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난고 김병연(1807)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訓戒訓長(훈계훈장) 훈장을 훈계하다

산곡 2024. 12. 23. 08:11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訓戒訓長(훈계훈장) 훈장을 훈계하다

 

化外頑氓怪習餘(화외완맹괴습여)

두메산골 완고한 백성이 괴팍한 버릇 있어

文章大塊不平噓(문장대괴불평허)

문장대가들에게 온갖 불평을 떠벌리네.

蠡盃測海難爲水(여배측해난위수)

종지 그릇으로 바닷물을 담으면 물이라 할 수 없으니

牛耳誦經豈悟書(우이송경기오서)

소 귀에 경 읽기인데 어찌 글을 깨달으랴.

含黍山間奸鼠爾(함서산간간서이)

너는 산골 쥐새끼라서 기장이나 먹지만

凌雲筆下躍龍余(능운필하약용여)

나는 날아 오르는 용이라서 붓끝으로 구름을 일으키네.

罪當笞死姑舍己(죄당태사고사기)

네 잘못이 매 맞아 죽을 죄이지만 잠시 용서하노니

敢向尊前語詰踞(감향존전어힐거)

다시는 어른 앞에서 버릇없이 말장난 말라.

 

 

*김삿갓이 강원도 어느 서당을 찾아가니 마침 훈장은 학동들에게

고대의 문장을 강 의하고 있는데 주제 넘게도 그 문장을 천시하는 말을 하고

김삿갓을 보자 멸시를 하는 것이었다. 이에 훈장의 허세를 꼬집는 시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