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 기대승(1527)

高峯 奇大承 (고봉 기대승). 圍棋(위기) 바둑을 두며

산곡 2023. 8. 23. 10:06

高峯 奇大承 (고봉 기대승).    圍棋(위기) 바둑을 두며

 

空堂閑坐且圍棋(공당한좌차위기) :

빈 방에 한가히 앉아 바둑판 둘러싸고

撥得幽懷自一奇(발득유회자일기) :

그윽한 회포 풀어보니 저절로 하나의 기이함이로다.

蜩甲形骸眞欲幻(조갑형해진욕환) :

허물 벗는 매미처럼 진지하게 탈 바꾸려 하고

蛛絲意緖政堪遲(주사의서정감지) :

거미가 줄치듯이 생각의 실마리는 신중하구나.

涪翁妙句心能會(부옹묘구심능회) :

부옹의 묘한 글귀 속으로 짐작하며

商皓神機手已知(상호신기수이지) :

상산 네 호탕한 선비의 신기한 기미도 손이 벌써 알았구나.

戲罷一場成浩笑(희파일장성호소) :

한 판 끝내고 호탕하게 웃으니

綠楊黃鳥亂啼時(록양황조란제시) :

푸른 버들 속 꾀꼬리가 어지럽게 우는 때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