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취헌 박은(1479)

挹翠軒 朴 誾(읍취헌 박은). 病眼次友人韻(병안차우인운) 병든 눈으로 친구의 시를 차운하다

산곡 2023. 11. 20. 07:19

挹翠軒 朴 誾(읍취헌 박은).      病眼次友人韻(병안차우인운)

병든 눈으로 친구의 시를 차운하다

 

閉眼深居不啓關(폐안심거불계관) :

눈감고 들어앉아 문 열지 않는데

翠軒閑却半簾山(취헌한각반염산) :

취헌은 한가롭고 산은 반 발에 든다

孤如籠鳥長思侶(고여농조장사려) :

외로움은 긴 세월 짝 그리는 새 신세라

癡似秋蠅更怯寒(치사추승경겁한) :

어리석기는 가을파리 같아 추위도 두려워라

豈有顚狂舊時興(기유전광구시흥) :

미칠듯한 옛 흥취 어이 있으며

漸成枯槁老容顔(점성고고노용안) :

나날이 바싹 마른 늙은 몰골 되어간다

百年身世誰非寓(백년신세수비우) :

이세상 한평생 누군들 나그네 아니랴만

出處悠悠涕自潸(출처유유체자산) :

출처가 아득하니 눈물만 절로나는구나