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함흥 5 (咸興 5) 함흥

산곡 2025. 5. 2. 14:45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함흥 5 (咸興 5)  함흥

 

[ 제 1 수 ]

天作咸興壯北方 (천작함흥장북방)

하늘의 조화造化로 만들어진 함흥咸興은 북방北方에서 견고堅固하게 자리하고

鬱葱佳氣古南陽 (울총가기고남양)

상서祥瑞롭고 맑은 기운이 왕성旺盛하니 태조太祖의 고향故鄕이네.

靑山盡拱樓臺出 (청산진공루대출)

푸른 산山이 에워싼 곳에 누대樓臺가 솟았고

綠水回通市郭長 (로수회통시곽장)

푸른 물이 저자와 성곽城郭을 길게 휘돌아 통하는구나.

 

[ 제 2 수 ]

樂民樓迥倚層空 (락민루회기층공)

낙민루樂民樓는 멀리 높은 하늘에 기대어 서 있고

萬歲橋長臥彩虹 (만세교장와채홍)

만세교萬歲橋는 무지개처럼 길게 누워 있네.

橋上人行樓上坐 (교상인행루상좌)

다리 위를 가는 사람과 누각樓閣 위에 앉은 있는 사람들

相看俱是畫圖中 (상간구시화도중)

바라보니 모두 한 폭幅의 그림이로다.

 

[ 제 3 수 ]

百里長郊萬里勢 (백리장교만리세)

백 리百里에 펼쳐진 긴 들판이 아득히 멀리까지 뻗어 있으니

羣山未覺眼中多 (군산미각면중다)

눈에 보이는 수많은 산山들은 깨닫지도 못하겠네.

成川一道流如練 (성천일도류여연)

한 줄기 성천成川은 비단緋緞처럼 흐르니

直到滄溟不起波 (직도창명불기파)

물결이 일지도 않고 곧바로 넓고 큰 바다에 이르는구나.

 

[ 제 4 수 ]

沛中王迹問如何 (패중왕적문여하)

고향故鄕에 남아 있는 왕王의 자취는 어떠한가.

手種雙松歲月多 (수종쌍송세월다)

몸소 심은 두 그루 소나무를 보니 세월歲月이 많이 흘렀네.

黛色尙留芒碭氣 (대색상류망탕기)

검푸른 빛은 아직도 남아 제왕帝王의 기운이 서렸으니

龍吟宛似大風歌 (룡음완사대풍가)

용龍이 울어 대는 것처럼 <대풍가大風歌>를 부르려나.

 

[ 제 5 수 ]

海上高臺擊毬處 (해상고대격구처)

바닷가 높이 쌓은 대臺 위에서 격구擊毬를 하던 곳

虯髥映塞馬龍驤 (규염영새마룡량)

꼬불꼬불한 수염鬚髥 휘날리며 준마駿馬를 몰아 달렸었지.

天人意氣今如在 (천인의기금여재)

제왕帝王의 의기意氣가 지금도 남아 있으니

不數當年吳越王 (불수당년오월왕)

그 옛날 오吳나라와 월越나라의 왕에 못지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