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명화

작가 : 김득신(金得臣). 아호 : 긍재(兢齋). 제목 : 성하직구(盛夏織屨)

산곡 2024. 4. 6. 09:56

 

작가 : 김득신(金得臣)

아호 : 긍재(兢齋)

제목 : 성하직구(盛夏織屨)

언제 : 18세기

재료 : 화첩 종이에 담채

규격 : 23.5 x 28 cm

소장 : 간송미술관

 

해설 : 명(明)이 야만족인 청(淸)에 멸망한후 청의 정통성을 인정치 않던 조선 지식인들은 끊겨버린 중화(中華) 문화의 적통을 조선이 계승해야 한다는 결의와 자부심을 보이게 되었다. 여기서 조선이 곧 중화라는 조선중화사상이 조선성리학을 바탕으로 상하에서 팽배해 가니, 미구에 이런 사상은 모든 예술형식에 조선 고유색을 노정시키게 되었다. 그결과 그림에서는 東國眞景과, 風俗畵라는 화과(畵科)가 등장하여, 조선 후기 畵壇을 풍미하게 되었다. 양 화과의 본격적인 융성은 비록 조선후기에 와서 이지만. 모두 그 발생근거를 조선성리학에 두고 있으므로, 자연 그시원은 훨씬 윗시대로 올려 잡아 보아야 하는데. 풍속화의 출발은 왕실과 귀족 그리고 사대부들이, 일반 백성의 생활사를 알기 위하여 궁중화원들에게 그리게 한 경직도(耕織圖)류의 그림에서 비록된 것이라 하겠다. 김득신의 풍속화도 이로부터맥을 이은 것인데. 경직도의 감계화적(鑑戒畵的) 성격에다가, 순수회화로서의 감상화적(鑑賞畵的)인 성격이 가미된 것이라 할수있다. 성하직구는 박덩굴이 나무울타리 위로 무성하게 타고 올라가서 큼직한 박을 달아 매놓으며, 그늘을 드리운 사립문 울타리 아래에 삿자리를 깔아놓고, 그 위에서 짚신을 삼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농가의 3대가 한자리에 있으니, 노부(老父)인 듯한 백발노인은 곰방대를 입에 물고 있고. 손자인 듯한 어린아이는 할아버지의 등이라도 긁어 드리고 있는 듯한 모습인데. 찌는듯한 삼복더위인지 어른들은 모두 웃통을 벗어부쳤고, 삽살개조차 혀를 빼문채 헐떡거리고 있다. 왕실과 사회의 평안과 더불어, 대를 이어가는 농가의 평화스러운 모습이, 짚신삼기라는 소재를 빌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