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過車踰嶺歷茂山至會寧 7수 (과차유령역무산지회령 7수). 차유령을 지나 무산을 거쳐 회령에 이르다

산곡 2025. 4. 10. 06:54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過車踰嶺歷茂山至會寧 7수

(과차유령역무산지회령 7수)

차유령을 지나 무산을 거쳐 회령에 이르다

 

[ 제 1 수 ]

豆滿江南車嶺北 (두만강남거령북)

두만강豆滿江 남쪽이요, 차유령車踰嶺 북쪽

穹廬甌脫舊成羣 (궁려구탈구성군)

몽고족蒙古族과 흉로족匈奴族이 그 옛날 무리 지어 살았지.

聖朝拓地看何似 (성조척지간하사)

우리 왕조王朝가 변경邊境을 개척開拓한 성과成果가 어떠한가.

靺鞨遺墟稼似雲 (말갈유허가사운)

말갈족靺鞨族의 옛터에 벼 이삭이 구름 같구나.

 

[ 제 2 수 ]

英廟初恢六鎭日 (영묘초회육진일)

세종世宗께서 처음 육진六鎭을 개척開拓할 때

金公經略亦雄哉 (김공경락역웅재)

김종서 공金宗瑞公의 다스림 또한 뛰어났네.

不知此地何緣棄 (부지차지하연엽)

이 땅이 무슨 까닭으로 버려졌는지 알지 못하지만

直到如今荊棘開 (직도여금형극개)

지금에 와서야 가시덤불이 걷혔구나.

 

[ 제 3 수 ]

車踰嶺頭人少行 (거유령두인소행)

차유령車踰嶺 꼭대기에는 다니는 사람 드물고

竹頓坡前民始耕 (죽돈파전민시경)

죽돈파竹頓坡 앞에는 백성百姓들이 비로소 밭을 가네.

水草曾經馬羊牧 (수초증경마양목)

물풀은 일찍이 오랑캐들이 말과 양을 기르며 먹였고

城堡猶存蕃落名 (성보유존번락명)

작은 요새要塞에는 여전히 오랑캐의 옛 이름이 남아 있구나.

 

[ 제 4 수 ]

聞說建夷初起時 (문설건이초기시)

듣자 하니 여진족女眞族이 처음 떨쳐 일어났을 때

江邊種落盡驅移 (강변종락진구이)

두만강豆滿江 가 부락部落의 종족種族이 다 몰아 냈네.

一隅警急今雖靜 (일우경급금수정)

지금 이 한구석의 갑작스러운 재앙災殃은 비록 잦아들었지만

四海風塵實可悲 (사해풍진실가비)

바람에 일어나는 먼지가 온 세상世上에 몰아치니 참으로 슬프구나.

 

[ 제 5 수 ]

列堡縱多如置碁 (열보종다여치기)

늘어선 보루堡壘들은 바둑돌이 줄지어 놓인 것 같지만

卽看防戍盡孤羸 (즉간방수진고리)

가까이에서 바라보니 국경國境을 지키는 병사兵士들 모두 외롭고 여위었네.

況聞烽火多中阻 (형문봉화다중조)

하물며 듣자 하니 봉홧불이 중도에 자주 끊겨서

十旬不一到京師 (십순불일도경수)

백 일百日에 한 번도 한양漢陽에 이르지 않음에랴.

 

[ 제 6 수 ]

胡運百年無許久 (호운백년무허구)

오랑캐의 운運이 백 년百年이나 오래가지 않을 것인데

異時奔逬卽須東 (이시분병즉수동)

훗날 도망쳐 달아나면 곧 반드시 동쪽으로 오리라.

豆江飮馬誰禁得 (두강음마수금득)

두만강豆滿江에서 말 물 먹일 텐데 누가 막을 것인가.

直恐七州皆化戎 (직공질주개화륭)

다만 일곱 고을 모두 오랑캐 땅이 될까 두렵기만 하구나.

 

[ 제 7 수 ]

麗代開邊文肅公 (려대개변문숙공)

고려 시대高麗時代 북쪽 변경邊境을 개척한 문숙공文肅公 윤관尹瓘 장군將軍

先春高碣立胡中 (선춘고갈립호중)

이른 봄에 오랑캐 땅에 높다란 비석碑石을 세웠네.

古人不作今人恨 (고인불작금인한)

옛사람은 지금 사람들의 한恨을 만들어 내지 않았으니

邊將誰堪語此功 (변장수감어차공)

변경의 장수將帥 누가 이런 공功을 세우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