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 허목(1595)

眉叟 許穆(미수 허목). 介峽(개협) 개협곡

산곡 2023. 7. 11. 17:10

眉叟 許穆(미수 허목).    介峽(개협) 개협곡

 

​介峽嶒崚不可越(개협증릉불가월) :

개협은 험준해서 넘을 수 없는데

連峯石色䨪晴霞(련봉석색䨪청하) :

잇닿은 봉우리 돌 빛이 검푸르구나.

入谷却愁天地窄(입곡각수천지착) :

골짜기에 들어서니 천지 좁아 도리어 슬글프다.

峽确礧硊勢相摩(협학뢰위세상마) :

좁은 바위는 부딪칠 듯한 형세인데

山回逕盤行轉迷(산회경반행전미) :

산을 두른 굽은 길 갈수록 희미하고

磎壑磊磊水層波(계학뢰뢰수층파) :

돌 쌓인 골짜기엔 물결이 집채 같이 크다.

幽崖積陰雪未消(유애적음설미소) :

깊은 벼랑 쌓인 그늘 속 눈 아직 녹지 않아

磵草春廻不見葩(간초춘회불견파) :

도랑의 풀은 봄이 와도 꽃망울 못 보겠다.

怪鳥相號不知名(괴조상호불지명) :

서로 우짖는 괴이한 새들, 이름도 모르겠는데

飛生摘木墮空柯(비생적목타공가) :

날아다닌 생명들, 열매 따다 빈 가지에 떨어뜨린다.

力盡崎嶇出木杪(력진기구출목초) :

있는 힘 다하여 험한 길 걸어 수림 속 나왔건만

嶺壁猶高山日斜(령벽유고산일사) :

벼랑은 높고 해마저 기우는구나.

我行北來窮險阻(아행북래궁험조) :

나는 걸어서 북쪽으로 와 험한 땅 다 도니

覊旅只足饒吟哦(기려지족요음아) :

나그네 신세에 읊은 시구만 늘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