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북 신광수(1712)

​石北 申光洙(석북 신광수). 登岳陽樓歎關山戎馬(등악양루탄관산융마)​악양루에 올라 관산융마를 탄식하다

산곡 2024. 9. 16. 09:12

​石北 申光洙(석북 신광수).  登岳陽樓歎關山戎馬(등악양루탄관산융마)

​악양루에 올라 관산융마를 탄식하다

 

秋江寂寞魚龍冷(추강적막어룡냉) :

가을 강은 적막하고 물고기는 찬데

人在西風仲宣樓(인재서풍중선루) :

사람은 찬 바람 부는 중선루에 있노라.

梅花萬國聽暮笛(매화만국청모적) :

천지에 매화꽃 피고 저물녘에 피리소리

桃竹殘年隨白鷗(도죽잔년수백구) :

도죽 지팡이에 의지한 늙은이 백구를 따르노라.

烏蠻落照倚檻恨(오만낙조의함한) :

해지는 저녁, 오만의 땅에서 난간에 기대니

直北兵塵何日休(직북병진하일휴) :

북녘 전쟁은 어느 때나 그칠런가.

春花故國濺淚後(춘화고국천루후) :

고향의 봄꽃에 눈물 흘리며 떠난 뒤

何處江山非我愁(하처강산비아수) :

어느 곳 강과 산이 나의 근심 아니리오.

新蒲細柳曲江苑(신포세류곡강원) :

새 부들, 가는 버들 늘어선 곡강의 동산

玉露靑楓夔子州(옥로청풍기자주) :

옥 이슬, 푸른 단풍 기자의 고을이라.

靑袍一上萬里船(청포일상만리선) :

선비로 한번 만 리 뱃길에 오르니

洞庭如天波始秋(동정여천파시추) :

하늘 같은 동정호, 물결이 가을을 알린다.

無邊楚色七百里(무변초색칠백리) :

끝없는 초나라 경물 칠백 리

自古高樓湖上浮(자고고루호상부) :

예부터 높은 누각 호수 위에 떠있었다.

秋聲徙倚落木天(추성사의낙목천) :

가을소리는 낙엽 지는 가을에 옮아와 기대어

眼力初窮靑草洲(안력초궁청초주) :

푸른 풀 가득한 섬을 끝없이 바라보노라.

風煙非不滿目來(풍연비불만목래) :

바람과 안개 눈에 가득 한없이 부는데

不幸東南飄泊遊(불행동남표박유) :

불행히도 나는 동남으로 떠도는구나.

中原幾處戰鼓多(중원기처전고다) :

중원 땅에는 몇 곳이나 전쟁이 잦은가

臣甫先爲天下憂(신보선위천하우) :

신하인 두보는 남 먼저 세상 위해 근심하였어라.

靑山白水寡婦哭(청산백수과부곡) :

푸른 산, 깨끗한 물가에서 과부는 울었고

苜蓿葡萄胡馬啾(목숙포도호마추) :

거여목과 포도 우거진 곳에 오랑캐 말도 울었다.

開元花鳥鎖繡嶺(개원화조쇄수령) :

개원연간의 꽃과 새들은 수령궁에 갇혀서

泣聽江南紅荳謳(읍청강남홍두구) :

눈물을 흘리며 강남의 붉은 콩 노래를 들었어라.

西垣梧竹舊拾遺(서원오죽구습유) :

서원의 오동나무와 대나무는 옛 두보의 것이리니

楚戶霜砧餘白頭(초호상침여백두) :

초나라 민가의 서리 낀 다듬이 소리에 백발만 남았구나.

蕭蕭孤棹犯百蠻(소소고도범백만) :

쓸쓸하고 외로운 배가 백만 지역으로 들어가니

百年生淮三峽舟(백년생회삼협주) :

백년 인생이 삼협을 지나는 배와 같구나.

風塵弟妹淚欲枯(풍진제매루욕고) :

풍진 속에 오누이들 눈물이 마르려고 하고

湖海親明書不投(호해친명서불투) :

호수와 바닷가 친구들 소식마저 전하지 못하는구나.

如萍天地此樓高(여평천지차루고) :

떠도는 부들 같은 세상, 이 높은 누각

亂代登臨悲楚囚(난대등림비초수) :

어지러운 시대에 올라보니 초나라 죄수가 슬러진다.

西京萬事奕棋場(서경만사혁기장) :

서경의 온갖 일들이 한 바탕 장지판

北望黃屋平安不(북망황옥평안부) :

북으로 임금님의 안부가 어떠한지 알고 싶도다.

巴陵春酒不成醉(파릉춘주불성취) :

파릉의 봄술에 취하지 못하여

金囊無心風物收(금낭무심풍물수) :

비단 주머니에 풍물 읊은 시 담을 마음이 없어진다.

朝宗江漢此何地(조종강한차하지) :

조종강한, 이것들이 어떠한 땅인가

等閒瀟湘樓下流(등한소상루하류) :

한가하게 소상의 강물은 누대 아래로 흘러간다.

蛟龍在水虎在山(교룡재수호재산) :

교룡은 물에 있고, 범은 산에 있나니

靑瑣朝班年幾周(청쇄조반년기주) :

궁궐에서 조회하던 일이 몇 년이나 지났는가.

君山元氣莾蒼邊(군산원기망창변) :

차고도 아득한 둘레 군산의 원기가 서려있고

一簾斜陽不滿鉤(일렴사양불만구) :

한 발 지는 해는 낚싯배를 채우지 못하는구나.

三聲楚猿喚愁生(삼성초원환수생) :

세 마디 초나라 원숭이 울음소리가 근심을 불러와

眼穿京華倚斗牛(안천경화의두우) :

두성과 우성에 기대어 서울을 눈이 뚫어지게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