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隱 李穡(목은 이색). 中秋翫月上黨樓上(중추완월상당루상)
중추절에 달 보려 당루 위에 올라
去年翫月東樓下(거년완월동루하) :
지난해에는 동루 아래서 달 구경했는데
柳林缺處金波瀉(류림결처김파사) :
버드나무 숲 사이에 금빛 물결이 쏟아졌다.
今年翫月西樓上(금년완월서루상) :
금년에는 서루 위에서 달구경하는데
薄雲弄影時滉漾(박운롱영시황양) :
엷은 구름 달그림자 희롱하여 때대로 아롱거린다.
主人豪氣蓋一時(주인호기개일시) :
주인의 호기가 한 시대를 덮었는데
飮不盡器還能詩(음부진기환능시) :
술 마심에는 그릇째로 마시고 시도 잘 짓는다.
憐我老病每相邀(연아노병매상요) :
내가 늙어 병든 것을 불쌍히 여겨 매번 서로 만나
歌呼不覺朱顏凋(가호불각주안조) :
노래하며 환호하니 얼굴빛 늙어 감을 모르노라.
去年今年一瞬息(거년금년일순식) :
지난해와 올해가 한 순간 사이거니
樽前劇談忘得失(준전극담망득실) :
술동이 앞에서 득실을 잊은 채로 마음껏 이야기한다.
紛紛世間足榮辱(분분세간족영욕) :
분분한 세상에서 영욕도 충분하여
吾髮白兮難再黑(오발백혜난재흑) :
나의 머리 백발 되니 다시 검어지기 어려워라.
對月不飮吾則癡(대월불음오칙치) :
달 보고서도 마시지 않으면 나는 바보이니
我思古人誰我師(아사고인수아사) :
옛 사람 생각해보니 누가 나의 스승이던가.
千鍾爲堯百斛孔(천종위요백곡공) :
천 잔은 요 임금 위해서고 백 섬은 공자 위해서라
匪棘其欲維其時(비극기욕유기시) :
그 욕심 막지 않고 때 맞춰 마셨도다.
我今不飮月應笑(아금불음월응소) :
내가 지금 마시지 못하면 달이 비웃으리라
月且少留吾一嘯(월차소유오일소) :
달이 잠깐 머물면 나도 한번 휘파람 불리라.
嘯如鸞鳳前來天風(소여란봉전래천풍) :
난새와 봉황새 같은 휘파람 소리, 불어오는 하늘 바람
願言駕此遊彼蓬萊中(원언가차유피봉래중) :
말하기를 원하노라, 이것을 타고 저 봉래산 안에서 놀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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