] :
구름 밖에 처음 스님이 오는구나.
[제19절]. 鷗渚[구저] 물가 갈매기
浩蕩浮還沒[호탕부환몰] :
넓고 큰 물결에 잠겼다 다시 뜨고
毰毸晒復眠[배시쇄부민] :
날개 치며 햇볕 쬐며 다시 잠드네.
閒情乃如許[한정내여허] :
한가한 정취가 더구나 저와같으니
機事定無緣[기사정무연] :
기밀한 일과는 결코 인연 없으리.
[제20절]. 鶴汀[학정] 물가의 학.
水鶴烟霄下[수학연소하] :
물가의 학이 안개낀 하늘에서 내려와
晴沙立遠汀[청사립원정] :
맑은 모래땅 먼데 물가에 멈추어 서네.
那能無飮啄[나능무음탁] :
어찌 능히 쪼아 먹을 수 없으리오마는
得處莫留停[득처막류정] :
얻은 곳에서는 늦게 머물지 말지어다.
[제21절]. 江寺[강사] 강가의 절.
古寺江岸空[고사강안공] :
절은 오래되어 강 언덕 쓸쓸한데
仙遊杳方丈[선유묘방장] :
신선이 즐기던 삼신산이 아득하네.
蟠桃定何時[반도정하시] :
천도복숭아 어느 때에 준비되려나
結子重來賞[결자중래상] :
열매 맺으면 자주 와서 즐기리라.
[제22절]. 官亭[관정] 관에서 세운 정자.
小亭境自佳[소정경자가] :
작은 정자 경계가 진실로 아름다운데
後江前皐隰[후강전고습] :
강을 뒤로하고 앞은 물가 언덕이라네.
皁蓋不來時[조개불래시] :
검은 비단 일산이 오지 않을 때에야
野禽自栖集[야금자서집] :
들에 사는 새들 스스로 모여 깃드네.
[제23절]. 長郊[장교] 들판에 나아가다.
炎天彌翠浪[염천미취랑] :
더운 날씨엔 푸른 물결이 가득차고
商節滿黃雲[상절만황운] :
가을 철에는 누런 구름이 가득차네.
薄暮歸鴉望[박모귀아망] :
해질녁 돌아가는 까마귀 바라보며
遙風牧笛聞[요풍목적문] :
아득한 바람 목동의 피리소리 듣네.
[제24절]. 遠岫[원수] 먼 산봉우리.
微茫常對席[미망상대석] :
어렴풋이 드넓게 늘 자리에 마주하니
縹緲定何州[표묘정하주] :
아득히 날리며 어느 마을에 머무르나.
雨暗愁無奈[우암수무나] :
비 내려 어두워지니 어찌 근심 없으리오
天空意轉悠[천공의전유] :
빈 하늘에 한가로운 정취 맴도는구나.
[제25절]. 土城[토성]
禦難何代人[어난하대인] :
난리 막으니 어느 대 사람인가
古籍莽難考[고적망난고] :
옛문서 아득해 살피기 어렵네.
時平久已頹[시평구이퇴] :
시대 편안해 무너진지 오래라
兔穴深蔓草[토혈심만초] :
토끼 굴에 덩굴풀만 무성하네.
[제26절]. 校洞[교동]
宮牆沒澗烟[궁장몰간연] :
궁성은 산 골 안개에 숨었으니
絃誦變山鳥[현송변산조] :
거문고에 읊어 산새도 속이네.
誰能起廢規[수능기폐규] :
누가 능히 폐한 법을 일으켜서
張皇道幽眇[장황도유묘] :
지루한 이치 깊이 이루어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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