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은 이숭인(1347)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寄隱峰禪師(기은봉선사)은봉 선사에게

산곡 2022. 11. 1. 13:05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寄隱峰禪師(기은봉선사)은봉 선사에게

 

​少也無所營(소야무소영) :

젊은 시절에 하는 일 없어

自甘家計冷(자감가계냉) :

스스로 가난한 가계에도 만족했었네

淡交知誰肯(담교지수긍) :

담담한 사귐 누가 좋음을 알리오

楮生與毛潁(저생여모영) :

종이와 붓이었네

學道未庶幾(학도미서기) :

도를 배웠으나 이루지 못하고

文章却彪炳(문장각표병) :

문장만이 도리어 문체가 나네

苦語破神慳(고어파신간) :

거슬리는 말은 신의 이색함 깨뜨려

出口入輒警(출구입첩경) :

그 말입에서 나오면 사람들이 놀러게 된다네

邇來遭謗傷(이래조방상) :

요즈음 헐뜯고 비방함을 받아

杜門蹤迹屛(두문종적병) :

두문불출 자취를 숨겼네

初如伏櫪驥(초여복력기) :

처음엔 마판에 엎드린 말과 같이

未曾忘馳騁(미증망치빙) :

달릴 마음 잊지 못하였다네

機心漸消磨(기심점소마) :

기회를 노리던 마음 점점 사라지고

湛然一古井(담연일고정) :

옛 샘물처럼 고요하게 되었네

隱峰方外交(은봉방외교) :

은봉 스님은 불가의 친구

梵行殊精猛(범행수정맹) :

불도의 수행이 뛰어났도다.

已將塵世緣(이장진세연) :

이미 속세의 인연을 거느려

等視幻泡影(등시환포영) :

허깨비나 물거품처럼 보았다네

招提山水間(초제산수간) :

산수 사이에 불러내니

人稀幽且靜(인희유차정) :

인적이 드물어 그윽하고 고요하여라

濯足淸澗湄(탁족청간미) :

맑은 골짝물에 발 씻고

行歌白雲嶺(행가백운령) :

흰구름 고개머리에서 노래부르네

任性自逍遙(임성자소요) :

천성에 맞추어 스스로 소요하니

目前皆順境(목전개순경) :

눈앞 일은 모두가 순탄하네

相思不相見(상사불상견) :

서로 생각만 하고 만나지 못하고

耿耿冬夜永(경경동야영) :

잊혀지지 않아 겨울밤처럼 길어라

會合固有時(회합고유시) :

서로 만나는 일 정말 있으니

話頭當面請(화두당면청) :

만나면 화두를 청하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