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 허목(1595)

眉叟 許穆(미수 허목). 經亂後感弊梳自述(경란후감폐소자술) 난리 치른 뒤 헌 빗[弊梳]을 보고 느낌이 있어

산곡 2023. 2. 6. 09:07

眉叟 許穆(미수 허목).    經亂後感弊梳自述(경란후감폐소자술)

난리 치른 뒤 헌 빗[弊梳]을 보고 느낌이 있어

 

​逃亂經年走窮陬(도란경년주궁추) : 난을 피해 여러 해 궁벽한 곳 떠돌아

東窺日域南炎州(동규일역남염주) : 동으로 해 돋는 곳, 남으로는 염주까지라.

世事咄咄皆可歎(세사돌돌개가탄) : 세상사 슬프라, 모두가 한숨인데

意氣激昂增煩憂(의기격앙증번우) : 의기를 드높이면 근심이 더한다.

包胥重繭卒存楚(포서중견졸존초) : 신포서는 발 트도록 초 나라 구원하고

魯連高論扶東周(로련고론부동주) : 노중련 높은 논리 주나라를 지켰구나.

讀書萬卷無所補(독서만권무소보) : 만권 서적 읽어도 나라에 도움 없고

竄身絶域多慚羞(찬신절역다참수) : 외딴 땅에 몸 피하니 부끄러움만 많아라.

腰下寶劍酬一飯(요하보검수일반) : 밥 한 그릇 은혜를 보검 풀어 갚았지만

囊底弊梳猶藏收(낭저폐소유장수) : 주머니 속 부서진 빗을 오히려 간직했어라

朝來新沐理亂髮(조래신목리란발) : 아침에 헝클어진 머리 새로 감아 빗고서

直臨滄海明雙眸(직림창해명쌍모) : 창해에 다다르니 두 눈동자 밝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