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봉 정도전(1342)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1-12(영매 1-12)매화를 읊다

산곡 2022. 10. 21. 17:26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1(영매 1)매화를 읊다

 

渺渺江南夢(묘묘강남몽) :

아득하고 아득하다 강남의 꿈

飃飃嶺外魂(표표령외혼) :

날리고 날리눈구나, 성 밖의 넋이여

​想思空佇立(상사공저립) :

생각에 잠겨 부질없이 서 있노라니

​又是月黃昏(우시월황혼) :

또다시 곧 달 떠오르는 황혼이로구나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2(영매 2)매화를 읊다

 

泠泠孤桐絲(령령고동사) :

맑고 청명한 소리 나는 거문고

​裊裊水沈煙(뇨뇨수침연) :

한들한들 물에 잠긴 연기로구나

​皎皎故人面(교교고인면) :

희고 희도다, 벗님의 옥 같은 얼굴

忽到夜牕前(홀도야창전) :

밤 되어 창문 앞에 홀연히 나타났구나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3(영매 3)매화를 읊다

 

窮陰塞兩間(궁음새량간) :

천지를 궁한 음기가 막으니

​何處覔春光(하처멱춘광) :

어디서 봄빛을 찾아보겠나

​可憐枯瘦甚(가련고수심) :

마르고 여위어 가련하다지만

​亦足欲冰霜(역족욕빙상) :

얼음과 눈을 이기기에 충분하다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4(영매 4)매화를 읊다

 

著屐踏殘雪(저극답잔설) :

나막신 신고 잔설을 밟아라

​行此江之濱(행차강지빈) :

이 강물 가를 거닐어 보자구나

​忽然逢粲者(홀연봉찬자) :

뜻밖에 아름다운 이를 만나고 보니

​聊可慰幽人(료가위유인) :

숨어사는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구나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5(영매 5)매화를 읊다

 

一曲溪流淺(일곡계류천) :

한 굽이 개울물 맑고 얕은데

​三更月影殘(삼경월영잔) :

깊은 밤에 달그림자 저물었구나

​客來吹玉篴(객래취옥적) :

나그네 이리 와서 옥피리 불어라

​獨立不勝寒(독립불승한) :

나홀로 서서는 추위를 못이기 겠구나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6(영매 6)매화를 읊다

 

嶺外疊峯巒(령외첩봉만) :

고개 너머 첩첩 봉우리

​巖邊足冰雪(암변족빙설) :

바위가엔 얼음눈이 많기도 하다

​玉魂落遐荒(옥혼락하황) :

옥혼이 아득한 곳에 떨어져 있어

​相看兩愁絶(상간량수절) :

서로 보고 둘이서 수심이 태산이로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7(영매 7)매화를 읊다

 

久別一相見(구별일상견) :

오랜 세월, 이제야 와 보니

​草草著緇衣(초초저치의) :

초라하게 검정 옷을 입었구나

但知風味在(단지풍미재) :

다만 풍류 있음을 알되는 것

莫問客顔非(막문객안비) :

나그네 옛 얼굴 아니라고 묻지 마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8(영매 8)매화를 읊다

 

遠使何時發(원사하시발) :

먼 곳 사신이 언제 떠났는가

​初從萬里廻(초종만리회) :

만 리 밖에서 이제야 오셨시는구나

春風也情思(춘풍야정사) :

봄바람이야 정다운 것이라

​吹入手中來(취입수중래) :

불어 들어 손아귀로 찾아드는구나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9(영매 9)매화를 읊다

 

縷玉製衣裳(루옥제의상) :

옥을 누벼서 옷을 만들고

​啜氷養性靈(철빙양성령) :

얼음을 마시어 성령 기른다

​年年帶霜雪(년년대상설) :

해마다 눈서리 펴고 우워 있으니

​不識韶光榮(불식소광영) :

봄빛의 영화를 알지 못한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10(영매 10)매화를 읊다

 

夜靜雪初霽(야정설초제) :

밤은 고요한데 눈이 처음 개니

​淡月橫半天(담월횡반천) :

맑은 달이 하늘 공중에 비끼었구나

​腸斷江南客(장단강남객) :

애간장 다 끊어진 강남 나그네

​哦詩獨不眠(아시독불면) :

시를 읊으며 홀로 잠 못 이룬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11(영매 11)매화를 읊다

 

婆娑廣寒夜(파사광한야) :

파사함이 광한전의 밤이면

​冷淡楚澤秋(랭담초택추) :

냉담함은 초택의 가을이로다

​一般淸氣味(일반청기미) :

기미가 맑기야 같다지마는

​獨自占風流(독자점풍류) :

풍류는 나혼자 차지했노라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12(영매  12)매화를 읊다

 

明牕橫棐几(명창횡비궤) :

밝은 창에 빛난 책상 비껴있으니

​不許素塵侵(불허소진침) :

흰 먼지 앉는 것 조차도 허하지 않는다

​燕坐讀周易(연좌독주역) :

조용히 앉아 주역을 읽어보노라니

​端的見天心(단적견천심) :

그야말로 하늘의 마음 속을 보고 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