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 이항복(1556)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題朴淵圖(제박연도) 박연도에 제하다

산곡 2023. 12. 26. 08:05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題朴淵圖(제박연도)  박연도에 제하다

 

​靈湫隱隱深成臼(령추은은심성구) : 영추는 은은하게 깊이 파여 우묵하고

其下蒼屛如甕剖(기하창병여옹부) : 그 아래 푸른 절벽은 쪼개진 항아리 같도다

飛潢一派殷遠空(비황일파은원공) : 나는 듯 은하 한 가닥 먼 공중에 진동하고

乾竇沈沈銀漢逗(건두침침은한두) : 서북쪽이 침침하게 은하수가 머물러 있도다

昔我尋眞三弟兄(석아심진삼제형) : 그 옛날 우리들이 삼 형제 신선 찾을 적에

與客一人爲四友(여객일인위사우) : 나그네 한 사람과 함께 네 친구 되었도다

風騷話本落人間(풍소화본락인간) : 풍소에 관한 얘깃거리 인간세계에 떨어지니

晴晝空堂雷雨吼(청주공당뢰우후) : 맑은 대낮 빈 집에 천둥 비 몰아친 듯하였고

耦立松前巾屨同(우립송전건구동) : 소나무 앞에 나란히 서니 건구가 똑같았도다

試問何者當時吾(시문하자당시오) : 묻노라, 그 당시에 어떤 사람이 나였던가

巢崖水鶴今無見(소애수학금무견) : 절벽에 둥지 튼 학은 지금 보이지 않으니

來往靑田長幾雛(래왕청전장기추) : 청전산을 왕래하며 새끼를 몇 마리나 길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