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老人自嘲(노인자조)
노인이 스스로 놀리다
八十年加又四年(팔십년가우사년)
여든 나이에다 또 네 살을 더해
非人非鬼亦非仙(비인비귀역비선)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닌데 신선은 더욱 아닐세.
脚無筋力行常蹶(각무근력행상궐)
다리에 근력이 없어 걸핏하면 넘어지고
眼乏精神坐輒眠(안핍정신좌첩면)
눈에도 정기가 없어 앉았다 하면 조네.
思慮語言皆妄靈(사려어언개망령)
생각하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나 모두가 망령인데
猶將一縷線線氣(유장일루선선기)
한 줄기 숨소리가 목숨을 이어가네.
悲哀歡樂總茫然(비애환락총망연)
희로애락 모든 감정이 아득키만 한데
時閱黃庭內景篇(시열황정내경편)
이따금 황정경 내경편을 읽어보네.
*김삿갓이 노인의 청을 받아 지은 것으로,
기력이 쇠해서 근근히 살아가면서도 도가(道家)의
경전을 읽으며 허무에 심취한 것을 읊었다.
'난고 김병연(1807)' 카테고리의 다른 글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老吟(노음) 늙은이가 읊다 (0) | 2024.12.08 |
---|---|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喪配自輓(상배자만) 아내를 장사지내고 (0) | 2024.12.01 |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自顧偶吟(자고우음) 나를 돌아보며 우연히 짓다 (0) | 2024.11.24 |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卽吟(즉음) 즉흥적으로 읊다 (0) | 2024.11.16 |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思鄕(사향) 고향 생각 (0) | 2024.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