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장승업(張承業)
아호 : 오원(吾園)
제목 : 송풍유수(松風流水) 및 귀거래도(歸去來圖)
언제 : 19세기
재료 : 족자 비단에 담채
규격 : 좌 : 137 x 32.2 cm
우: 136.7x32.4cm
소장 : 간송미술관
해설 : 송풍유수(松風流水) : 장승업이 활동하던 조선 말기는 秋史 金正喜가 길러낸 중인(中人)계급의 지식층 문인들이 추사 예술의 지극히 조선적인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외형적인 형사(形寫)에 급급하여 맹목적인 중국풍의 호상(好尙)이 유행하던 시기였고. 자연 그의 그림풍은 중국 취향이 농후하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의 그림이 단순한 중국풍으로. 외형만을 모방한 것이었던 것에 비하면. 비록 같은 중국풍이긴 하지만 그는 이응헌의 사랑방에서 어깨너머로 보던 그림을, 어느날 갑자기 배우지도 않고 신들린 듯 그려낼수 있었던 천재의 기질이 있었기에. 그림속에 번득이는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었다. 수백길 벼랑 위에서 입을 열어 팔방으로 부딪치며 꺾어져 내리다가. 마침내 아득히 쏫아져 내리고 마는 거폭(巨瀑)아래. 이에 맞서듯 창연히 솟아올라 검붉은 송린(松鱗)을 자랑하는 장송의 모습은. 임금마져도 묶어 놓을수 없었던 장승업의 호방불기(豪放不羈)한 기질을 말해 주는 듯하다. 소나무 밑 너럭바위에 마주앉아 잠방이 차림에 가슴을 드러낸채. 폭포의 굉음을 들으며 찻물 끓기를 기다리는 선객(仙客)들의 소탈간략한 모습은. 용트림하며 치솟은 소나무와 거폭에 압도당한 눈의 긴장감을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오원(吾園) 장승업의 그림에서는 이처럼 화면에 숨막힐 듯 번득이는 박진한 생동감이 항상 넘쳐 흐르니. 이 점은 세간에 살면서 시속(時俗)을 거부한 그의 대오(大悟)한 자취일 것이다.
귀거래도(歸去來圖) : 진(晋)의 도연명(陶淵明)은 팽택(彭澤)의 수령이 되었으나. 관리생활에 염증을 느끼자 80여일 만에 사직하고. 고향으로 돌아오며 자신의 심정을 읊은 귀거래사의. 첫 대목을 그려낸 것이 바로 이 그림이다. 도연명이 뱃머리에서 바라본 고향집의 소나무는. 늙은 둥치를 사립문 옆에 기대어 서 있고. 황국은 삿자리 울타리 밑에 무더기로 피어있다. 주인없이 닫혀 있던 서재도 활짝 열려 갑(匣) 속의 서책과 초록 비단으로 감싼 현금(弦琴)이 반쯤 드러나 주인을 반기는 향저(鄕邸)의 분위기를 한층 살려내고 있다. 바람맞은 버드나무의 물기 어린 생생한 모습이나. 이 같은 景物의 사실적인 표현은 장승업의 놀라운 기량을 대변해 주고 있지만. 문 곁에서 아비를 기다리는 어린자식 대신. 병아리 딸린 어미닭 한쌍을 그려 넣은 것은. 도연명의 격조 있는 전원취(田園趣)를 장승업이 자기식으로 이해하였던 데서 빚어진. 웃지못할 작은 실수라 할 것이다.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타고난 재주만으로. 무슨 그림이든지 그려내던 그가 생각하는 전원은. 당연히 삿자리울타리 위에 수탉이 한 마리 올라가 있어야 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격식에 얽매이기 싫어하던 그의 성품으로 보아. 이런 소재의 변경이 그의 무식 탓이라기 보다. 혹시 고의성을 띨 수도 있다는 가정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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