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 이항복(1556)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從軍行(종군행) 군대를 따라

산곡 2024. 1. 3. 07:38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從軍行(종군행) 군대를 따라

   

西湖轉粟當嚴冬(서호전속당엄동) : 서호에서 곡식을 운반하는데 엄동설한을 만나

萬民難給千夫膳(만민난급천부선) : 만 백성이 성인 천 사람의 식량도 공급하기 어렵다.

師到南原拍馬廻(사도남원박마회) : 군사가 남원에 와서는 말 채찍질하여 돌아가는데

賊衆猶屯求禮縣(적중유둔구례현) : 적의 무리는 아직도 구례현에 주둔하여있다.

萬竈貔貅霜滿野(만조비휴상만야) : 수만의 군사 용맹하고 서리는 들에 가득 끼어

天兵搜粟疲人泣(천병수속피인읍) : 천병의 곡식 요구에 피폐한 백성 울어댄다.

懸知本爲活我來(현지본위활아래) : 본래 우리를 살려내려 왔음은 충분히 알지만

不耐妻兒眼前急(불내처아안전급) : 처자식의 당장 급한 처지를 견뎌낼 수 가 없도다.

沙塵捲地野微明(사진권지야미명) : 모래 먼지가 땅을 말아 들판이 희미하고

鐵騎千群曉撇挨(철기천군효별애) : 철기병 천여 명이 새벽부터 뛰어 달리는구나.

師行千里日兼程(사행천리일겸정) : 천리 행군 이틀 길을 하루에 가노라니

石上斑斑馬蹄血(석상반반마제혈) : 말발굽의 피가 흘러 돌 위에 얼룩졌도다.

曠野無煙風怒號(광야무연풍노호) : 넓은 들판에 인적은 없고 바람만 거센데

將軍曉發哀笳咽(장군효발애가인) : 장군이 새벽에 출발하니 호가 소리에 목멘다.

腥雲和雨撲人顔(성운화우박인안) : 비린내 나는 구름은 비와 섞여 사람의 얼굴을 때려

凍作征夫萬鬢雪(동작정부만빈설) : 수많은 군사의 귀 밑머리에 고드름을 얼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