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澤堂 李植( 택당 이식). 度鐵嶺四絶 (도철령사절 ) 철령을 넘으며 지은 절구 네 수

산곡 2025. 4. 10. 06:45

澤堂 李植( 택당 이식).    度鐵嶺四絶 (도철령사절 )

철령을 넘으며 지은 절구 네 수

 

[ 제 1 절 ]

萬穴風雷隘 (만혈풍뇌애)

수많은 구멍이 울부짖는 듯 우레 같은 바람 몰아치는데

孤峯日月回 (고봉일월회)

외따로 떨어져 있는 산봉우리에 해와 달만 오가네.

咸關更何許 (함관경하허)

함경도咸鏡道 관문關門은 어디에 있나 했더니

西指墨雲堆 (서지묵운퇴)

서쪽으로 먹구름 몰려 있는 곳을 가리키네.

 

[ 제 2 절 ]

百折緣崖轉 (백절연애전)

깎아지른 벼랑 따라 구불구불 굽은 길

風雲在上頭 (풍운재상두)

머리 위에는 바람과 구름뿐.

憑高錯回望 (빙고착회망)

높은 곳에 올라 여기저기 둘러봐도

何處是神州 (하처시신주)

어디가 서울인지 알 수 없네.

 

[ 제 3 절 ]

爲問壟頭水 (위문롱두수)

묻고 싶네, 이런 산골에 흐르는 물이

何能達漢江 (하능달한강)

어떻게 한강漢江에 닿을 수 있는지.

朝宗無限意 (조종무한의)

한없는 조종朝宗의 뜻을 생각하며

一洗淚痕雙 (일세누흔쌍)

두 줄기 눈물 자국을 한꺼번에 싹 씻어 내네.

 

* 조종朝宗 : 중국에서 제후諸侯가 천자天子를 알현謁見하던 일.

봄에 뵙는 것을 조朝라 하고, 여름에 뵙는 것을 종宗이라 한 데서 유래한다.

강물이 분주히 흘러 바다로 모여드는 것을 이 조종에 비겨 말하기도 한다.

 

[ 제 4 절 ]

險阨曾知命 (헌애증지명)

나의 운명 험하고 고생스러울 줄 일찍이 알았지만

蒼茫始欲愁 (창망시욕수)

가야 할 길이 아득히 머니 비로소 시름겨워지네.

今朝過鐵峽 (금조과철협)

오늘 아침 철령鐵嶺 골짜기 지났는데

昨夜夢康丘 (작야몽강구)

어젯밤에 어버이 계신 평강平康 언덕 꿈을 꾸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